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시작
이번 통로는 어느 때보다 길고 복잡했다. 제법 적응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고 지치는 건 매번 같았다. 게다가 이동하는 중간에 아래쪽으로 비탈진 길을 지났기 때문에 만약 막다른 곳에 부딪히면 뒤로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수정을 생각해서 내색은 하지 않았다. 희망은 얄밉게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쯤 꼬리를 슬쩍 드러냈다.
“빛이 보여요.”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외쳤다. 뒤에서 수정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답할 기운도 없어요. 얼른 가요.”
마지막 남을 힘을 끌어 모아 필사적으로 전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구멍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나는 방안에 있는 공기를 다 먹어치우기라도 할 것처럼 격하게 숨을 몰아쉬며 통로를 비집고 나왔다. 줄곧 어둠속에 있었던 터라 밝은 빛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나는 눈을 감은 채로 구멍에 손을 집어넣어 수정을 끌어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손으로 차양을 만들고 주변을 살폈다. 방의 구조는 이전과 같았다. 콘크리트로 된 입방체 구조에 스프 투입구와 수도꼭지가 있었다. 하지만 그 밖에 많은 부분이 달랐다. 이전보다 방의 크기가 두 배는 넓었고, 구멍도 우리가 들어온 것까지 포함해 세 개나 되었다. 그리고 정면에는 커다란 철문이 보였다.
무엇보다 극적인 변화는 이 방에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었다. 무려 네 명이었다. 남자 셋에 여자가 하나. 남자들은 각각 군복을 입은 스포츠머리, 뚱뚱한 체구의 안경잡이, 머리가 희끗한 중년이었고, 여자는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단발머리였다. 그들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우리를 보고 있었다.
군복을 입은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드디어 신입이 왔군.”
2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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