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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군대에서 겪었던 다섯번째이야기(마지막)

말년병장 |2012.02.15 20:34
조회 2,048 |추천 2

때는 혹한기 훈련, 그러니까 일병을 갓달고 군입대후 처음으로 겪게 되는 혹한기 훈련 이었습니다.

혹한기 훈련.. 말그대로 제일 추울때 1월 중순경 부터 시작되는 4박5일짜리 아니 말이 4박 5일이지 분대에서 막내였던 저에겐 거의 무박 5일이었죠. 이런저런 막내일을 해야 했고, 일을 제일 많이 하는 일~~병이었기에..

그래도 고참들이 혹한기때는 말도 못하게 춥다고, 깔깔이랑 깔깔이 바지랑 입을 수 있는건 모조리 챙기라고 하는 거였습니다.(참고로 전 남쪽 출신이라 그 추위가 얼마나 대단한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챙기고, 고참들이 군장에 넣으라고 준 밥비며 먹는 고추장과, 참치캔, 초코파이 등을 챙기니 군장이 정말 미친듯이 무거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게, 저는 막내라 포(참고로 전 81미리 똥포 였습니다.)군장 (포군장이라 함은, 군장위에 포를 올리고 하는 행군, 행군 첫날에는 이 포군장을 매는데 정말 갈비뼈가 폐를 짓누르는것 같음) 을 매는데 그나마 전 군장만 매고 가면 되는거였으니까요.

그래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꾸역꾸역 훈련 첫날인 방어진지에 올라갔죠. 다들 힘들어서 포진에 털썩 주저 앉았습니다. 헉헉헉...

10여분 쉬고 나서 바로 군용 텐트 (A형텐트를 쳐야 하지만, 소대장님께 보고후 우리 분대만 D형을 쳤습니다.) 를 치기 시작했죠. 그래도 나름 좋은 분대장을 만나서, 저는 포진 경계를 보게 되었습니다. 땀이 다식어 버린후 경계를 하려니 정말 엄청나게 춥더군요. 발이 너무 시려워서 정말 발목을 잘라 버리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군용 5/4톤 트럭에 실려온 저녁을 먹고, 새벽부터 있을 (2시에서 3시 사이였던거 같습니다.) 방어 훈련을 위해 부족한 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잠을 자는 사이에도 야간 근무조 2명씩 혹시 모를 침투조를 대비해서 야간 포진 순찰 경계를 서야 했죠.

그렇게 다들 쪽잠이라도 자려고 테트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분대장과 사수 그러니까 두번째 혹한기 훈련을 받는 두 사람이 분대원들에게 겁을 주려고 그러는지 이야기를 시작 하는겁니다.

분대장 : 니네들 그거 모르지?

사수 : 그 이야기 하실려고 말입니까?? 하지 마십시요. 오늘 근무도 11시 부터 우리 분대인데 어쩔려고 그러십니까.

분대장 : 뭐 어때 우리도 듣기만 했지 겪은 사람은 없잖아. ㅋㅋㅋ

이러면서 이야기를 시작 했습니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언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라고도 하구요. 저는 속으로 아~~ 또 부대마다 내려오는 전설?? 이라고 그냥 생각 했습니다.

근데 이야기를 들을 수록 정말 근무 나가기가 싫어지더군요. 피곤하던 몸도 피곤함에 혼미해져가던 정신도 점점 또렷해져갔습니다.

이야기 :

분대장 : 예전에 혹한기 훈련으로 역시 이곳으로 방어 훈련을 하러 왔다고 한다. 근데 그중에 완전 어리버리 타는 놈이 하나 있었는데, 그놈은 진짜 너무 어리버리타서 고참들이 맨날 갈구고, 쪼인트 까고 해도 안되는 놈이라서, 아예 포기한 상태가 되버린 그런 놈이었다는거야. 그런데 혹한기 아침 준비 태세때 부터 이놈이 또 어리버리 타는거야. 그 놈 분대가 탄약을 수령하는 분대였고, 그놈 임무가. 사수 따라가서 탄약 수령해 오는 거였는데, 준비 태세 하면서 가스 상황이 바로 걸려 버린거야. 그래서 방독면 쓰니 또 어리버리 대다가 결국 사수가 어디갔는지도 모르고, 혼자 어리버리 댄거지. 아무튼 그날도 그런 어리버리한 사건을 터트리다가. 준비태세 끝나고 진지로 이동했다?? 근데 아침에 그리 어리버리 대던 놈이. 막상 포진까지 올라 갈때는 다른 훈련때 낙오하던거와는 다르게 잘 올라갔다는거야. 그런데 또 고참이 그걸 가지고 갈군거지. 이새끼 잘하면서 왜 이제까지 그따위로 했냐고, 고참 엿먹이냐고..

그놈은 또 잘못했습니다만 한거지. 아무튼 그런놈이었데... 그리고 그때도 저녁먹고 새벽 상황 걸리기 전까진 취침 시간이었다는거야. 사건은 그때 터진거지. 지 사수랑 그놈이랑 근무를 서게 됐는데. 날은 춥지.부사수는 어리버리대는 놈이지, 좀 짜증났던 사수가 근무 시작 하고 좀있다가 소변보고 온다고 잠깐 떨어지게 됐고, 사수가 돌아왔는데,. 그놈이 안보였다는거지. 그래서 사수는 "아 요새끼 또 어리버리 타네"하고 찾았는데, 못 찾았다더군, 그날 아무도 그 어리버리 타는 놈을 찾을 수가 없었대. 탈영이다 뭐다 해서 난리 났다는데. 어디서도 그놈 흔적도 못찾았대. 그리고 그 일이 있은 지 몇년 후에 혹한기 훈련을 뛰는데 사건이 터진거지. 그날도 근무 서려고 두명이 순찰 도는데 갑자기 사수가 그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버리더래. 그래서 부사수가 왜그러십니까 라고 물었는데. 아무 대꾸도 없이 나무위만 쳐다보고 있더래. 그래서 부사수도 나무위를 쳐다 봤는데. 거기에 이상한놈이 씨익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었다는거야..

사수 : 이거 또들어도 소름 돋습니다. 하 오늘 근무 설려면 힘들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다들 반신반의 했지만, 긴장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근무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와 사수 두명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순찰을 돌고 있었죠.

사수 : 야 너 그이야기 믿냐?

나 : 무슨이야기 말입니까?

사수 : 아니 아까 그이야기.

나 : 아! 잘 모르겠는데 말입니다. 어디에나 있는 전설아니겠습니까

사수 : 아니야 군대에선 아무도 모르는 일이 생기는 곳이니까...

그렇게 순찰 근무를 서고 있는데. 그 이야기 나무위 라는게 생각나서 무심코 텐트 주변의 나무위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냥 살을 애는 듯한 바람만 불 뿐이었죠. 속으로 '나무위에서 이추운데 그런 미친놈이 있겠어? 귀신도 추워서 지 무덤에서 안나오겠다' 란 생각을 하며 근무가 빨리 끝나기만을 사수랑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사수가 소변이 마렵다고, 소변을 보러 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알겠다고 말하고 혼자 있었죠. 그런데 후번초 근무자가 조금 일찍 근무를 교대하러 온겁니다. 부사수(다른 분대의 막내 이고 나보다 한달 후임 이었음) 만 혼자 와서 저에게 "A일병님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야 니사수는?" 하고 물었더니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소변보러간 사수가 있는곳으로 가서 말했죠. 후번 근무자 왔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사수가 " 올~~ 정말? 그새끼가 벌써 나왔다고?" 하면서 그 부사수가 있던 곳으로 갔습니다. 근데 아무도 없는 거였습니다.

사수는 "요새끼 어디있냐?" 라고 하였고  "먼저 텐트에 가 계십시요 제가 근무교대 하고 텐트에 가겠습니다." 라고 말한 뒤 후번초 근무자 텐트로 가 보았습니다.  순간 그 분대장이 했던 이야기가 기억났습니다. 설마 아니겠지 설마 아닐거야 라고 생각 하면서 그리고 제발 부사수야 텐트 밖에 있어라 텐트밖에 있어라 하면서 후번초 근무자 텐트로 갔습니다. 그리고 후번초 근무자 텐트에 갔을때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쉴수가 있었습니다. 후번초 부사수가 텐트 밖에 서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야 너 여기서 뭐하냐고 물어보니 사수를 깨우러 왔다는 거였습니다. 근데 왠지모르게 우물 쭈물 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니사수 준비하고 있다메. 또 자고 있냐?? 으휴  내가 깨울께" 라고 말하고 텐트 에 상체만 들어간 체. 후번초 사수를 깨우려는 순간. 저는 제 눈을 의심 할 수 밖에 없었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텐트에서 제일 눈에 들어온 사람이 후번초 부사수 였으니까요...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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