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 2011-11-04]
"청사를 팔아서라도 공무원들 교육은 확실히 시켜주겠다. 하지만 인사 청탁하는 직원에게는 반드시 불이익을 주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정례간부회의에서 △공정 인사 △소통 인사 △책임 인사 △감동 인사 △공감 인사 △성장 인사 등 6대 인사 원칙을 천명하고, 뉴욕.런던 등 글로벌 도시 공무원을 뛰어넘는 업무 역량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벌써부터 인사청탁이 들어오고 있는데 청탁을 하는 사람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며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인사를 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어 "개인의 능력보다 팀웍을 잘 이끌어내는 사람을 더 평가할 것"이라며 "그 동안 중요 직무에서 배제됐던 직원들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주되 성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평가하겠다"고 했다.
또 "지금 능력이 조금 부족해도 잠재력 있는 직원들의 능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시청 청사를 팔아서라도 직원들 연수를 보낸다는 각오로 여느 기업 못지 않게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석.박사과정 등록금 일부 지원, 해외연수를 포함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겨울을 앞두고 서민들을 위한 따뜻한 월동대책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서울 하늘 아래 밥을 굶고 냉방에서 사는 시민이 없도록 만들어 보겠다"며 "시 예산에만 의존하지 말고 사회공헌 예산이 많은 기업이나 사회단체와 협력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시 재정상황과 사업 현황을 시민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표화해 수시로 혹은 연말에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를 지시했고, 시장실을 항시 개방해 수평적 관계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시장은 간부회의 참석에 앞서 오전 6시에 관악구 서원동을 찾아 환경미화원들과 1시간 가량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며 `경청 투어`를 펼치기도 했다.
서울시는 1일 `정무라인` 진용을 갖춘 데 이어 이날 대변인을 임명했다. 류경기 신임 대변인은 기획담당관, 경영기획관, 한강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기획과 현장 업무 능력을 두루 갖춘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집무실의 콘셉트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으로 결정,공무원들을 놀라게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일 "시장 지시에 따라 희망제작소 사무실에 있던 책들을 조만간 다 가져와 벽 전체를 둘러싸려고 한다"며 "시장실을 풍부한 아이디어가 샘솟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바쁜 일정에도 지난달 31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는 윤성근 사장을 따로 만나 이런 콘셉트로 시장실을 꾸며줄 것을 주문했다. 윤 사장은 과거 평창동 희망제작소 사무실도 같은 콘셉트로 제작한 바 있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평창동 사무실의 경우 책장 안쪽으로 여닫을 수 있는 `비밀의 문`을 설치하고 그 내부에 거울을 단 구조였다"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곧 희망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통과 투명성을 상징하는 유리와 거울은 박 시장이 후보 때부터 캠프에 종종 등장한 소재였다. 박 시장은 선거대책위원장들과 만나는 캠프의 접견실부터 일일앵커로 활약했던 스튜디오까지 모두 유리와 거울로 설치했었다.
박 시장은 또 집무실 한쪽 구석에 선거운동 기간 경청투어 `마실`을 통해 시민이 포스트잇에 적어준 정책 아이디어를 붙여 놓을 계획이다.
박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은 물론 취임한 후에도 "시민의 아이디어를 늘 곁에 붙여두고 매일같이 바라보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시장은 1일 업무보고에서 시 관계자들에게 서울시 홈페이지를 개편할 것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존 관공서 홈페이지들은 같은 곳에 위탁.용역을 해서인지 산만하기만 하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박 시장이 지적했다"며 "과거 희망제작소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었던 것을 떠올리며 개편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업무보고와 관련해 "색다른 회의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며 "과거에는 과장급이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1:1로 보고하고 결재하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관련 직원들을 모두 불러 편안한 분위기에서 개개인의 의견을 다 듣는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신문 강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