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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생님... 있을까요?

네네네~ |2011.11.01 12:03
조회 433 |추천 0

11월생인 우리 큰아이는 16개월에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맞벌이었냐구요? 아니요.

아이가 백일이 되던달에 작은아이가 뱃속에 생겼고

집안이 갑자기 힘들어지는 바람에 집을 청산하고

시골...큰시어머니 댁으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3개월 된 둘째아이 보기도 힘에 겨웠고,

하루하루 집에서 숨쉬는게 힘에 겨웠기에 보냈네요.

제가 좀 편하자고...

폐가 앞집에 사는지라 해줄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런 핑계 삼아 아이를 일찌감치 보냈어요.

 

 

운이 좋은건지 시골이라 그런건지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입학을 했어요.

아는것이 없었기에 선생님만 믿고 보냈다죠.

너무 순했던 아이였던지라 하루도 거르지않고 물리고 오고, 꼬집혀오고, 울고오고...

그래도 그려려니 했어요.

3살반 아이들...알면 뭘 얼마나 알까요.

선생님이 많은 아이들 다 보기도 힘들텐데 선생님은 오죽 미안하시고 힘드실까 싶었거든요.

하루는 얼굴과 팔에 두번 물려오기도 하고,

하루는 얼굴에 스크래치 몇개 생겨서 오기도 하고....;;;

선생님은 매번 죄송하시다 사과를 하셨고 매번 전화를 주셨어요.

 

어느 여름날 차량시간이 아닌데 집앞에서 '빵빵' 소리가 나네요.

나가봤더니 담임쌤이 하얀봉투를 들고 제게 내미시네요.

"어머니. 너무너무 죄송행. 잠깐 차량 나간 사이에 꼬집혔네요"

"같이 때리라고 해도 안된다고 하고 울기만 해요"

"제가 혼내 준다고 해도 싫다고 혼내지 말래요"

그 외의 말들을 하면서 선생님은 뒤돌아서서 눈가를 훔치고 계셨어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너무 아프네요" 라시면서...

전 괜찮았는데....전 다 이해했는데...

선생님은 너무 힘들어 하고 계셨어요.

자신의 잘못이라고,

매번 맞는 우리 아이도....

자꾸 괴롭히는 아이도 무언의 문제가 있을텐데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자신의 잘못이라고....

선생님은 제게 자신의 돈으로 이런저런 바르는 약을 사가지고 오신거였어요.

 

다른곳에 다 있는 방학이 이곳은 '연수기간' 이라고 해요.

네...어차피 연수나 방학이나 같지요.

허나, 맞벌이 부모들이 방학이라는 단어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아이들 봐줄곳을 찾을까 싶어 단어 사용을 자제 한다 했었어요.

네분의 쌤들이 두분씩 돌아가시며 휴가셨어요.

쌤의 휴가 기간중 이틀정도 지났을 무렵 전화가 왔네요.

집에서 무얼하냐고...동생까지 있어서 엄마 힘들텐데 큰아이 원에 보내라네요.

다른쌤이 잘 봐주실꺼라고..아이도 집에서 답답해 할거라고....

낮에 작은아이 보면서 엄마 체력 모았다가 오후에 큰아이 오면 쏟아주라고 했었던 그런분이었죠.

 

아이가 아파서 입원을 했었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 병원까지 병문안을 오셨어요.

옆의 애기엄마들은 쌤 정말 잘 만난거라며 부러워 하기도 했었지요.

 

너무 좋았던 기억들이 가득했던 원이었고 선생님이었어요.

다음해에 작은아이를 같이 보내려 했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었어요.

4살반이 올라가고 3살반이 4살과 한반 운영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4살 햇살반, 3살+4살=바다반 뭐 이런식으로요.

우리 큰아이는 11월생이라 다른아이들한테 맞기도 많이 하고 물리기도 많이 했는데

작은아이는 12월생인데...큰아이보다 생일이 빠른아이들과 붙어있으면 더 당할것만 같더라구요.

다른곳의 원을 알아보고 졸업날까지 있기로 했어요.

쌤이 아쉬워 하셨지만 제 마음을 아신다며 이해를 해주셨네요.

 

졸업식날...저를 부르더군요.

다른곳으로 옮기는 저희 아이인데...

엄마의 마음이 고마웠다며...옷을 사주셨네요.

졸업식 전날 너무 감사해서 장문의 편지를 써 보내드리기는 했어요.

 

 

그렇게 저렇게 다른원으로 옮기고 알았네요.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모두 같은건 아니라는걸....

같은 3세반 선생님이라고 모두 아이를 살뜰히 돌보시는게 아니시라는걸...

 

 

그제서야 알았네요.

다른 선생님들은 아이 팬티를 안 빨아준다는걸....

똥묻은 팬티를 빨아 널어놓은걸 보면서 쌤들은 저걸 다 어찌 빠시나 했었는데

그 선생님만 예외셨다는걸....

여유옷을 보내놓고 계절이 끝나서야 돌아오면 그려려니 했었는데

쌤이 다 빠셔서 그때그때 입혀주셨다는걸 알았네요.

아이의 성향과 장점과 아이가 좋아하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한시간 넘게 통화하는게

다반사 였는데 다른쌤은 5분을 넘기기가 힘들다는걸....

 

 

다 같이 신나게 더 놀이하는 방법을 찾아보자며 엄마들을 설득해

그 반의 그 어리디 어린 3세 아이들을 모두 종일반 하셨던 선생님

집에서 해줄수 있는 부분은 얼마 없다며..더 뛰어놀게 해주자던 선생님...

 

 

 

요즘같이 이렇게 시끄러울때마다 생각나는 선생님 이시네요.

그 선생님은 3세반 선생님으로 정말 너무 좋으셨던 분이었어요

처음 어린이집을 보내는 걱정 섞인 엄마들의 마음을 알아서 챙겨주시는 분이었거든요.

모든 선생님이 이럴순 없지만 절반...아니 최소 어린이집에 한분이라도 계셨으면 좋겠네요.

 

그냥.....갑자기 선생님 생각이 나서 적었는데...

오늘은 아이의 기록부를 꺼내서 쌤과 주고받았던 글들을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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