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 12월에 만나 1년만인 작년 12월에 식을 올리고 결국 1달만에 헤어짐을 결심하게 된..
이혼녀라면 이혼녀입니다.. 아직 혼인신고 전이라.. 법적으로는 미혼이지만요...
저랑 7살 차이가 나는 그 사람은 처음에는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고 생각될만큼
자상하고.. 배려깊고.. 누구보다 절 사랑해주는 사람이었어요..
저는 그 당시 오랫동안 준비했던 꿈을 실패하고 패닉에 빠진 상태였어요.
집도 어려운데.. 실패한 충격에.. 그 고통스런 과정을 다시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미칠 지경이었지요..
그런 저에게 그 사람이 말했어요.. 결혼하자고..
자기가 돈걱정 안하도록.. 누구보다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해줄테니 결혼하자고..
아무것도 필요없고 니가 필요하면 자기가 혼수하라고 돈까지 줄테니 그냥 결혼만 해달라고..
만난지 두달만에 했던 말이지만.. 저는 병.신처럼 그 말에 혹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생각할수록 제가 미.친.년이네요..
가진거없고 실패한 저한테.. 그 사람은..대학 시간강사일을 하는 공무원에.. 뛰어난 학벌.. 꽤 있는 재산, 자기 집.. 자기 차..
그냥 저 사람의 품에서 걱정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저에게는 뜨거운 사랑도 아니었어요.. 그냥 잔잔한 따뜻함이었죠.. 결혼은 그런거라고 생각했어요..
무섭게 반대했던 엄마를 꺽고 상견례도 하고.. 이것저것 진행되는 1년여동안..
그 사람의 거짓말들이 하나씩 터졌어요.. 사소한 거였어요.. 저를 꼬시기 위해서였대요..
저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갔어요.. 아니.. 심각했는데.. 그런것보다 그 사람이 저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라는걸 아니까.. 그냥 넘어갔어요..
결혼준비하면서 자기가 하고 있는 사업이 많이 힘들어져서 자금융통에도 문제가 생겼어요..
결혼자금도.. 결국 엄마가 빚내가면서.. 이것저것 천만원가량 들어가게 됐어요..
그래도 그냥.. 저는 그런거 상관없었어요.. 결혼했으니까..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싶다는 생각만 했어요..
사실 저는 이혼가정 자녀거든요.. 그래서.. 누구보다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어요..
근데.. 결혼 한달전부터.. 그 사람이 이상했어요..
갑자기.. 결혼 못하겠대요.. 제 성격이 못되먹고 제 막말을 못 견디겠데요..
울면서 빌었어요.. 내가 고치겠다.. 그렇게까지 당신이 힘든지 몰랐다.. 무조건 내가 고치겠다고..
저도 제 성격 만만치않은거 알기 때문에.. 고치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그 뒤로.. 툭하면.. 정말 사소한 일부터.. 자기 맘에 조금이라도 안 들면..
갑자기 버럭 화를 내고.. 소리지르고.. 욕하고..
저희 부모님 이혼한 이유가.. 아빠가 폭력을 휘둘러서인데... 제가.. 그래서.. 그런 폭력적인 모습.. 무서워하거든요..
근데.. 그렇게 다정했던 사람이.. 갑자기 저렇게 돌변하니까.. 무서웠어요..
제가 울면.. 윽박질러요.. 울지말라고.. 짜증난다고.. 그렇게 한참 다그쳐놓고..
저는 소리도 못내고 울면서 누워있는데.. 옆에 누워서 티비보면서 웃어요... 정말.. 무서웠어요..
근데 저는.. 제가... 제 성격이 나빠서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여자라면 남자한테 찍소리도 하지 말고 시키는대로 해야한다는..
그런 사람이었던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도 .. 저는 진짜 잘못 안 했거든요..
그냥.. 청소랑 정리 같이하자고.. 계속 뺀질거리길래 짜증 좀 냈던거뿐인데..
그게 잘못이라면.. 잘못이겠네요.. 짜증 좀 낸거..
그런 일이 일주일에 한두번씩 반복됐어요.. 화내면서 결혼 하지말자고.. 그러는거...
그리고 매번 제가 잘못했다고 빌었어요..
결혼식날 아침에는.. 정말 저도 화가나서 같이 말싸움을 했어요..
그랬더니.. 손이 올라가더라구요.. 때린건 아니지만.. 때리려고 손이 올라갔어요..
결혼식날 아침.. 웨딩샵 가는 차 안에서요.. 충격에 아무말도 못하는 저한데 빈정거리대요..
이미 부모님, 사람들 다 불러놓은 식 당일이라.. 아무말 못하고 식을 올렸어요..
그날 오후에 아침 일 사과하라고 했더니 안 때렸으니까 잘못 없대요.. 저도 화가나서 막말했어요..
그러다가 멱살 잡혀서 개처럼 끌려다녔어요.. ㅎㅎ.. 그래놓고 자기는 친구들이랑 술마시러 갔어요..
아무렇지도 않게 문자로 친구들 기다리니까 빨리 오래요..
병.신같이 저는 또 그냥 갔어요.. 또 그렇게 넘어갔어요..
신혼여행때.. 다른 커플들이랑 어울리는 시간에는 한없이 다정해요..
근데 둘이 있을떄는 핸드폰 게임만 해요...
신혼여행 끝나고.. 이사집 정리하면서... 몇번 싸웠는데.. 한번은.. 화가 났는지..
저희 강아지를 퍽 때리더라구요...
저도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라.. 조금씩 회의가 들었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매번..
필요없으니까 꺼지라고.. 나가라고.. 그럴때마다 제가 빌었거든요.. 잘해보자고...
왜냐하면.. 전 이혼가정의 자녀니까.. 나까지 이혼하면... 그건 정말 싫으니까....
어느날은.. 또 저랑 말다툼하다가.. 갑자기 들고 있던 물건을 벽에 쾅 던져요..
그리고 또 욕하면서.. 저보고 나가래요.. 제 어깨를 막 밀어요...
그날은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지치기도 했고.. 그냥 주저앉아서..
조용히 얘기했어요..
앞으로.. 아무리 화가나도.. 물건 던지지 마라.. 강아지 때리지 마라.. 그것만 지켜달라고...
근데.. 못하겠대요.. 앞으로 니가 또 열받게 하면 더 심하게 물건던지고 화낼꺼래요...
그래서.. 제가.. 헤어지자고 했어요....
정말..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말.. 했어요.. 절대로.. 엄마처럼 되지 않을꺼라고.. 잘 살꺼라고.. 다짐했던..
제가.. 너무 힘들어서..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 길로.. 친정에 내려왔고.. 지금은.. 아무에게도 연락 안하고.. 아무도 없는 지역으로..
혼자 와서.. 앞길을 다시 준비중이에요..
지난 일년간의 일들이..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병.신.같은 제 선택도 후회스럽고.. 모든게 후회스럽고.. 또 앞으로가 막막하고..
무엇보다 이제 나는 더이상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은 영원히 이룰 수 없다는 사실..
혼인신고는 안 했어도.. 저는 결혼식까지 다 올리고 결국 실패한 이혼녀일뿐이니까요..
근데 저는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결혼식날 포기하고 엎었어야 했나..
이혼보다는 파혼이 낫다고 하는데.. 결혼당일날 진짜 폭력을 본거라..
그리고.. 저는 정말.. 노력했는데.. 어떻게든 잘 해보려고...
너무 빨리 포기한건지....
휴.. 지금은.. 마냥.. 그 사람이 밉고 증오스럽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