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CGV 앞에서 동생을 기다리는데,
어떤 남자가 조심스레 다가와 유엔난민기구에 대해 들어 보았냐며 말을 걸었다.
속으로 '뭐야 이거. 사기 아냐?'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 보다가 말을 많이 하시길래
그냥 들어주자- 이러고는 가만히 서 있었다.
이래저래 설명 하는데 내가 한마디했다.
" 국외는 관심이 없는데요- "
사실을 얘기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을 도와 줘야지 남의 나라 사람을 도와 주는건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 청년은 잠시 당황해하면서 남은 설명을 해주었다.
한 15분 정도 설명 듣고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도 하다가 보니, 마음이 조금 움직였다.
내가 결정적으로 기부를 결심한 건 이 한마디 때문이었다.
"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예요. 마음이 중요한 거예요. "
그렇게 계좌번호도 적고 사인도 하고 소식지도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
늦은 밤. SBS 채널에서 방송하는 '희망TV' 란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김혜자씨도 나오고 유지태, 김규리도 나왔다.
현지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며 이것 저것 설명을 하는데
참...
정말.. 정말 같은 시간대에 머나 먼 이국땅에선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난민촌으로 살기위해 피난을 왔지만 오는 동안 죽어간 아이들.
3일동안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
죽은 아이를 보며 무표정한 어른들.
일부만 본건데도 너무. 너무 상황은 심각했다.
아이의 얼굴엔 파리떼가 들러붙었고 파리 쫓을 힘도 없는데다가 눈도 힘겹게 깜빡였다.
엄마. 아빠의 표정은 근심이 가득 차 내 표정마저 일그러졌다.
김혜자씨가 이렇게 얘기했다.
" 우리나라는 굶어서 영양실조로 죽는 애들은 없어요. 그런데 여기 아이들은
먹을 것이 정말 없어서 영양실조로 죽고 있어요.
사람인데. 이러면 안되잖아요?... 여러분 도와 주세요.. "
...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내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틀렸다.
잘못 생각 했었고, 이기심으로 만들어진 생각을 난 옳다고 생각한 거였다.
어제 그 청년에게 국외엔 관심이 없다고 얘기 한 게 너무 창피했고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진심으로 뉘우쳤다.
나만 알고 있는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달 1만원이면 무려 1,200명의 아이들에게 말라리아 치료제를 줄 수 있다고 한다.
1만원이면 맛있는 밥 한끼 먹을 수 있는 거지만
아프리카 아이들에겐 1,200명의 치료제를 줄 수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가치있고 아름다운 일이 아닌가?
돈의 가치는 내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강제적이 아닌 지극히 자발적인 작은 용기로.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는 이들이
많아 지기를 소망 하며 글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