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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금융비리… 거창한 수사, 초라한 결과물

대모달 |2011.11.02 21:25
조회 40 |추천 0

[쿠키뉴스 2011-11-03]

부산저축은행 비리는 부정부패의 결정판이었다. 불법대출 등 금융비리, 분식회계나 횡령 등 기업비리, 퇴출 저지 로비 등 권력형 비리,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공무원들에게 청탁한 토착비리 등 온갖 불법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검찰로서는 중앙수사부 폐지 논란을 수면 아래로 끌어내리는 전리품도 얻었다. 그러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

◇사상 최악의 금융비리=부산저축은행은 대주주 등에 대한 자기대출 4조5942억원, 부당대출 1조2282억원, 분식회계 3조1333억원, 부당 후순위채 발행 등 사기적 부정거래 2091억원, 허위 재무제표를 통한 위법적 배당 112억원, 횡령 53억8000만원이라는 단일 규모 최대의 금융비리를 저질렀다. 9조1000억원의 비리 규모는 부산저축은행그룹 총자산 9조9000억원과 맞먹는다.

비리는 금융감독 당국, 외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과의 유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금융감독원 전현직 임직원 8명, 국세청 직원 7명 및 공인회계사 4명이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51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사업 자체가 중단된 캄보디아 신도시·신공항 사업은 부산저축은행 경영진과 시행사(대표 2명 구속)가 공모한 ‘묻지마’식 대출의 결과였다. ‘3000억원 증발설’ ‘대북 송금설’ 등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

◇로비 수사, 신통찮은 결과물=로비스트 박태규씨 관련 수사는 미완성으로 끝났다. 지난 8월 말 박씨가 해외 도피 4개월여 만에 귀국하자 로비 실체 규명이 급진전될 것으로 기대됐다. 검찰은 9월 27일 ‘그림자 실세’로 통하던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구속했지만 이것이 끝이었다. 박씨가 침묵하면서 수사 역시 더 나가지 못했다. 이금로 수사기획관은 “박씨의 로비는 김 전 수석에게 집중된 단선 구조”라며 “할 만큼 다 한 결과”라고 말했다. 결국 박씨가 받은 17억원 중 저축은행 측에 돌려준 2억원, 검찰이 압수한 5억3000만원을 뺀 9억7000만원 가운데 김 전 수석에게 건네진 1억3290만원만 실제 로비 자금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돈은 ‘사람 만나는 것’이 직업인 박씨가 개인 생활비, 인맥 관리비 등에 썼고 일부는 떡값으로 나갔지만 사법처리 대상은 아니라는 게 검찰 설명이다. 이른바 ‘박태규 리스트’는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박씨를 포함해 브로커 역할을 한 8명이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44억원 정도를 ‘실탄’으로 썼다. 그러나 로비에 연루돼 기소된 유력 인사는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으로 의혹의 전모를 규명하지 못했다. 삼화저축은행 수사에서도 로비의 핵심 역할을 한 대주주 이철수씨 검거에 실패해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저축은행 수사, 중수부 지켰다=중수부는 ‘명운’을 걸고 수사에 매달렸다. 저축은행을 전수조사해 구조적 비리를 파헤친 것은 처음이었다. 지난 3월 15일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233일간 최대 133명의 수사 인력이 연인원 3387명을 조사했다. 수사 착수 무렵 정치권에서 중수부 폐지 논란이 뜨거울 때라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중수부 보호막으로 쓰려 한다는 의심도 샀다.

지난 6월 국회가 중수부 폐지에 합의했을 때는 김준규 당시 검찰총장이 나서서 “상륙작전을 시도하는데 해병대사령부를 해체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맞서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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