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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위한 행진곡’

‘敵을 위한 행진곡’

 

4·11총선까지 반백일…‘적(敵)을 위한 행진곡’이 붉은 노을로 퍼진다, 귀에 익은 그 가락.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그렇다. 사랑·명예에 앞서 이름부터 남기지 않았다, 남길 이유 없다고들 했다. 새누리당으로 갈았다. 1997년 11월 이래의 ‘한나라당’ 깃발을 14년 남짓 만에 내린 2일, 황영철 대변인은 “새로운 대한민국,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대한민국, 갈등을 넘어 국민이 화합하고 하나되는 새 세상의 의미”라고 자화(自畵)하고 “국민의 염원을 대신하는 당명”이라고 자찬(自讚)했다. ‘누리’도 “나라의 또 다른 우리말, 나라보다 더 큰 의미”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그 ‘누리’를 먼저 써온 누리꾼들은 당장 ‘새…누…더기당’이냐, ‘에누리당’이냐고들 트집잡았다. 그날 그들은 염원하는 국민 아니라 염치없는 비국민(非國民)이었을까.

 

그날이었다,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 선언도. 국회의석 수를 166에서 174로 늘리면서 모든 상임위를 석권하는 ‘매직 168’ 넘어섰다고는 하지 않아 좀은 덜 잔망스러웠다. 100석이 바라(보)는 ‘새 누리’라던가. 적의 완승(完勝)을 위하여…, 거참.

 

행운의 수열 ‘1, 3, 5’의 명예도 사랑도 화석(化石)이다 - 2008년 4·9 총선 153석의 명예, 그 앞서 2007년 12·19 대선 531만표 대차(大差)의 이명박 사랑.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개인과 기업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경쟁은 보장하되, 탈락자는 국가가 보호한다’는 한시절 맹세는 그새 ‘님의 침묵’이다, 한숨의 미풍에 날려갔다. 그 빈자리로 들리느니 좌(左)클릭음이다.

 

지난달 30일 새 정강 첫 두 마디를 ‘미래지향적 선진정치’, ‘큰 시장, 작은 정부의 활기찬 선진경제’에서 ‘복지국가’, ‘일자리 걱정없는 나라’로 갈아끼웠다. 정치와 경제의 궁극은 국민의 행복, 그래서 뻔한 속내 짚고도 가타부타하기 뭣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사흘 만인 2일 본색과 작심 기어이 드러냈고 털어놨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대기업집단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공헌할지에 대해 일종의 윤리기준을 만들어 기본법으로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법 분야인지, 법을 만든다면 주체가 비대위가 될지 정책위가 될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두리번거렸다.

 

바로 그날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10대 재벌 해체를 목표로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강화, 지주회사 규정 강화, 업무무관 계열사 보유 과세 등 그룹별 맞춤형 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한 ‘토벌 예고’와 예사롭잖기로는 어금버금이다.

 

정체성 아스라이 깃발만 나부껴

 

정체성(正體性) 아스라해진 뒤 변명도 변변찮다. 월초 김종인 비대위원은 새 정강에서 왜 ‘북한의 개혁·개방 지원·촉진’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느냐는 비판부터 못마땅해했다 - “제3자 입장에서 아무리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외친다고 해도 별로 큰 의미는 없다. 북한도 하나의 주권국가로 유엔에 가입된 회원국이다. 남의 나라에 대해 개혁·개방 하라고 해 따라올 것도 아니고….”

 

북한은 ‘남의 나라’, 대한민국은 ‘제3자’란다…또 저런.

 

‘제3자’인 대한민국의 헌법이 왜 제3조에서 한반도와 부속도서를 영토라고, 제4조에선 감히 ‘통일’을…그것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선언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변변찮은 대답이나마 하긴 할까, 글쎄.

 

섣달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새누리당 깃발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4·11 고지 넘어 섣달 12·19까지 휘날릴까, 무더위도 무서리도 기다릴텐데….

 

비대위의 여제(女帝) 박근혜 위원장의 독전(督戰)이 그래서 더 비장하다, 1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 엎어뒤집기에 나선 민주통합당에 대해 “나라 맡길 수 없다”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그렇다, FTA가 울돌목이다. 대~한민국 다음 5년, 50년이 흐른다.

 

하지만 휘하 쪽배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FTA전사(戰士)’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영입도 비대위원 대다수는 그만두든지 더 두고 보자던가, 적을 위하여….

 

홍정기/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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