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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종교적인 부분으로 헤어지려 합니다.

즐거운남자 |2012.02.14 16:51
조회 6,038 |추천 8

이전에 종교적인 갈등문제로 글을 올렸던 31살 남성입니다.

이제 정리가 끝나 이렇게 후기까지 올리게 되었습니다.

 

괜히 글 쓰면서 옛 생각도 날것 같아 후기를 안 쓰려다가

그래도 지난번에 남겨주신 진심어린 말씀들 많이 참고도 되었고

후기 올려달라는 댓글까지 있으셔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소 길더라도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처럼 종교적인 갈등으로 그렇게 혼자만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중에

마침 주말에 저희 부모님이 서울에 일이 있으셔서 올라오시게 되었고

뵙고 진지하게 얘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여자친구네 집에 인사 드리러 간다 얘기는 했는데 그후에 제가 경과를 말씀 안드려서

부모님께서도 낌새가 이상하셨는지 눈치를 체던차에 계속 여쭤보셔서

예상되는 결과를 알면서도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있는 사실 그대로 다 말씀을 드리면 많이 속상해 하실것 같아

최대한 다른 얘기는 안 드리고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그쪽 부모님께서 제가 인사오는걸 반대하셨고, 그래서 그 날 인사 못드렸다고.

어머니가 준비해주신 선물만 여자친구편으로 보냈다고.

 

얘기를 들으신 저희 부모님께선 굉장히 속상해하셨고,

예상했듯 이 만남에 대한 강한 반대를 하셨습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는 저희 부모님을 생각한다면

부모님께 꼭 무엇을 해드리는 것만이 효도가 아니라

그저 잘 맞는 짝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거야말로

더 큰 효도는 없다고 생각을 하여 그만 정리하는쪽으로 가닥은 잡았지만,

 

그래도 사람관계가 그렇게 쉬 끊어지는게 아니라 생각을 하여

만나서 얼굴을 보면서 얘기를 하자. 생각이 바뀔수도 있으니.

대충 그렇게 생각의 정리를 하였습니다.

 

먼저 여자친구에게 연락이 오더군요.

"부모님이랑은 어떻게 되었냐구? 혹시 얘기했냐구?"

그래서 사실대로 말씀을 드렸고,

우리 부모님도 반대한다는 얘기와 함께 있는 그대로 얘기했습니다.

 

울더군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눈물이 날려고 하네요.

 

여자친구가 얘기하더군요. "우리는 안될려나보다고."

저도 하지 말아야할 말을 한거 같습니다. "나도 복잡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확신을 주어도 모자랄판에 이런 한심한 소리나 내뱉었으니. 저도 참 줏대 없는 놈이지요.

만나서 얼굴보고 얘기하자는 얘기를 건넨후

그렇게 저희는 말없이 한참이 지나고서야 통화를 끊었습니다.

 

서로 연락없이 지내다가 이틀후

여자친구 생각도 많이나고 만나자는 말을 하려고 전화를 걸었는데 안받더군요.

그 다음날 문자메시지에. 그 다음날 전화에

몇일에 걸쳐 연락을 몇번 더 해봤는데도 연결이 안되더군요

 

카톡을 보니 '알수없음' 이라는 이름으로 여자친구 대화명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영문을 몰라 회사 후배에게 물어보니 상대방이 탈퇴하면 그렇다더군요

더불어 후배가 하는말이 보통 탈퇴하고 전화번호 삭제하고 다시 가입을 한다는 얘기와 함께.

 

탄식이 절로 났습니다.

그 친구는 그날 전화통화 끊고서 바로 끝낼려고 마음 먹었었나 봅니다.

좀 더 노력을 해볼려는 저의 생각은 욕심이었단 생각도 들구요.

아니면 여자친구는 그 전부터 마음을 굳혔을수도 있겠죠.

 

결국 여자친구도 자기 어머니와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제껏 저 결혼조건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운 좋게도 부모님 잘 만나

두분 모두 지방에 계시면서

현재까지도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고 계셔서 두분 합치면 제 연봉의 열배 가깝게 높으시다보니

제가 부모님께 용돈 한번씩 드려도 절대 받지 않으시면서

오히려 저 뭐하나 사라고 용돈을 챙겨주시는 입장이시고

 

그 와중에 어머니는 재테크 잘하셔서 투자 명목으로

서울에 집 3개에 조그만한 5층짜리 건물하나 가지고 계시는데

그 중에서 34평 짜리 아파트 저 결혼하면 신혼집으로 주신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제가 현재는 그렇게 능력이 좋은편은 아닙니다.

3천 조금 넘는 연봉을 받으면서 서울에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고

일도 열심히 하고 회사에서도 어느정도 능력 인정을 받으면서도

아직 제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 생각하여 늦었지만 지금은 경영쪽으로 편입을 하려고

회사 끝나면 시간을 쪼개 학원도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저 나름대로 바르고 착실하게 산다고 생각을 하고있고, 잘할수 있을꺼란 자신도 있습니다.

 

근데 돈 관련된 얘기를 하고 있자면 괜히 제가 속물 같이 느껴지고

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없는 소리정도로 밖에 안 비춰질것 같아

여자친구에게 얘기를 다 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에 이런 얘기들을 했으면 잡을수 있었을까 생각하면서도

내 직업 때문에 그런가? 일종의 피해의식 같은 생각도 들기도 했구요

지난 2주 넘는 시간동안 별의 별별별 생각들을 다 해본거 같네요.

 

그렇다 하더라도

단지, 종교적인 부분으로 사람을 보지도 않고 잘 알지도 않고 거부한다는것도 이해안되지만

더군다나 전라도 출신이라 싫고. 일요일 흰스니커즈 신었다고 애같다는건.

그저 종교 하나로 사람 자체를 평가하는 잣대를 내미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제 상식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전화 통화했던 이후로 여자친구와 연락이 두절된지 3주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결국이 이렇게 허무하게도 끝나버렸습니다.

 

제가 힘들어 보였는지 얼마전 아버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고서

이러면 안되겠구나 싶어 이제 저 마음으로 여자친구 떠나 보냅니다.

 

굉장히 현실적이면서 차가웠던 제가

항상 저보다는 그 사람을 먼저 생각을 하였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 사람을 많이 좋아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 친구를 위해서도 어쩌면 둘만의 관계가 더 깊어지기 전에 얼른 끝내는게 맞겠죠.

그래도 좋은 기억들이 많았기에 좋은일,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랄뿐입니다.

 

그저 전 앞으로 회사/공부 열심히 하면서 취미로 운동하나 배워볼까 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로써 후기는 여기까지 마치겠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추천수8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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