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H..
네 이니셜을 쓰는 건 처음인거 같다.
9월 1일, 나에게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어.
처음 시작된 교양 오리엔테이션 시간.
예쁜 교수님의 말씀이 지루하게 느껴질즈음에 강의실로 들어온 너
네가 친구들을 보며 씨익 웃고 들어온 순간
아니 정확히 네가 내 옆자리에 앉은 순간
내 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했어.
그 날 교수님이 무슨 말을 하셨는지는 하나도 기억나지않아..
묵묵히 앞만 보던 너. 그리고 그런 널 나도 모르게 바로 옆자리에서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지
바로 옆자리에서. 그런데 넌 정말 묵묵히 교수님만 바라봤었지.ㅋㅋ
상당히 까맣다 싶은 그렇지만 매끈한 피부에 짙은 눈썹. 남자치고 유난히 길었던 속눈썹
진하지않은 쌍커풀 그리고 정말 작은 얼굴 날렵한 턱선.
높고 날렵하지만 결코 크지않았던 코. 그리고...짧게 깎은 머리.
그리고 네 수첩 표지에 적혀있던 그 시구....
난 그것을 보고 네게 반해버릴거라는 걸 알았어...
그래 그날이었다.
내 세상이 너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날이.
넌 그렇게 내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어.
일부러 네 수업시간이 끝날즈음에 너네 단대에서 기다리면서
한시간을 기다려야 널 1분이라도 볼 수 있었지만
난 정말 행복했어.
밤이 짙어져가고있다. H야 넌 지금 뭘하고 있을까?
우리가 한 세기에 태어나서 동갑으로
같은 대학을 다니고 같은 교양을 듣게된것도
내게는 정말 너무 큰 행운이야.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짝사랑의 아픔으로 이 밤을 지새워도
나는 지금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