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일 2011년 9월 12일
출산 2011년 9월 20일
무통X 촉진제X
자연분만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음...
우선 간단하게 정리(?)하기위해 음슴체로 gogo~~~~
예정일이 가까워오자 본능적으로(?) 출산후기를 읽기 시작했음
아침에 일어나서 읽고 저녁에 잠들기전까지도 휴대폰을 부여잡고 출산후기만 열심히 읽어댔음..
뭐랄까.... 시험보기전에 기출문제를 훑어보는 기분이랄까? ㅋㅋ
읽는분들의 마음을 어느정도 알기에.. 불안감을 멀리 보내기 위해 쉽게쉽게 쓰겠음 ㅋ
계단오르기/방바닥 수건질/걷기 등등 분만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을 보며
계단오르기... 올라가다가 뒤뚱뒤뚱 자빠지기라도 하면 어쩌지?
그럼 혼자해서는 안되겠네.. 서방님오면 같이하자고 해야겠다..
아니네.. 퇴근하고 힘들텐데 더운날 계단까지 함께 오르자고 하다니 안되겠네..
그럼 주말에만 해야겠다..
그럼 하루에 두번하면 되나?
뭐 이런식으로 나는 출산을 늦추고 ㅋㅋ 있었음 푸하하
어쨌든 계단오르기는 출산전에 이틀;;; 총 4번 실시했고
이정도로는 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염치가 실종임 ㅋㅋㅋ
수건질.. 하려고 봤으나 집에 수건가 없음 ㅋㅋ 대박 ㅋㅋㅋㅋㅋ밀대/진공청소기/물티슈가 바닥청소 도구의 전부인 - 아, 빗자루도 있었구나 ㅋㅋㅋ- 우리집에 출산을 돕기위해 수건를 구입하기엔.....
사실 수건질 귀찮아서 하기싫었음 ㅋㅋㅋㅋ
걷기 또한..
핑계는 수백가지도 더 댈 수 있었기에 안했음 ㅋㅋ
이런식으로 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자제하고
오로지 십자수에 올인했음
아침부터 밤중까지 바늘을 놓지않고 '애낳고나면 못할꺼야 지금 열심히 해야지! 지금잡은 바늘 3년후에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으로 완전 최선을 다했음 (하지만 결국 완성하지 못하고 ㅠㅠ )
예정일이 4일 지난 정기검진일
긍정선생님은 예정일 전후2주는 정상분만이라며
다음 정기검진일에도 출산하지 않았다면 유도분만을 해야할것이라고 얘기함
이선생님 난 좋음
항상 긍정적임 ㅋㅋ 난 임신기간내내 걱정따위 없는 임산부였음
추석날이 예정일이었던 나는 2주전부터 와계셨던 친정엄니와 구년묵은소리(전라도사투리인가?ㅋㅋ 옛날꼰날얘기)까지 꺼내서 하하호호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오랫만에 엄마랑 단둘이 이야기하고 밥먹고 넘 행복한 시간이었음
아기가 태어나면 어찌어찌 할것이다 등등 긍정적이고 즐거운 상상으로 가득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음
(예정일이 지나고 지난 그런 날들을 십자수와 수다로 보냈단 말임 ㅋㅋ)
추석날 출산할 줄 알고 미리 와있던 여동생은 기다리다 지쳐 집으로 돌아갔고 9/19 - 예정일이 일주일 지났음
그날따라 나는 고기가 먹고싶었음
아침 - 제육볶음
점심 - 제육볶음
저녁 - 후라이드
근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먹어도 먹어도 흥이 나지 않았음 ㅋㅋㅋ
특히 저녁에 후라이드는 진정 3조각 먹고나니 먹기 싫어지기까지 했고
나는 남은 후라이드를 냉장고에 넣으며 내일 아침에 식욕이 돌면 아침부터 또 닭다리를 뜯겠다고 다짐했음
그날도 나는 십자수를 새벽 열두시까지 했고
샤워를 마친후
침대에 누워서
출산후기를 읽기 시작했음 ㅋㅋㅋ 열심히 열심히
가진통은 생리통보다 훨씬아프며,
진진통은 길에 누워있는데 자동차가 밟고 지나간것처럼 아프다는... 이런 이야기를 읽으며
아! 그렇구나를 연발하고 있던찰나
배가 아팠음
아, 아침부터 기름진것만 먹었더니 뱃속이 요동을 치더니 설사가 주룩주룩
온몸의 피와 살을 제외한 모든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기분이었음
비데 없었으면 어쨌을까 싶을 설사의 고통이 10여차례 계속되었고
나는 혹시나 이게 설사해서 아픈배가 아니고 진통인가 해서 진통어플을 켜놓고 주기를 입력했음
8분 - 15분
간격이었던 주기가 한시간이 지나자 10분정도로 맞춰졌고
그와중에도 나의 화장실행은 계속 되어가고 있었음
3시쯤
병원에 전화해서 나 왠지 애 낳을것 같다고 혹시 그러면 어찌해야하냐고 물었더니
냉큼 오라고 함
하지만 난 아직 자동차가 배를 밟은것처럼 아프지는 않았기에 참아보기로함
가진통이 없었기에
'이게 바로 가진통이로군..'
-_- 이딴생각을 하고있었음
3시 45분
병원에서 전화가 옴 -내번호 어찌알았지? -.-
왜안오시냐고 하길래 배안아프다고 해버렸음 - 내가 왜그랬는지 ;;;;
그렇게 나는 화장실과 진통어플에 정신없이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오마이갓
5분간격이 왔음
시간은 새벽 5시
일정하게
아주 일정하게 진통이 왔음
그렇다면 이것은 진진통인걸까?! ㅠㅠ
병원에 전화하기전에 엄마한테 가서
엄마...... 나 병원가봐야할것같아..... 라고 했더니
엄마 후다닥 옷을 입고 차에 시동을 걸었고
나는 조수석에 앉아서 병원에 전화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
가진통이면 다시 집에 와야한다는 생각에 그냥 다시 가지말까;;; 하는 생각도 하고
ㅋㅋㅋ 지금생각해보니 웃김 ㅋㅋ병원주차장에서 엄마한테 다시 말함 "엄마, 집에 그냥 가라고하면 어쩌지?" -_-;;;
병원도착했더니
간호사쌤은 왜 전화안했냐고 전화했으면 준비 다 해놨을텐데 라고 했다
아이고..ㅠㅠ 진짜 나 애낳나보다
옷을 갈아입고
(걱정했던 손발톱 매니큐어는 아무 문제되지 않았다)
침대위로 올라갔다
선생님이 와서 간호사쌤께 '스틱'이라고 하였고
난 곧 양수가 터뜨려졌다 따뜻한 물이 흐르는 느낌이 났다
제모할때 서걱서걱 잘라내고 테이프;;;로 털을 모조리 정리해주었다
난 자연관장을 했기에 ㅋㅋㅋㅋㅋ 관장은 하지 않았다
이미 내몸은 아기뿐 더이상 나올게 없는몸
숨은 최대한 깊고 길게 쉬어야 하고
(태동기를 달고 있었는데.. 내가 숨이 가빠지면서 숨을 짧게짧게 쉬자 아기 심장박동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ㅠㅠ 아기에게 산소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하여 최대한 숨을 깊고 길게 쉬었다)
울어서는 안된다
울면 지금 나처럼 모니터를 볼때 침침함을 느끼게 된다
(남편이 훈련중이라 타지에 있었는데 옷갈아입고 침대위에 눕자마자 눈물이 막 쏟아졌다
엄마가 옆에 있었지만 그래도 남편없이 애를 낳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무섭고 서러웠다 ㅠㅠ)
근데 그 아픈 와중에 졸음이 쏟아지더군
간호사쌤은 소리친다 '엄마 잠들면 안되요!!'
똥마려운 느낌이 들면 힘을 주라고 했는데 난 아직 그렇지 않았고
다만 소변이 마려웠다
소변이 마렵다고 하면 화장실 보내줄줄 알았는데
태동기를 달고있어서 그랬나?
그냥 싸라신다 ㅠㅠ 엄마도 옆에 있었는데 넘 부끄러웠다
병원도착해서 침대에 누웠을때 5시25분이었는데
2시간반 가량 진통을 했다
내진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었는데
막상 하다보니
아, 아기낳을때는 원래 이렇게 아픈거구나
하는 이상한 정리를 머릿속으로 하고있었다;;;
침대에 누워 진통을 할때, 고개가 들려져서 일어나듯이??되는 자세가 되는데..
그렇게 고개를 들때마다 벽에 걸린 그림이 날 힘내게 해주었다
클림트 - 여자의 세 시기 라는 작품인데...
나도 곧 아기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퐁퐁 솟아나는 아련하면서도 감동적인 그림이었다
남편은 늦게서야 연락을 받고 도착해서 내손을 잡아주고 있었는데
엄마한테 했던말을 다시 해보았다
수술하고싶다고
나 죽을것같다고
그랬더니 남편은 못들은체 한다
( 예정일이 가까워올때쯤 남편에게 내가 말하길 나는 엄살도 심하고 겁도 많아서 분명 수술하겠다고 울며 빌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진심이 아니니 못들은체 해달라....... )
남편이 결혼생활중에 내말을 그렇게 잘듣기는 손에 꼽을 일이었다.... ㅋㅋㅋ
엄마한테 다시 빌어보았다
죽겠다고 이러다 진짜 죽겠다고
죽을만큼 아파야 애기는 나온다고 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파서 소리지른게 아니라
두사람의 반응이 진정 짜증나서 막 악다구니를 썼음
그래서 간호사쌤께 나 무통놔달라고
(사실 주사바늘 엄청 무서워해서 남편에게 ㅋㅋㅋㅋ 내가 무통을 놔달라고 하여도 그것은 나의 진심이.... ㅋㅋㅋㅋㅋㅋ 라는 발언을 한바 있음 ㅋㅋㅋㅋ)
했더니 의사쌤께서 초산이라 무통놓지 말고 가자고 하셨단다
이세상 모든이가 나에게 등을 진 기분
난 더 악다구니를 썼고
그와중에 아기는 머리가 보였다
로보트처럼 생긴 분만을 위한 의자(?)로 자리를 옮겼다 - 8시
남편과 엄마는 문밖으로 보내졌고
탯줄자르는거 간호사쌤이 하기로 미리 말했기에
짐승처럼..ㅠㅠ (그때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나네 ..ㅠㅠ ) 소리를 지르다가
난 숨을 깊게 크게 쉬며 힘을 줬다
한번
두번
세번
어디선가 진공청소기 돌리는 소리가 나더니
(후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흡입분만 이라고 하더군)
꿀렁 -
아기가 나왔다
놀랍게도 아기가 나오자마자 고통은 사라졌고
난 연습하고 연습했던 말을 ,
'오느라 고생했어'라고 내 가슴에 안긴 아기에게 건냈다
후처치를 마치고
입원실로 올라가는길에 휠체어를 타고 아기를 다시한번 볼 수 있었는데
난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고
남편에게 물었다
'아기 머리숱 많아?'
...... 내가 머리카락이 얇고 숱도 적어서 엄청 컴플렉스여서 그게 정말 궁금했기때문에 그랬다 ㅋㅋ
다행히 머리숱은 남편을 닮아서 적지 않음 ㅋㅋ
8시 23분 출산
입원실 올라가자마자 나는 잠들었고
10시반쯤 잠이깨서 나는 미역국을 국물까지 모조리 흡입했다
포동포동한 아기가 너무 귀엽다며 엄마도 기뻐하고 남편도 나에게 고생했다며 아기가 예쁘다고 하였지만
내눈에는....
진짜...
음...... -_-;;; 이런 느낌이었다
예정일 10일전에는 3.4Kg이었던 아기가 예정일 3일전에는 3.7Kg으로
낳고보니 4.7Kg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
선생님은 아기가 다리가 계속 계속 나왔다고 ㅋㅋ(다리가 길다는 말씀? ㅎㅎ)
친구들은 어찌 4.7Kg아기를 자연분만 할 수 있었냐고
대단하다고 하였지만
사실난...
그저.. 몰랐을뿐이다...
몰랐다
이렇게 아프고 무서울지
그리고 몰랐다..
초음파상 몸무게와 실제 몸무게가 이렇게나 차이가 날지 ㅋㅋㅋ
어쨌든 지금은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내딸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나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
와......... 정말 두서없네요 ㅠㅠ
너무 길어서 죄송해요
막 쓰다보니 이리 되었네요
출산앞두신분들 모두다 순산하시길 바래요
참,
도넛방석은 꼭 준비하세욬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