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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준 선물에 "험하네"라고 하는 남편

- |2012.02.10 08:18
조회 110,487 |추천 299

화가나서 잠도 거의 못잤네요....

저는 32, 남편은 36, 결혼한지 약 6개월 쯤 되었고, 임신한지 6주정도 됐습니다.

 

며칠전부터 동생이 "매형 생일 다가오는데 선물 뭐해줄까?"하길래, 됐다고 괜찮다고 했는데 매형이 노트북 갖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노트북을 사주겠다고 하더군요. 동생이 자꾸 신경써주는게 미안하고 고맙기도 해서 됐다고 괜찮다고 했는데 아니라며 선물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동생이 한달전에 작은 컴퓨터가게를 열었거든요... 아주 작고 허름하지만, 열심히 일해서  전에 회사에서 받는 월급보다 더 많이 번다고 좋아하며 토요일, 일요일도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동생에게 노트북은 내꺼 있어서 같이 쓰고 있으니까 PC 한대 만들어달라고 했습니다. 케이스는 어떤 색으로 해줄까? 어떤용도로 많이 쓰고 싶어? 동생에게 너무 고맙더라구요..응.. 그냥 니가 보고 괜찮게 해줘... 고마워.. 했습니다.

개업한다고 해도 화분하나 못갖다준 누난데... 동생이 워낙 착해서 서운하단 내색 한번 안했는데... 아,,, 눈물이 나네요....

 

동생이 어제 컴퓨터 사양 좋게 잘 만들었다고, 설치해준다고 하는거 고맙고 미안해서 가게 비우지 말고 내가 차 가지고 가겠다고 하고 퇴근하고 동생 가게로 갔습니다. 본체,마우스, 키보드, 마우스 받침까지 소소한것 까지 다 챙겨서 "누나네 영화 많이 보라고 용량도 엄청 크게 했어~" 하는데 너무 고맙고 미안하더라구요...

오는 길에 남편한테 전화가 왔습니다.퇴근하고 가고 있다고..제가 동생한테 선물받아서 가고 있으니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그리고 얼마후 주차장에서 만나 동생이 준 선물을 들고 집으로 올라가는데,

남편 왈, "모니터 없으면 따로 사야겠네. 케이스는 예쁜걸로 했겠지? 컴퓨터는 케이스가 예뻐야 하는데"

제가 "동생이 알아서 잘 해줬을거야"

 

집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열었는데  아무말 안하고 지금 창고로 쓰는 서재방에 갖다놓고, 동생이 준 키보드를 보다니 "키보드는 갖다줘.예쁜거 사게." 여기까진 뭐.. 그래, 그래도 동생이 챙겨준 선물인데 고맙다고라도 해주지.. 이정도 였는데,

마우스박스를 보더니 "마우스 험하네"라고 하는겁니다.근데 그말을 듣는 순간 너무 울컥하고 인간적인 실망감도 들고..(제가 지금 임신중이라 많이 예민할 수도 있지만...)

제동생이 싸구려 키보드랑 마우스를 넣어준 것도 아니고, 동생 가게에서 제일 좋은 S사, L사 걸로 넣어줬는데, 아무리 맘에 안든다해도 뜯어보지도 않고 박스만 보고 험하다는 소리를 한다는게...

그래도 본인보다 6살이나 어린 동생이 생일이라고 챙겨서 보내줬는데, 내동생 개업하고도 한참 후에 빵 몇개 사들고 한번 같이 가본게 다면서, 이런 생각이 드니까 점점 화가 나더라구요...

일단 동생한테 고맙다고 전화한통 하라고 했습니다.그랬더니 그런말 언제 했냐는듯 통화하고 끊더라구요.

 

제가 표정이 굳어져 있으니까 왜그러냐고 하길래 험하다고 표현한거 기분상한다고 했더니, 한숨을 푹 쉬고 인상을 쓰면서 "그래 내가 잘못했다"이러더라구요.

저도 그말듣고 마음 상해서 찬물로 손빨래하고 세탁기 돌리고 설거지하고 다림질하고 방에 오니 침대에 누워있더라구요. 벌써 시간도 11시가 넘었고 불끄고 저도 침대에 누웠습니다.

눈물이 나더라구요.. 동생한테도 미안하고... 그냥 조용히 울고 있었는데,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리와봐"하면서 손을 뻗었는데 제 얼굴에 눈물이 묻어 있으니까 왜 우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개업한다고 했을때도 화분하나 못사줬는데 이렇게 챙겨줘서 고마운데 험하다는 말 들으니까 속상하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앞으로 나한테 뭐 해주지마.밥도 해주지 말고, 하고 나서 힘들다느니 생색좀 내지마"이러는 겁니다. 하아.. 저 밥해주고 생색낸 적도 없고, 이런말 듣는 자체가 어이가 없어서, 말하기 싫고 배아프니까 내가 거실에서 자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옆에 와서 손가락질하며 잔소리를 엄청 늘어놓더라구요.

뱃속 아기가 있는데도 저러고 있으니 화가 나서 겉옷 입고 밖으로 나갔습니다.나갈때까지 큰소리치며 잔소리 하더군요.

비상용엘레베이터실에서 한시간동안 쪼그리고 앉아있었습니다.내가 잘못한게 뭔지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거 서운하다고 했다고 임신한 나한테 손가락질에 큰소리치는거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나 싶고...제가 큰소리 치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그런소리 들으니까 저도 쓰러질것 같고, 배도 너무 아프더라구요.......

1시간동안 쪼그리고 있는동안에 3번정도 전화가 왔는데 안받았습니다.친정에 갈까도 생각했는데 벌써 새벽 두시인데 엄마가 너무 놀랄까봐 못가겠더라구요... 마지막 전화가 왔을때 받았는데 또 잔소리 엄청 늘어놓더니 들어오라고 하더라구요.집에 들어와서 침대에 누웠는데 이불에 담배냄새...

다른 이불 가져다가 바닥에 누웠습니다.

 

아침에 밥도안하고, 깨워주지도 않았습니다. 혼자 알람소리 듣고 일어나더니 준비하고 "갔다올께"하고 나가는데 대꾸도 안했습니다.

나도 일하는 사람인데, 집안일하는것도 거의 도와준적 없으면서, 임신한 와이프한테 서른여섯이나 먹어서 이런 행동이나 하고 있으니 참.. 내가 사람을 잘못봤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하면 남편에 대한 실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오늘부터 제가 먹을것만 해서 먹고, 내것만 치우고, 내것만 챙기고 하려고 합니다.

투명인간처럼 대할거예요....

 

추천수299
반대수13
베플쓰읍|2012.02.10 09:39
진짜 남편 정떨어질만 하다. 기껏 선물해줬더니 험하네? 키보드 바꾼다고? 정말 기본 인성이 안되어있네요. 내가 다 화나고 열받네. 부인이 기분이 상해서 울고 있는데 자기 잘못은 못깨우치고 자기한테 뭐해주고나서 생색내지 말라니? 완전 또라이 아닌가요? 어떻게 평생을 같이 살아요? 진짜 걱정이다..
베플나만그래|2012.02.10 11:18
일부 남자들은 그런 섬세한 감정을 이해 못해요. 예를 들어 설명해주세요... "시어머니가 나 먹으라고 음식 갖다줬는데 그 앞에서 헛구역질하면서 '냄새가 토할거 같아!' 라고 말했다면 넌 기분이 어떨 거 같아?"라고 물어보시고 그기분이 지금의 내 기분이라고 말해주세요. 울 오빠도 가끔 중고 컴퓨터 고쳐서 갖다 줍니다. 솔직히 금방 고장날때도 있고 속도가 느린 것도 있고 그랬어도 신랑 고마워합니다. 형님 잘 둬서 컴퓨터 골라 쓰는 재미가 있다고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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