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2011-11-30]
30일 새벽(한국 시각)에 열린 칼링컵 8강전에서 리버풀은 2골을 모두 어시스트한 크레익 벨라미의 맹활약 덕에 2-0 완승을 거두며 준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반면 '900억의 사나이' 페르난도 토레스는 또 다시 친정팀 리버풀 상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리버풀이 10일 전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2라운드 스탬포드 브릿지 원정에서 2-1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재격돌에서 또 다시 2-0 완승을 기록했다. '스탬포드 브릿지 침몰'의 중심에는 바로 벨라미가 있었다.
지난 주말 맨체스터 시티와의 13라운드 경기에서 절친 게리 스피드의 급작스런 사망 소식으로 인해 결장했던 벨라미는 팀에 복귀하자마자 곧바로 2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이미 벨라미는 10일 전 첼시와의 맞대결에서도 빠른 역습으로 막시 로드리게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벨라미는 58분경 빠른 측면 돌파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로 노마크 상태였던 막시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를 선물하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5분 뒤엔 정교한 간접 프리킥으로 마틴 켈리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비단 벨라미의 활약상은 도움 2개에만 국한된 건 아니었다.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과 압박 수비를 펼치며 미드필드 싸움에도 적극적으로 가세했다. 또한 역습시엔 빠른 발로 수비 라인이 높은 첼시의 뒷공간을 위협적으로 파고 들었다.
사실 리버풀은 이적 시장 마지막 날에 들어서야 비로소 벨라미를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이적료 없이 공짜로 영입했다. 애초에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케니 달글리시 감독은 벨라미를 루이스 수아레스와 앤디 캐롤 투톱의 백업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 4년 만에 리버풀로 돌아온 벨라미는 시즌 초반 주로 교체로 활용됐었다. 첫 선발 출전은 하부리그팀 브리턴과의 칼링컵 경기였고, EPL 선발 출전은 10월 22일 노르위치전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공식 대회에서 벨라미는 2경기 선발 출전(칼링컵 1경기와 EPL 1경기)과 6경기 교체 출전(EPL 5경기와 칼링컵 1경기)이 전부였다.
하지만 10일 전 시즌 3번째로 선발 출전한 첼시와의 리그 경기에서 팀 승리에 일조한 그는 이번 칼링컵 8강전에서도 리버풀의 완승을 이끌어내며 리버풀의 보물로 떠오르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바로 벨라미가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득점 포인트를 올리며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라는 사실이다(교체로는 득점 포인트가 하나도 없다). 앞으로 케니 달글리시 감독은 득점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캐롤 대신 벨라미를 더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무려 5000만 파운드(한화 약 900억)라는 거액(EPL 역대 이적료 기록)을 들여 영입한 토레스는 또 다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도 못했고, 패스 미스도 잦았다. 리버풀 팬들의 야유에 다소 주눅이 든 인상이 역력했고, 자신감도 부족했다.
토레스는 리버풀에서 첼시로 이적한 이후 1년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벌써 3번이나 그것도 스탬포드 브릿지 홈에서 친정팀을 상대했다. 문제는 이 3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도리어 아이러니하게도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 시종일관 부진한 모습만으로 일관하며 첼시의 리버풀전 연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골닷컴 인터내셔널은 토레스에 대해 "5000만 파운드의 사나이는 유감스럽게도 존재감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머뭇거리는 첼시의 미드필드진으로부터 적은 도움을 받았을 뿐이지만, 리버풀의 재정비된 수비진 상대로 이렇다할 전진조차 하지 못했다. 그는 또 다시 바닥으로 추락했다"며 평점 4점과 함께 이 경기 최악의 선수로 꼽았다.
반면 벨라미에 대해선 "절친 게리 스피드을 잃은 슬픔을 딛고 그는 자신의 높은 수준을 입증하는 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쳐보였다. 그는 리버풀의 2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첫번째는 완벽한 패스를 막시에게 연결해 주었고, 두번째는 훌륭한 프리킥을 켈리의 머리에 전달했다"며 평점 8점과 함께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했다.
이번 경기 승리로 리버풀은 첼시전 4연승을 일구어냈다. 또한 케니 달글리시 감독 개인은 첼시 상대로 13경기 무패 행진(10승 3무)을 이어오게 되었다. 이제 첼시를 꺾고 칼링컵 준결승에 오른 리버풀은 2002/03 시즌 이후 클럽 통산 8번째 리그 컵 우승에 도전한다.
〔골닷컴코리아 김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