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결혼 4개월 차 새신부입니다. 잠도 오지 않고 너무나 속상한 마음에 글 올려봅니다. 어디 털어놓으면 속이 좀 시원할 것 같아서요.
저는 지방 소도시에서 작은 보습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두 살 많은 남편은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구요. 연애하는 1년 동안 저에게 헌신적이었고 일에 있어서도 성실한 모습이 참 좋아서 친정엄마 결사 반대 하시는 거 겨우 설득해서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친정엄마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처음부터 신랑을 싫어한 친정 엄마는 지금도 신랑이랑 친정에 가면 인사도 안 받고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밥 먹으면서도 별 것도 아닌 일에 무안을 주고 평소 때는 정말 말 한 마디 안 붙입니다. 전화를 드려도 안 받구요.
신랑이 고졸이라서 싫답니다. 그것도 실업계 공고 나왔다고. 저는 서울에 있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4년제 대학 나왔습니다. 더 좋은 조건의 남자 만날 수 있는데 왜 그 놈이냐는 얘길 결혼한 지금도 하세요.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 그 대학 나왔어도 직장 생활 하다가 적응 못하고 나와서 지방 내려와 작은 보습학원 하고 있습니다. 집안이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빼어나게 예쁘지도 않습니다. 저에 대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그 졸업장 하납니다. 남편은 고졸이지만 성실해요. 사회생활도 잘하고 지금 하는 일에 굉장히 만족하면서 열심히 합니다. 저는 그 모습이 좋았던 거구요. 제발 그런 얘기 좀 하지 말라고 해도 제가 최고라는 엄마 고집이 안 꺾입니다. 결혼 전부터 결혼 하고 나서까지 그 얘기로 정말 여러 번 엄마랑 다퉜습니다. 하지만 변하질 않네요. 그러면서 신랑이 매달 보내는 용돈은 아무 말 없이 받으세요.
한 번 친정에 다녀오면 순둥이 같은 신랑도 조금 예민해지고 저도 정말 신랑에게 미안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신랑에게 친정에 가자는 말도 잘 못하겠고 친정에 잘 안 가게 되네요.
저번 주에 엄마 생신이라 주말에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동생이 올해 결혼할 계획이라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더라구요. 동생은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을 나왔고 지금 석사과정 밟고 있습니다. 동생 여자친구는 동생 학부 때 후배입니다. 그렇게 가족끼리 저녁 식사를 하는데 엄마가 계속 대학 얘기를 하면서 눈에 띄게 신랑을 소외시키더라구요. 동생과 동생 여자친구도 불편해 할 정도로. 사실 엄마도 대학 나오신건 아니에요. 하지만 자식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납니다. 그러면서 동생 여자친구에게 제 신랑을 가리키면서 '이서방은'도 아니고 '쟤는 공고 나와서 대학도 못 갔다''대학 안 나온 애들은 언행에서 무식한 게 티가 난다'... 못 참겠더라구요. 저와 결혼한 이상 한 가족이 됐는데 아직 가족도 아닌 동생 여자친구 앞에서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남편은 말도 못하고 고개 숙이고 있는데 화가 나더라구요.
- 이 사람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 어린 애 앞에서 이 사람을 그렇게 깎아내려? 아무리 싫어도 가족이 됐는데 해도 너무한 거 아니야? 나는 뭐가 잘났고 엄마는, 얘네들은 뭐가 또 잘나서 이 사람을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야?
하고 신랑 손잡고 나와버렸습니다. 오는 길에 정말 둘이 말 한마디 없이 왔고 자기 전에 신랑이 안아주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미안해서 펑펑 울었습니다.
그동안 친정에 일 있을 때마다 해결해 준 사람 신랑입니다. 결혼 전 외할머니 수술할 때 수술비도 거의 신랑이 부담했고, 다달이 친정에 용돈 100만원 씩 보내줍니다. 그럴 땐 입 싹 닦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으면서 볼 때마다 무시하는 태도가 정말 창피합니다. 시댁에서는 정말 저를 예뻐해주세요. 일도 서툴고 싹싹하지도 못한 저를 예뻐해 주실 때마다 신랑에게 더더욱 미안합니다.
도대체 친정엄마, 언제까지 이러실까요..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