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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만난 따뜻한 할머니께 드리는 글 ...^^

한정연 |2012.02.11 12:33
조회 130 |추천 0

안녕하세요

올해로 18살이 되는 여학생입니다.

일주일쯤 전에 제가 지하철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쓰고자합니다..

크게 감동받을만한 일은 아니지만, 저에게있어서 가슴 따뜻해지는 일이였기에 네이트 가입까지 하며 ^^ ;써봅니다.

 

 

 

지난주에 친구들끼리 롯데월드를 갔습니다.

근데 하필 그날 아침부터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어지러워서..컨디션이 별로였는데,

제가 먼저 가자고 주도한지라 이제 와서 못간다고 하기가 친구들에게 미안해서 반억지로 갔습니다.

심지어, 그날 지하철 1호선이 고장났던지라 발디딜틈없는 지하철에서 문이 폐쇄된 상태로 낑겨서 숨도 제대로 못쉬어서 상태가 배는 나빠졌죠.

아니나다를까, 놀이공원에서 기본 12시간은 놀아야하는데 도착하고 서너시간만에 구토가 나올것같이 울렁걸림이 심해졌습니다. 놀이기구는 후렌치레볼루션?바이킹,혜성특급 세개 타고 친구들이 범퍼카 타자는데 차마 그것까진 못탈것같아서 전 따로 쉬고있겠다 했습니다.

벤치에 혼자 앉아있는데 순간적으로 앞이 흐릿해지더라구요.

정말 몸이 안좋다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낄정도로 열이 나기시작해서 친구들에게 먼저 간다고 전화하고 혼자 집으로 오는 지하철을 탔습니다.

 

저희집이 송내역인데 잠실에서 송내역까지 넉넉잡아 1시간 반이 걸립니다.

천근만근같은 몸을 이끌고 가기에는 너무나 먼 거리였지요. ;

잠실에서 신도림가는 열차를 탔는데 앉을 자리는 없더라구요.

지하철 탈때 웬만하면 저는 서서 갑니다, 학생이 앉아있으면 제 생각에 주위 어른들이 안좋게 보시는것같거든요..

근데 그날은 정말 필사적으로 앉고싶어서 누가 내리나 그것만 보고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20분 가다가 자리가 나서 정말 ; 제가 생각해도 진짜 무서울정도로 걸어가서 앉았구요..

앉자마자 제 앞에 한 아주머니께서 서셨지만 자리 비켜드릴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일단 제가 살아야겠으니깐 ;

 

그리고 신도림에서 송내까지 가는 걸 탔는데,

사람이 역시 꽤 있었습니다, 근데 타서 손잡이를 붙잡고 한 2~3분 있었는데 살면서 처음으로 쓰러질것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느낌이 아니라 진짜 휘~청 할정도로 몸이 혼자 흔들렸습니다)

학교에서 수업들을때 졸리면 눈이 반쯤 감기는.. 그런 눈을 하고 손잡이를 두손으로 꼭 붙들고 열차 흔들리는대로 같이 흔들렸습니다.

얼굴이 잘 빨개지는편이라 그때 열이 좀 많이 났으니 얼굴도 시뻘개졌었겠죠..

'와..이대로 죽을것같다..' 정말로 이 생각을 하고있을때 앞쪽에 앉아있던 초등학생 남자애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걔가 절 똑바로 쳐다보길래 기분만 나빠져서 고개를 돌렸는데, 그 애가 옆에 같이 앉아있던 할머니에게 뭔가 귓속말을 하더라구요.. 뭐지..싶은데 할머니가 웃으면서 손자에게뭔가 말을 해주시고

할머니가 저를 쳐다보시더라구요, 그러더니 일어나시면서 "학생 여기 앉아" 이러시더라구요.

진짜 생각지도 못한일이라 정신이  번뜩 들면서 반사적으로 "아..아니에요 괜찮습니다" 바로 튀어나갔고, 할머니께서는 "응? 앉으라니깐"하면서 제 팔을 이끄셨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것같아서 "아니에요 진짜 괜찮습니다" 이랬는데도 "거기 서서 졸지말고 앉아서 좀 자요, 나 좀있음 내려" 이러시면서 끝끝내 저를 앉혀주시더라구요.

감사합니다.. 말도 안나오고 앉았는데 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아까 지하철에서 저 혼자 딱 앉아있던게 생각나면서 너무 부끄럽고 죄송해지더라구요..

코가 맹맹해지고 앞에 앉은 어른들이 저를 이상한눈길로 볼까봐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결국 할머니와 그 손자 아이에게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말도 채 못전하고 뻔뻔스럽게 그렇게 편한 자리에 앉아왔습니다.

집에와서 이틀동안 죽만 간신히 먹을 정도로 앓았고, 다행히 그 후로는 괜찮아졌습니다,

 

 

지금 그 할머니께서 이 글을 만약에라도 보신다면 꼭 말씀드리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할머니의 그 양보를 기억하며 저도 늘 양보하는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겠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지하철 탔을때 주위에 힘들어보이는 분 계시면 기쁜마음으로 양보해드리세요,

나중에 당신에게 꼭 돌아갈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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