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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다...ㅠ.ㅠ

임산부 |2012.01.02 00:14
조회 3,162 |추천 9

나는 혼자다

난 임신 9개월이다

배는 남산만하고 몸무게도 첫째때와 비슷하게 늘어버려

움직임도 둔하고..골반이 아파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나는 혼자다

첫째 낳고 두달도 안되어 암으로 아빠가 돌아가셨고

난 아빠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빠가 돌아가시기 열흘전에 알았다

나는 혼자다

아빠가 돌아가신지 2년도 되지 않아...내생일 이틀전 갑자기 엄마도 돌아가셨다.억울하고 억울하게... 내생일이 엄마의 발인이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일주일뒤...내가 임신 4주째인걸 알았다.

나는 혼자다

남편은 나에게 무관심하다. 아프던지 화가나던지 기분이 좋던지...

울던지 웃던지..

나의 상태는 그에게 관심 밖이다

미움보다 더 못견디는것이 무관심이라던데...정말 그런것 같다

나는 혼자다.

마음도 우울하고 출산을 앞두고 겁도 나고..

도대체 이 기분이 뭔지 몰라 추운 겨울 한밤중 집을 나섰는데

썅 갈데가 없다

신발. 이럴때 친정에 가야하는데

젠장할 친정이 없다 썅

만삭인 임산부가.. 집을 나갔는데

남편이란 놈은 전화한통도 없다

개자식

 

군데 군데 얼어버린...깜깜한 길바닥을 혼자 걷다가..

어린애마냥...엄마 엄마...엄마를 부르며 울며 걷다가..

갑자기 떠오른 날짜

오늘이 1월1일이다.

나이를 먹었는지 연말이고 연시고...느낌도 없어 몰랐는데

왜 하필 이런 엿같은 기분에 날짜가 떠오르는지..

슬픔이 더 복받친다.

남편에게 편지를 쓸거다

 

개자식아~

나 죽고 땅치고 후회해라

임신해서 뭐 먹고 싶다고 하면..

그 눈빛...아...정말 잊을 수가 없다

정말...뭐 이런게 다 있나...살만 디룩디룩 쪄서 뭘 그리 쳐먹나..

이런 생각을 하는지..암튼 기분 더러워지고 비참해지는 눈빛으로 날 보고는 한마디 던진다

"뭘 또 먹을라 그래"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하면 "무슨 떡볶이야~" 하며 신경질

햄버거가 먹고 싶다고 하면 " 아 무슨 햄버거야~"하며 짜증

김치찌개 먹고 싶다고 하면 "무슨 김치찌개야~"하며 딴청

정말이지 단 한번도 ....사다주는건 둘째치고...곱게 대꾸한적 없는 놈.

 

지는 하루도 안빠지고 술쳐먹고 위궤양 걸려놓고 그래도 술쳐먹길래

나도 애낳고 술만 마실거다 했더니

또 그 기분 더러워지는 눈빛으로 날 쏘아보더니

"술은 무슨.. 살이나 빼"

나는 개자식.

 

아프다고 울던 말던...

따뜻한 눈길..말 한마디 안건데는 녀석

 

나 죽고.. 미친듯이 미안해 하며 살아라

개 자식아

추천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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