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시민단체의 불법 놀이터이가 되서야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22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를 지지하는 대규모 총집결유세를 펼쳤다.
광화문광장에서 범야권 민주진보진영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광화문 희망대합창을 개최하며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선 것이다.
선거막판 세몰이로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해 박 후보를 지원하고 10·26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한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주도하고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보면 기존의 선거방식과는 판이하다.
기존의 선거는 정당이 중심이 되어 서울시를 이끄는 수장을 뽑는 선거로 제도권이라는 틀 안에서 치루어졌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제1야당 민주당이 시민단체의 이상한 방정식에 걸려 후보도 못 내며 뒷전으로 물러나 안방을 내준 이상한 꼴이 되었다.
따라서 정책보다는 누군가를 보복하기 위한 한풀이 선거의 연장선상에서 치러지는 느낌을 받고 있다.
박원순 후보는 이날 연단에 올라 "생명의 강물이 4대강 사업으로 피의 강물로 변했다"며 소름끼치는 말을 서슴치 않았다.
금년 여름 100년만의 폭우가 쏟아졌다. 그러나 박원순 후보가 이야기한대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 피의 강물로 변했다는 소식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한강이 넘쳐 갈 곳이 없는 수많은 이재민이라도 생겼단 말인가.
4대강 현장을 답사한 작가 김주영은 "이번 폭우를 거치면서 수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4대강 사업에) 100%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 정비를 안 했으면 황폐화될 뻔한 땅이 손톱만큼도 피해가 없었거든…."라고 전했다.
한명숙 전 총리도 이날 유세차에 올라 "박원순을 당선시켜 지난 선거의 한을 풀자"며 "이명박 정권은 도곡동으로 시작해서 내곡동으로 무너지는 정권"이라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도곡동으로 시작해서 내곡동으로 무너지는 정권”이란 소리는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서 나올 법한 발언이다. 한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일국의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 할 이야기는 아니다.
주말인 22일 광화문 희망대합창에 맞추어 서울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회가 열렸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로 이뤄진 `99%의 행동 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서울을 점령하라'(Occupy Seoul) 2차 집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전진'을 주제로 비정규직 철폐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건설노조,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학교비정규직 노조, 보신각 앞에서 일반노조협의회가 각각 부문별 사전 집회를 열었다.
이밖에 오후 2시30분 서울역 광장에서는 철도노조가, 오후 4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공공운수노조가 각각 집회를 열었다.
박원순 후보가 선거를 준비하면서 광화문 맥주집에서 직장인들과 번개 모임을 하면서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시민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위에 진압을 위해 진주한 계엄군과 맞선다며 출현한 ‘시민군’이 생각났다. 그들은 군으로부터 탈취한 무기를 갖고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그들의 정체성은 모호했다. 계엄령 철폐와 군부독재 타도를 위한답시고 한 활동이 계엄군과 맞서며 총격전을 벌였다.
결국 그들의 활동은 대한민국 체제유지도, 김대중의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국가전복을 위한 반란이었다.
박원순 변호사가 이야기한 ‘시민파’라는 말은 상당히 의미 있는 말이다. 한나라당 과 민주당이 싫어서 한 이야기기 보다는 기존 질서의 부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본다.
결국 이날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벌어진 각종집회는 박원순 후보를 돕기 위한 시민파들의 간접적인 선거운동이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심장부이다. 그리고 얼굴이다. 서울시장은 가면을 쓴 위장인물보다는 그 정체를 떳떳하게 드러낸 양심적이고 능력 있는 지도자가 돼야한다.
서울시민은 가짜와 진짜를 바로 가려내야 한다. 단일화라는 괴상한 꼼수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
인권변호사인지 시민운동가인지 반체제인사인지 알 수 없는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인물을 뽑으면 서울은 친북활동의 전초기지가 되어 버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영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