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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내가 만났었던 그 형

ㅋㅋ |2011.10.02 15:20
조회 13,457 |추천 60

안녕..

 

내소개부터 간단하게 하면 나는 서울에 사는 24살 男이야.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흔히들 이반이라고 표현하는 동성애를 하는 남자야.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 쓰려던 이야기는 내가 만났던 한 형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쓰게되었어

 

사실,

애인이 생기면 친구들에게 애인자랑도 하고 고민도 털어놓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거든..

설사 친구들이나 주변지인들에게 말못할 고민들을 톡에 쓸때도 나는 여기서 쓸 수가 없었어

 

혹시나 흔히말하는 아웃팅(타의에 의해 커밍아웃이 되는 일)을 당할까봐 걱정도 많았고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혹시나 미니홈피를 연결해 놓은건 아닐까

닉네임이 아닌 본명으로 써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작은 불안감을 가지고 시작하려고해.

 

주저리주저리 잡소리가 많았지?

내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건,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기전에...

 

다 읽고 토나온다 더럽다 재수없다 정신병자 같다 등등 글을 작성한 나를 포함해서

이 긁을 읽고 있는 성적소수자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았으면해.

 

보고 싶지않으면, 뒤로 가버리면 되는거야 보고 더러우면 댓글달지 않아도 상관없어.

 

요즘은 그래도 인식이 많이 바뀐것 같아서 내가 겪었던 사랑도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었어,

그뿐이야

 

 

 

그럼

시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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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원글에 오류가 있었어. 이 이야기는 2010년 8월이라고 썼는데.. 2008년 8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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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2008년 8월 여름 내가 군대에 입대할때 이야기야,

처음 훈련소를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는데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이등병이라

긴장도 많이되고 주변도 함부로 쳐다볼 수 없었어

 

자대 전입을 받은 바로 그날밤 나는 선임들의 이름과 군번이 적힌 종이를 받았고

내일 저녁까지는 외우라는 무서운 우리 분대 병장의 말을 듣고 자기전부터 어떻게 외워야 하나

고민고민하고 있었지.

 

 

내가 자대 전입온 날은 금요일이었어, 군대는 토요일/일요일 몇몇 일과만 끝내면

자유시간이 주어지거든,

 

자대 전입오고 바로 다음날이라 전화통화 하고 싶었던 친구들에게 다 전화를 하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지,(아 집에는 그 당일날 저녁 전화를 한 상태였어)

 

하지만 그 와중에도 혹시나 누가 내 뒤에 서서 전화하려고 기다리진 않나 싶어서 나도 모르게

몇초에 한번씩 뒤를 돌아봤던것 같아.

군대에서는 , 아니 우리 부대에서는 공중전화를 할때도 정자세로 서서 하도록 교육 시켰어

(물론 이등병,일병 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야)

그래서 뒤를 돌아보면서 통화를 할 수 없으니 서서 통화하다가 계속 고개만 돌렸는데,

그렇게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전화를 하고 나와서 선임들 이름이랑 군번을 외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여름이고 날씨도 너~무 덥고 하니까 밖에 있는 나무 아래에 쉬게끔 해놓은 벤치에 앉아서

선임들의 이름과 군번을 읽고 있었어 (사실 내무반으로 들어간다는게 좀 부담스러웠어 )

 

 

그렇게 한참을 보고 있는데 사실 얼굴을 모르니까 이름이 매치가 안되는거야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 싶기도 하고, 종이에 있는 글씨가 눈에 잘 안들어오더라고,

 

그때 벤치옆에 누군가 와서 슥 앉더라고,

그렇게 얼굴을 딱 봤는데 너무너무너무 잘생기고 훈훈하고 키도 큰 남자...는 아니었지만

 

뽀얀피부에 눈웃음치는 외모의 한 사람이 내 옆에 앉아서 묻더라고

 

"신병이야???"

"이병 김준성 8월5일부로 전입왔습니다"

"아~ 그럐?반가워반가워~ 막내~! 뭐 보고 있었어?"

"부대 선임분들 이름이랑 군번 외우고 있었습니다"

"아~~?그래 너 나 누군지는 알어?ㅋㅋㅋ"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구만~ 내가 누구냐 하면~ 그 종이에 제일 위에있는 사람방긋"

 

이게 우리가 처음 나눈 대화였는데.

종이에 제일 위에 써있는 사람은 우리부대 최고 고참이었거든 물론 병장이었고

 

이게 우리의 첫 만남이었어

 

자기는 이제 갈사람이라고 그냥 형이라고 막 부르는 그 형한테 아닙니다만 연발하는 이등병인

내가 귀여웠나봐, 진짜 괜찮으니까 나도 이제 병장소리말고 형소리 듣고 싶다고 너한테는 나 병장아니라고

나 가려면 이제 30일도 안남앗다고 하면서 형이라고 부르게 시키더라고, 아무도 없을때만 부르라고

친하게 지내자고 먼저 악수도 청하고 , 장난끼 많아보였지만 선하게 생긴 인상이라

악의는 없어보였고 나도 모르게 잘해주는 느낌때문인지 그때 처음으로 웃어보였던 것 같아.

 

그렇게 태성이형이랑 처음만났어, (아 지금 나오는 이름들은 다 가명이야)

나는 군대오기전부터 노래하는걸 워낙 좋아해서 개인정비시간(자유시간)에는 늘 노래방에 가고 싶었는데

이등병이기도 하고 개인정비시간에도 이것저것 외우고 할게 많아서 눈치가 보여서 가지 못할떄가 많았는데, 태성이 형이 늘 먼저 눈치채주고 와서 노래방도 데려다주고 px도 데려다주고 정말 날 많이 챙겨줬어

 

나는 비록 이반이란 삶을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 주변 눈치를 잘 보는 사람이라서 그 형이 나를 좋아해서 그런거란 생각은 안했어

 

그냥

내가 자기 병장때 온 사람이기도 하고 막내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남은 기간동안 챙겨주다가 가야지~ 란 생각했었대.. 그래서 잘해준거라고 하더라고

 

어쨌든

난 80명 중 막내인 이등병이고 그 사람들은 80명중 최고참이니까 둘이 있을땐

형형 하면서 살갑게 대하긴 했었도, 다른 사람들 앞에선 감히 눈도 못 마주쳤었어

 

어쨌든 그렇게 3주정도를 정말 힘들었지만 너무 잘해준 태성이형에게 난 많은 의지를 햇고

태성이형은 그렇게 말년휴가를 떠나고 복귀해서 전역을 하게 되었지

 

태성이형이 전역하던 날 나는 몇년동안 사귄 친구 떠나보내는것처럼 펑펑울었어

태성이형도 날 안주더니 "야 넌 나 얼마나 봤다고 울어~ 울지마~~"하면서 다독거려주더라고

 

그대 그 형의 온기 때문인지 목소리 때문인지 이렇게 내 편이 되주었던 사람들 두번다시 못본다는 생각에

너무 눈물이 나더라고, 꼭 나 휴가나오면 연락하라고 자기 전화번호를 적어주고는

그렇게 태성이형은 전역을 했고, 태성이 형이 전역하던 날밤

이제 막 자대생활을 5주정도 한 나는 싱숭생숭한 기분을 안고 그렇게 태성이형이 없는 군생활을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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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쓰려니까 너무 길어지네; 군대에서 있었던 사랑얘기는 아니고

우리의 첫만남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너무 이야기가 길어져버리네;;

 

예전일을 쓰다보니까 뭔가 가물가물하기도 하고 그 이야기에 괜히 웃기기도하고 그래

진짜 이야기는 내가 100일 휴가를 나가면서부터야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이만쓸게

나중에 다시와서 쓰도록 할게

 

좋은하루~

추천수6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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