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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따위와 살아주는 당신에게 고맙습니다..

그래도.. |2011.11.05 09:14
조회 1,215 |추천 6

안녕하세요.

네이트 판을 종종 보고 공감하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평범한 여자입니다. 내일이면 삼십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네요..

 

길어질지도 모르는 이 글을 읽어주시고 얘기해주실 분들은 끝까지 읽어주셔도 좋구요,

긴 이야기 지루하다 싶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누르셔도 좋습니다..

 

저는 태어날때부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4형제중 장남이셨던 아버지는 무지한 형제들(백수의 삼촌들이죠)에

치매로 6년 우리 엄마를 고생시키신 할머니까지 건사하는 장남이었습니다.

 

그런 형제들에 지쳐서였을까요?

아버지는 돈을 벌지 않으셨고 매일 술 → 폭언 →폭행 의 연속이었습니다.

 

효자손,빗자루,야구배트,책,손,회초리..이런건 애교였어요..

12월 눈오는날 초등학교 여자애를 팬티바람으로 쫓아내셔서

뒷집 옥상에 몰래 숨어 앉아있다가 아빠가 잠들면 들어가곤했습니다...

아궁이 굴뚝을 뽑아서 때리신 적도 있고..

마당에 수도꼭지에 달려있던 긴 호스를 뽑아 때리신적도있습니다..

 

너무 많이 맞으면 기억력이 감퇴하나봐요...전 기억력이 지금도 좋지 않습니다..

 

 

추운겨울 보일러 값이 아깝다고 냉 바닥에 초등학생도 되지 않았던 저와 엄마를재웠고

그 흔한 놀이동산 같은곳도 가본 기억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을 하셨고

 (엄마, 어머니 , 아빠,아버지 ㅠ 중간중간 섞어써도 이해 해 주세요...)

 

저는 천덕꾸러기가 되어야만했습니다.

초등학교 급식비. 학용품값.심지어는 통학버스비 (약간 시골에 살았어요..)

어느하나 대 주지 않았고 친 어머니는 저를 버리신게 아니었기에

몰래몰래 이웃에 계신분들을 통해 용돈을 주셨고 그 돈으로 정말 학교를 다녔습니다.

 

추운겨울 돈들곳 투성이였던 저를 옷가지 몇점과 동전 오천원을 주고

집에서 쫓아 냈습니다.

 

갈곳없던 저는 어머니와 함께 살려고 찾아갔습니다..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맨몸으로 나가신 어머니또한 갈곳이 있었을리가 없지요

제가 얼마나 큰 짐이었을 지 압니다.

 

새로 함께 사시게 된 분과 살며 사업을 하며

참 많은일이 있었습니다 (제 나이 중학교~ 고등학교)

어머니가 일을 하시고 따듯한 집에 함께 살고 행복했습니다.

 

사업을 하게 되며 여기저기 어머니께서 아시는 분들께서 보증을 서 주셨고 (보증이 필요한 사업입니다)

혹여나 어떤 사업이다 라고 말하면..저를 아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언급하지 않을께요..

(그 사이 두분은 재혼하지 않으셨고요..저때문에 그냥 동거인으로 계셨습니다)

 

노후에 어떤걸 해 주겠다 어떤걸 해 주겠다 (거의 10년을 같이 사신분입니다)

함께 말은 했지만, 어떤 문서 하나 받은 것 없는 상태에서 그분이

술먹은 미친 노인내에게 떠밀려 담벼락에 머리를 부딪히는 바람에 뇌출혈로

사망하시게됩니다.

 

벌려졌던 사업은 말 그대로 엄마의 빚이되었습니다.

정리하면 간단한 일인데, 그분 친 딸들이 그 재산을 다 가져갔고..

그 빚은 고스란히 엄마 몫이 되었습니다. 웃기죠?? 법이 그렇더라구요...

 

이제 고작 인생의 3/1정도밖에 살지 않았는데..

참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이제 검은머리가 나질 않아요..우습죠..

 

 

그러던 중 친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웃기죠...꼴랑 남은거라곤..

빌라 18평짜리 ..그것도 융자가 반이 넘는 집이었는데

그것마저도 삼촌이란 작자들이 단합되어 가져가려고 하더군요..

이미 상종 안하는 사람들이라.... 그러려니..했습니다..

제가 무슨 권한이 있겠습니까....

버려진 딸인걸요..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타지에 알만한 사람은 아는 대기업 생산직에 근무하게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돈은 빚갚는데만 쓰여졌구요..

 

미련하게 살아온 엄마지만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고, 저를 키우기 위해 그랬단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5년 넘게 번 돈은 모두 집에 쏟아 부었지만,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밑빠진독에 물붓는 기분이 이런걸까요??

그러던중 착하디 착한 제 신랑을 만났습니다. 의지할 곳 없던 타지에서 저에게

빛이 되어주었고 바람막이가 되어주었고 때론 친구로 때론 오빠로 때론 아빠로..

되어주는 남자친구가 이제는 신랑이 되어 제 곁에 있습니다...

 

도망치듯 친정에서 벗어나고 싶어 결혼을 서둘렀습니다.

돈없는 환경에서 서로 아끼며 결혼생활을 했습니다.

모든걸 이해해주는 신랑과 시댁에게 감사하며...

싹싹한 며느리는 아니지만... 정말 가족이 되고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오만함이 었을까요... 착각 이었을까요...

 

저는 친정에서 벗어난게 아니라 친정 문제 + 현실 문제 + 시댁문제까지 끌어안은 것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살갑고 사랑하던 신랑도 힘든 일들이 닥치니 제가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기 일쑤였습니다..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고, 그 순하고 착하던 신랑도 저처럼 변해갔습니다.

 

시댁에는 잘 하려고 늘 노력합니다.

싹싹한 며느리는 못 되어도 늘 믿음직한 며느리가 되려고 열심히 합니다

신랑도 늘 함께 해 주고요...

 

친정 어머니가 하루 두,세군대씩 아르바이트를 하시며 생계를 이어가셨고,

그러던 중 예전에 함께 사업했던 분들과 다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잘 되리라 믿었습니다.

저또한 십여년 넘게 봐온 분들이고

사업의 특성상 보증은 들어가야 했고 그분들 일가친척까지 모두 들어가있는 상황에

저또한 거절할 수 없이 보증인이 되었습니다.

 

참 우습죠? 본인이 안가도 본인이 날인하지 않아도 쉽게 보증이란게 되더라구요....

HD........ 지긋지긋한 그곳..이가 갈립니다..

 

이년정도 잘 되는 듯 보였어요... 열심히 일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저또한 열심히 적금도 넣고

신랑과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죠...........

 

얼마전부터 계속 이상한 전화가 왔습니다. 문자로 02에서...연락이 많이오고..

연체 되었다..뭐가 어떻게 되었다...

가압류를 하겠다..차압을 하겠다...

 

 

무슨말인지 못알아들을 말들만 해대던 그사람들에대해 어머니에게 물었더니..

사기를 당하셨답니다..

몇번을 까무라 치신듯 수습하려고 아무리 해도 수습이 안되 이 상황까지 온 거였습니다..

 

애초에 그럴 계획으로 대표이사란 작자가... 어머니를 끌어들인거랍니다..

피해자..피해액...어마어마했습니다.

 

순간 머리가 띵하고 하늘이 노래졌습니다..

신랑과 함께 몇년간 모은 .. 7000만원이 순식간에 날아갔습니다..

돈 많으신 분들에겐 얼마 안되는 돈일지 모르나

저는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적금을 넣었고 만기가 뭔지 예탁이 뭔지 하나하나 감사하며

기쁨으로 느끼고 있던 찰나였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이제 저는 혼자가 아니라 제 가족은 신랑또한 포함이니까요.................

친정엄마에게 연민을 가진건 비단 모든사람들이겠고

그게 합리화 될 수는 없겠지만.........제가 살아온 인생에 반은 엄마였고

제 삶의 목적은 엄마의 행복이었으니................

이상하죠..이해가 안가시죠...불우한 환경에서 살았다고 제 자신을 합리화 하는게 아니라..

그게 삶의 목적이 되더라구요..

 

아기는 갖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불우하게 자라와서 저 또한 온전한 가정을 줄 자신이 없어서요..

이기적이죠..

 

죽고싶었습니다.

7000만원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집 가압류에 월급차압...

하루이틀에 갚을 수 있는돈이 아니라 제가 10년을 일해도 갚을 수 없는돈이

제 빚으로 남았습니다..

죽고싶었습니다.

 

유서도 썼습니다. 제가 이기적인 년이라 제 신랑 이렇게 만든거 같아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헤어지자고했습니다. 내가 다 갚고 여지껏 받은 스트레스 내가 일해서

벌면서 보상 해 주겠다고.... 신랑 대답도 안하더라구요..................

말없이 잡아주는 손에 왈칵 눈물이 났습니다..

이기적인 년이라고 나쁜년이라고 내 자신을 채찍질 해도 ..

신랑이 내미는 손을 뿌리치지 못한 저를.... 제 자신을..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도 일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사기친 그분요.. 필리핀으로 도피하셨다가 잡히셨어요

근데 우습죠 몇십억을 가지고 갔는데

고작 몇달되었는데 없답니다.돈이..

죄값을 치루겠답니다...

그 분에게 초등학교 다니는 딸이 둘 있다고 들었는데

전 참 마음이 못됐나봐요. 그 딸들을 죽이고 싶더라구요. 제 돈으로 그리고 다른사람돈으로

배불리 쳐먹고 살 사람들은 그 가족이니까요

몇년 사기죄로 횡령죄로 몇년이면 끝나겠지만..

우린 인생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렸고 얼마나 아픈지 그 사람은 모르겠죠.

 

 

신랑이 처음에 일이 벌어지고 화가나서 했던말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사는게 너무 재미가 없다. 돈을 벌어도 늘 자기가 가진건 하나도 없고

사고싶은 걸 산적도 하고싶은 걸 한적도 없다.

일을 해도 재미가 없고..

사는게 재미가 없다...

 

 

항상 밝고 재미있던 신랑이...절 만나 이렇게 변해버린데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죽더라도 지금죽으면 피해자는 우리 신랑밖에 없다...

는 생각이 들고 정신이 번쩍들었습니다..

 

다 해결 해 보려구요...저 혼자 짊어지는게 아니라...

또 신랑도 짊어지고 짐을 주는거겠지만

제가 지금 혼자 가 버리면...제일 불쌍한건 우리 신랑이니까요....

 

 

앞으로 얼마나 넘어야 할 산이 많을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들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라 , 사랑받던 신랑에게

이런 모든 일들을 제공한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미안합니다.

나따위와 살아주는 그 사람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늘 가슴에 응어리처럼있어서 잠도 오지 않는 고민을 끄적여봅니다...

악플도 달릴지 모르지만.....

불쌍한 우리 신랑 생각하며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토커분들의 가정에는...평안과 행복만 있으시길...

추천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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