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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내가 만났었던 그 형 -5

동그라미사진 |2011.10.06 23:43
조회 10,776 |추천 86

안녕^^;

잘지냈어?

네이트판 써놓고서도 자주 들어와보지도 못하다가

이렇게 글쓰러 왔는데

다들 응원해주는 글들이 많아서 너무 고마워


리플 달린거 읽다보니깐

오징어년?게이인척?팬픽?

게이인척이랑 팬픽은 무슨소리인줄 알았는데

오징어년이란 뜻을 모르겠어..

대충;내 나름대로 해석하기는


여자이면서 게이인척한다? 팬픽이나 읽어라?

뭐 이런느낌..인가?


난 육군예비역병장 김병장이고

팬픽?읽지도 쓰지도않아...

분명히 매 글마다 적지만

맘에 안들면 안읽으면 되는거야

추천해달라고 리플달아달라고 구걸한적도 없어


그저 내 글 읽고 미소짓길 바랄뿐이야

 

그럼

시작할게,


===================================================


태성이형이랑 약속한 날이 되어서 난 안양1번가로 갔어.

이날도 역시 내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렸어

카페에 들어가 있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냥 사람들 지나다니는것도 구경할겸 밖에서 음악 들으면서 서있었어


조용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멍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니까


서로 팔짱끼고 손잡고 걸어다니는 커플들을 보니까

참 보기좋고 부럽더라


난 언제쯤

저렇게 주위사람들 신경쓰지않고 자연스러운 커플이 되어서 다닐 수 있을까

괜히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즈음

 

태성이형이 도착했고

술한잔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

당구를 치러 가기로했지


게임비내기를 걸고 당구를 치는데 태성이형 당구실력이 정말 수준급인거야..


"뭐야.. 날 속였어.. 왜이렇게 잘해"

"응? 아니야~ 나 잘 못해~ 우리동네에서 내가 제일 못할껄~"

"..안해"

"왜~~~~~~ 괜찮아~ 이거 뽀록샷이야 뽀록샷~"

"나 진짜 당구 못친단말이야 학교다닐때 애들이랑 잠깐쳐본게 다야.."

"그래? 그럼 알려줄테니까 쳐~ 괜찮아~ 형이 좀 알려줄게~"


알려준다고 하니까.. 어차피 쳐보긴 하고싶고..

괜히 알려준단 생각에 티비에서나 보던

내 등 뒤에서 백허그하면서 내 큐대를 같이 잡아주는 그런 몹쓸 상상을 하게 되더라고

 

하지만

역시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구..


"봐봐 여기 길이 안보여? 이걸 이렇게 두껍게 치면되는거야"

"두껍게 어떻게쳐... 두껍게라는게 뭔소리야.. 세게치라고?"

"아니... 두껍게, 얇게 몰라?"

"아니 그 뜻은 아닌데 두꺼운건 다리가 두껍고 얇고 할 때 쓰는거고 공이 뭐가 두꺼워.."

"어허..이거 참 힘든 학생이구만"

"아 몰라몰라 내가 칠래"


무슨소린지 못알아듣겠더라고...

두껍게가 뭐야..대체..


백허그는 당연히 하지않고 잔소리만 들으면서 당구수업?아닌 수업을 하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어


그 때 태성이형이 그러더라고


"아참 준성아 진열이도 온다는데 같이 술마시자~"

"아, 진열이 형도온대?"

"응~ 일 끝났다네~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오겠대~"

"아..뭐 그래, 그러지 뭐"

 

분명히 약속은 나랑 했는데

왜 자꾸 우리는 셋이서 만나게 되는걸까

괜히 심술도 나고 기분도 나쁘고 했지만

 

어차피 태성이형이랑은 나랑은 형 동생 사이인거고

진열이형도 그냥 아는형일 뿐인데

굳이 진열이형을 빼고 둘이서만 놀자고 할 이유가 나한텐 없었어.

 

그렇게 당구를 마치고 (아, 당구비는 태성이형이 계산했던것 같아)

선술집?비슷한 곳에 들어가서 태성이형과 내가 주문을 해놓고 서로 소주한잔씩 마시니까


진열이형이 오더라구.

아, 설명 못한게 있었는데.. 태성이형은 되게 눈웃음이 보기좋은 선한 인상이라면

진열이형은 조금 키도크고 좀 선이있게 생긴 남자였어
(좀 쎄보였어..)

나보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겼다고 생각이 되니까 괜히 내가 꿀리는듯한 기분이 들더라고

뭐 실제로는 나 혼자만의 생각이겠지만, 그 둘은 내 키나 외모가 아무런 상관이 없었겠지.

 

그렇게 선술집에서 각자 한병이상을 마셨던 것 같아.

나도 술을 못하는편은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술자리에서 소주 두병이상은 마시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상하게 두병도 채 되지 않은것 같은데, 괜히 알딸딸 해지면서 취기가 좀 오르는 것 같더라,

 

남자들끼리 놀만한 곳이라면

술집밖에 없으니까 우리는 2차로 또 다른 술집에 들어갔어.

 

난 당연히 소주를 마셨으니까 가벼운 맥주를 마실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바로 치킨에 소주를 시켰더라..

(이 때 치킨에 소주먹는 사람이 있단걸 처음 알았어..나는 늘 소주엔 삼겹살 치킨엔 맥주라는 공식이있었거든..)

 

처음 1차에서 술을 마실때는 우리 셋다 부대이야기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아
(남자들의 군대이야기는 끝이없거든..)

그런데 2차로 넘어가면서 더 이상 할만한 군대이야기가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요즘 생활하는 이야기로 넘어간거야


나야 뭐 생활하는게 늘 군대니까 1차에서 이미 에피소드들을 다 풀어놓은 상태였고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맞장구 치던 형 두명은 2차에서 자기들 이야기를 풀기 시작한 거였지

나도 뭐, 재미있게 듣고 있었어...

 

그런데

점점 내가 모르는 대화가 되어버리는거야.

 

"야야 너 걔 기억나지?그 때 그 선주 친구 걔가 저번에 어딜가는데... 어쩌구 저쩌구"

"아 진짜? 근데 걔 누구랑 사귀지 않았나?"


이런저런 자기네 관련된 친구들 이야기를 하니까.. 어느덧 나는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고

그냥 술집에 있는 커다란 벽걸이 티비만 멀뚱멀뚱 보게 되더라고.. (소리도 나오지도 않았어)

내가 심심해 하는걸 느끼면 자연스럽게 나한테도 대화를 넘겨주긴 했었는데..

그것도 잠시뿐이지 금새 다시 둘이서만 이야기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된거야..

 

태성이형을 보고 싶어서 왔는데

우리가 비록 사귀는사이도 아니고 그냥 내가 형을 좋아할 뿐이지만

많은걸 바란것도 아니고 단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면서 서로 웃고

형의 눈웃음을 보고 있길 원한거였는데

 

괜히 나만 따시키는것 같고

내 마음 몰라주는 형이 야속하기도 하고

기분이 많이 상하더라고,

그래서 난 태성이형한테 이야기 했지


"형 미안한데, 나 친구가 요 앞이래서 친구좀 보러 가야할거 같은데 어떻게 하지?"

"어? 오늘 약속없다며~ 뭐야 밤새도록 마시기로 해놓고~"

"아, 근데 방금 얘가 와서 연락했네? 나도 몰랐어"

"에이~ 내일 보면안되는 애야?"

"어.. 좀 시간이 잘 안나는 애라서 .. 미안~"

"에이~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

"응..미안해~ 나 먼저 갈게, 진열이형 죄송해요 저 먼저 갈게요~"

"응~ 그래 들어가~"

 

사실 만날 친구도 없었는데,

저기서 괜히 두 사람사이에서 방해만 되는 것 같아서

그냥 무작정 나왔어

 

집이나 들어가야겠다 하고 나왔는데

내 스스로가 너무 처량한거야


난 여기서 뭐하고 있지

 

그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얼굴보면서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인데

 


추운겨울날

남들 다 서로 팔짱끼고 손잡고

따뜻하게 돌아다니는데

 

나는 무엇을 바라고 여기에 온거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막상 갈데가 없으니까 집엔 가야겠는데

 

너무 들어가기 싫은거야

마치

버림받은것 같고


혼자 남겨진 기분이 너무 쓸쓸하고 싫더라

 


그렇다고 혼자서 술 마시러 가기도 뭐하구..

날씨도 춥고하니까 일단 근처에 pc방에 가야겠다 싶어서 들어갔어.

pc방에 들어가도 막상 하는 게임도 없고..

그냥 테트리스나 고스톱이나 몇번치니까 괜히 더 처량한것 같고 할것도 없는거야..

 

그러다가

문득 싸이월드를 하면서 미니홈피를 타고 다니는데.

 

부대원들이 같이 찍은 사진에 태성이형 모습이 보이더라구,
(이건 내가 오기도 전에 찍은 것 같았어)

늠름하게 사진 찍은 모습 보니까 괜히 울컥 하더라구


아 내남자 보고싶다 뭐 이런 느낌은 아니었어

오글오글 거릴정도로 사랑하는 뭐 그런것도 아니었고

 

그냥

내가 너무 힘든 사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어

 

이 사람을 내가 좋아한다는걸 확실히 알고 있는데

나는 이 사람을 사진으로만 바라보면서 좋아한단 눈빛을 보내야 하는구나.

 


못보는 사람도 아니고

연락하면 볼 수 있는 사람인데

 

정작 이 사람 앞에서는

그냥 아무렇지 않은 표정과 아무렇지 않은 눈빛을 하고 있어야 하는구나.

 

 

그렇게

태성이형이 찍혀있는 사진만 찾아서


부대 사람들의 싸이월드를 돌고 있다가

 

 

진열이형이랑 태성이형이랑 장난치는 사진을 발견했어,

유격훈련이었는데..


둘이서 사이좋게 어깨동무하면서 진열이형이 태성이형 배를 때리는 모션을 취하고

태성이형은 맞는표정을 지으면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너무

잘어울리더라

 

 

너무 사이좋아보이고

 


그렇게 보이는 사진을 보니까

괜히 또다시 울컥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졌어.

그렇게 한참을 사진을 보고 있는데..

 

누가 pc방 의자를 치는거야

 


어,뭐지 하고 뒤를 확 돌아봤는데

그곳에


태성이형이 서있었어

 


"..여기서 뭐해?"

"어?아..뭐..그냥.."

"친구는?"

"어?친구?아.. 걔 그냥 안보기로 해서.."

"..그럼 다시 연락하지 그랬어"

"아,뭐 인사까지 다했는데 뭐하러 연락해;이만큼 얻어먹었는데.."

"나가자"

"어?"

"내 사진 그만보고.. 나가자고 할말있어"

 


그 때

할말이 없더라고


웃기잖아


술자리에서 멀쩡하게 술마시던애가

형 나 갈게 약속있어 하더니

 

결국 PC방와서 자기사진을 보고 넋을 놓고 있었으니..

 

 

아..

망했다 싶었지

끝이구나

 

아무리 눈치없는 사람이라도.. 눈치 챘겠구나..

이젠

형으로써도 볼 수가 없구나

 


그렇게 둘이

안양역 앞쪽에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술집 구석에 앉았어.

 

어떤말을 꺼내야할까.

만약에 너 게이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지.

진열이형은 어디 간걸까

술취한척이라도 해야하나

 

정말 수십가지의 생각들이 머리속을 돌아다니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걱정되더라고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아까 마셨던 알콜들은 진작에 분해된지 오래였어.

 


그렇게 아무할말도 없이 멀뚱멀뚱 앉아서

혼자서 벼래별 생각을 다 하고 있는데


태성이형이 메뉴판을 쭉 보더니

나한테 메뉴판을 내밀더라고


"뭐먹을래?"

"어..어? 나 그냥 아무거나..배도부르고..상관없는데.."

"그럼 내가 먹고 싶은거 시킬게"

"으..응.."

"저기요! 여기 계란말이랑 소주한병 주세요"

 

그렇게 안주를 시키고 있는 태성이형을 보며

내가 먼저 입을 열었어.

 

"형..근데 진열이형은?"

"진열이? 아까 갔어"

"아..그렇구나.."

 

또 다시 침묵이 시작되고

괜히 어색함이 감도는거야

 

그 때

태성이형이 묻더라고


"너, 친구 만나러 나간거 아니지?"

"어?아니야 맞어.. 친구가 근데 일찍가야되서.."

"나..너 PC방 들어가는것 부터 봤는데?"

"어...어?"

"너 가고 나 진열이랑 바로 정리하고 나왔어, 그런데 너 그냥 걷고 있길래 불렀는데

음악 듣는지 대답도 안하더니 바로 PC방 들어가더라.. 난 니 친구가 PC방에 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

할말이 없더라구

무슨말을 하겠어. 이미 다 봤다는데..

그래도 내가 이반이라거나.. 자기를 좋아한것 까지 생각하기에는 내 상상력이 너무 풍부했던건가 싶었어


그냥 단순히 내가 그 자리가 어색해서 거짓말하고 나간걸로 알고 있겠지

다행이다.

차라리 그게 다행이다.

 

그런데

그때 묻더라

 


"너, 나 좋아해?"

 

난 이 말이 절대 잊혀지지가 않아.

마치 시간을 누가 정지시킨듯이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어


만약 다른 사람이 나한테

"너, 나 좋아해?"라고 물었다면 나는 그냥

"응~ 친구니까 좋아하지~"정도로 넘겼을 거고

"아니 나 남자로써 좋아하냐고" 물어봤다면

"미친놈 무슨 소릴하는거야.. 꺼려~" 라고 대답 했을꺼야


나에게 동성애란

정말 죽을때까지 비밀로밖에 할 수 없는 치부였으니까.

 


그런데

태성이형 말에는 바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


그 순간 우습게도 나는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어.

 

비록 이 사람을 못보게 되더라도

내가 느낀 이 감정 말해주는게 옳다고 생각했어

 

정확히 말하면.

이 사람이라면 날 이해해주지 않을까.


이 사람이 동성애자가 아닐지라도, 날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그저 날 있는 그대로 김준성으로 이해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뿐이었어.


"너.. 나 좋아하냐구"


다시 한번 묻는 질문에,


"응.. 좋아해"

라고 대답했어

그런데 다시 묻더라고,

 

"너.. 남자 좋아해?"

"........응. 나 남자 좋아해"


그렇게 또 한 일분정도 우린 침묵으로 서로를 쳐다봤어.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난 이제 어떻게 될까

그러다가 주문한 안주가 나오고 아주머니께서 사라진 후에야 태성이형이 입을 열었어


"이 이야기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진열이도 동성애자야"

 

그 이야기 듣는순간 나는 정말 깜짝 놀랐었어,

흔히 말하는 게이더 라는거.. 서로를 알아보는거 나는 진열이형한테서 전혀 느끼지 못했어

물론 내가 그 사람을 질투하긴 했지만

그건 태성이형과 연인같다 라는 느낌보다는


나는 몇달에 한번씩 겨우보는 그 사람을

자주볼수 있다는것, 그 사람과 나보다 더 친하다는게 질투의 이유였지

그 사람이 게이여서, 동성애자여서 질투했던건 아니었거든

 

오히려,

그 사람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태성이형을 좋아하고 무언가 둘이 관계라면

내가 빠져주는게 옳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스쳐지나갔어. 그 때 태성이형이 이야길 이어갔어


"일단,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야.
 
 난 동성애에 대해서 부정적이지 않거든
 
 뭐, 이성애자들이 아무여자나 사랑하지 않듯 동성애자 또한 모든남자를 사랑하는건 아니니까

 진열이 또한 나한테는 좋은 동기이자 친구고 평생 함께하고픈 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진열이가 동성애자들이 들어가는 사이트에서 니 사진을 봤다고 했어

 너 저번에 휴가 나왔을 때, 너 외롭다고 글 올린적 있다고 술잔한 하고 싶다고 했다고

 너 PC방으로 들어가는거 보고서 친구만나러 가는것 같아서 진열이랑 그냥 지나치려는데

 진열이가 말하더라, 니가 나 좋아하는거 같다고, 솔직히 안믿었는데

 진열이가 이 이야기 하니까 거짓말할 애도 아니고, 난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어

 니가 동성애자인게 진실인지 모르겠고, 니가 나를 좋아하는게 진심인지도 모르겠어"

 

지금 글로 써서 이 이야기를 한번에 쓰는건데.

사실 이런 이야기들 아.. 음... 등의 말을 섞어가면서

굉장히 오랜시간 이야기 했어.

 

난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울컥울컥하는 감정을 감출수가없었어.


그리고

내가 이야기했어

 

"난, 내가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 양성애자인지
 
 사실 아직도 모르겠어, 난 동성도 이성도 아무도 만나본적이 없어

 다만, 확실한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형이라는거고 형은 나와 같은 동성이란 거야

 난 형이 남자라서 좋은게 아니야.. 강태성이라는 사람을 좋아하게 된거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남자일뿐이야

 그래서 난 동성애자인거야"

 

물론,

태성이형한테 했던 말 중에는 거짓이 있었어


난 그전부터 내가 동성애자라는걸 자각하고 있었어.

친구들끼리 모여서 야동을 볼때도 나는 이상하게 남자한테 더 눈이 가곤 했었거든

어렴풋이 느꼈지만

전에 글에서 말했듯이 한편으로는 좋은 가정을 꾸미는 모습을 상상했었기에 그 때도 여전히 정체성에 약간 혼란을

겪고 있었었어.. 하지만 동성에 더 가깝단 사실은 내가 스스로 느끼고 있었지.

 

"난, 지금 솔직히 너한테 어떤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니가 그냥 나 군대에 있을때 잘 따르구 그래서.. 그냥. 뭐 챙겨주고 싶고..

 솔직히 좀 혼란스럽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나 형한테 사귀어달라고 말하는거 아니야.
 
 내가 좋아하니까 형도 나 좋아해줘 이런말 하고싶은거 아니야

 다만 나 같은 사람도 있다는거

 누군가가 형을 좋아하고 있단거

 어차피 이 이야기도 이루어지려고 하는 이야기 아니야

 형이 내 성적 취향을 존중하길 바라듯이 나 또한 형의 성적취향을 존중해

 그저 정으로 아니면 안쓰러워서 나한테 마음을열고 허락해 줄바에는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 해줘,

 나도 멀쩡하게 여자좋아하면서 살고싶은 형을 굳이 나 같은사람 만들고 싶지 않아"

 


진심이었어.

그 때 나는

형과 사귀고싶다는 생각

형을 매일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남들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 연애를 하길 바랬어

 

우린

절대 그럴 수 없는 사이니까

그 때 태성이형이 그러더라고

 

"내가 왜 계란말이 시킨줄 알어?

 너 기억날지 모르겠는데.. 부대에서 계란찜 나누어 줬을때 내가 퍽퍽하다고

 너한테 계란찜 줬는데.. 니가 나한테 그랬어

 계란 좋아한다고, 후라이도 좋고 찜도 좋고 무엇보다 계란말이를 좋아한다고

 지금 나도 내 감정을 모르겠어 다만 널 잃고 싶지는 않아

 그렇다고 너랑 만나는걸 생각해보지도 않았어

 다만, 지금 이대로 널 보내기에는 내가 그것보다는 조금 더 널 생각하는 것 같아

 미안해, 나도 내가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

 

태성이형이 말하는걸 들으니까

너무 진심이 느껴지더라고

 

얼마나 고민이 될까

사귀어줄순 없지만

잃고싶진 않은

난 그런 사람이 되었구나

 

비록 군대에서 한달도 채 못보고

휴가나와서 본 날이 이틀도 채 안되지만

 

우리가 수없이 나눈 전화와 문자 미니홈피 방명록들은

이 사람과 나를 끈끈하게 연결해 주었구나.

 

"고마워, 형 그렇게 말해줘서

 이해해줘서 고마워

 형이 원하면 언제든지 좋은 동생으로 옆에 있을게"

 

" ..응..미안해"

"괜찮아, 뭐 차이기도하고 차기도 하고 그런거 아니겠어~?"

 

이렇게 어색하게 있는것도 싫어서

분위기도 바꾸고싶어서 괜히 밝게 이야기하고

이런 이야기 그만하고 우리 그냥 다른 이야기 하자고 하면서


내가 진열이형을 질투했던 이야기들을 괜히 우스꽝스럽게 이야기하고

 

태성이형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더라고

 

그렇게 또 3차아닌 3차를 마치고

 

택시타고 집에와서

샤워를 하는데

 


괜히 눈물이 나는거야

 

 

태성이형이랑 사귀지못해서 그런건 아니었어

그냥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계속 눈물이 나더라고

 

 

그 뒤로 휴가가 끝날때까지 태성이형은 나한테 연락하지 않았어

나 또한 괜히 연락하기가 힘들어져서 연락하지 못했고..

 


그렇게 난 다시 복귀하게 되었고

 


다시 부대에서의 생활을 시작했지

 


그러다가 어느날 방명록 한개가 달렸어

"준성아~ 잘 지내냐~ 형이 또 면회한번갈까?"


전화로 하면되지.... 왜 굳이 방명록을 썼지..

그래도 먼저 연락해준게 고마워서..

 

면회오라고 글을 남기고

 

 

 

 

정말정말 눈이 많이내리고 춥던 겨울날

그렇게 태성이형은 두번째 면회를 왔어.

추천수86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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