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기 싫음 가기 싫다고 왜 말을 못해 !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낮과 밤 가리지 않고 학교와 일을 병행하며,
전역하고 2년 동안 여행자금을 마련했다.
이 여행에 앞서 우리나라를 돌았고, 일본을 돌았다.
난 준비되어 있었다.
그런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내 나이 26세
친구들은 이제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이미 취업한 친구들은 사회의 역군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는 취업준비는 고사하고 마지막 6학점을 남겨둔 채 장기간 휴학을 내버리고, 여행을 떠난다.
내 인생 자체 방학이다.
이렇게 즐거운 날에 왜 발이 안 떨어지는가.
마치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서 막 상상만 하면 침이 미친 듯 흐르다가도,
막상 음식을 시키고 나면 먹고 싶지 않아지는 것.
좀 그런 기분인 것 같다.
떠나기 전날 괜히 혹시 빠진 물건이 있나 이것저것 확인한다.
하지만 이미 물건 체크에는 정신이 없고,
어떤 핑계를 둘러서 가는 날을 미룰까
아니면 가지 말까 하는 귀로에 서있는 것 같다.
떠나는 날
물건을 또 체크하려고 한다.
하지말자
괜히 하면 진짜 안 떠날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서둘러 짐을 챙기고 인천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