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3살 여대생이예요.
이 글을 어디에 올려야 될지 고민했습니다. 저의 결혼얘기가 아니라 부모님 얘기라서..
먼저 제가 어릴 때 얘기부터 할게요.
저는 어릴 때부터 아빠와 사이가 안 좋았어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아빠를 무서워했어요.
아빠는 평소에는 참 좋은 사람인데, 제가 조금만 잘못을 하거나 공부를 못한다거나 하면 엄청 무섭게 화를 내셨거든요. 때리기도 하시고..
아빠는 학생 때 공부를 잘하셨다고 하는데, 주말이면 저를 데리고 공부를 시키셨어요. 근데 제가 이해 못하면 불같이 화내고 때리셨어요. 울면서 엄마한테 달려가면 엄마는 이럴거면 공부시키지 말라고 소리지르시곤 했죠.
제가 고등학생 때쯤에는 더 이상 안 그러시고 저랑 친해지려고 애쓰시는 게 보였어요. 근데 한번 닫힌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저도 노력해봤지만 아빠랑 같이 있으면 무슨 말을 해야될지 모르겠고, 아예 모르는 낯선 사람들보다 아빠가 더 어렵게 느껴지더군요. 아빠는 저랑 대화하려고 여러번 시도하셨지만, 대화는 매번 짧게 끝나곤 했어요.
엄마한테는 반말을 쓰는데 아빠한테는 반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그래도 아빠는 매년 생일 때마다 뭐 사달라고 안해도 항상 선물을 사갖고 오시고, 저랑 제 동생이 갖고 싶어하는 물건이 있으면 바로바로 사오고 그러셨어요. 하지만 동생도 아빠랑 안 친한 건 마찬가지...
몇년 동안 그러려니 지내왔는데, 요즘 들어 부모님끼리 싸우시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아빠는 말을 거칠게 하시고, 모욕적일 정도로 심한 말을 엄마한테 자주 하십니다. 저랑 동생한텐 자상하면서 엄마한텐 어쩜 그렇게 폭언을 퍼붓는지.....
미친X, 한 대 패고 싶다(또는 후려치고 싶다), 뭐 이런X이 다 있냐
이런 식으로요...
그렇다고 해서 엄마가 잘못한 건 아니거든요. 혹시라도 부모님이 보실까봐 정확한 상황 설명은 못하겠는데....아무튼 저런 식으로 말을 하고 엄마가 어디 아프다고 하면 "그래서 어쩌라고"이렇게 말을 하십니다.
그리고 아빠는 싸운 뒤에 화난 얼굴로 아무 말도 안하고 방에만 들어가 있으시는데(밥도 잘 안드시고), 엄마가 먼저 화해를 하기 전까진 그렇게 냉전 상태입니다.
아빠가 언젠가 저랑 둘이만 집에 있을 때, 엄마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는데,
엄마가 남성스러운 것 같다고, 행동 거지가 여자 같지 않다고 하시더군요. 조신한 데가 없어서 남자랑 사는 것 같다고.. 그리고 아빠가 잘못한 것에 대해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서 다른사람이 다 알게 만든다고하고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가 예민해서 그런지 설거지할 때 소리가 좀 크면 시끄럽다고 짜증을 내신대요.
그리고 엄마가 친구들이랑 통화할 때도 시끄럽다고 뭐라하고, 친구들이랑 밤늦게까지 놀면 엄청 싫어한대요. 일찍일찍 들어오라고.. 그러면 엄마 친구들은 우리 남편은 마음껏 놀다 오라고 하는데 니 남편은 왜 그러냐 이런식으로 엄마편 들어주고..
최근에도 크게 싸우신 뒤에 서로 대화도 안하십니다.
둘만 있게 될 때마다 엄마는 저에게 아빠에 대해 하소연을 합니다. 저한테 "이혼할까?"라고 물어보시기도 하고요. 근데 그때마다 답을 어떻게 해줘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동생은 이혼하는 거 싫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자기 결혼할 때 창피하다는 거예요. 저도 엄마한테 이혼하라고 속시원히 얘기 못하는 이유가 그런 이유인 것 같아서 엄마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아빠에 대해 약간이라도 애정이 있는 건지, 이혼하라는 말을 쉽게 못하겠더라고요.. 여러분들이 보기엔 어떠세요? 엄마가 저에게 이혼할까 라고 물어보면 저는 뭐라 대답해줘야 할까요... 그냥 너무 답답해서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