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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slp |2012.03.24 16:36
조회 1,454 |추천 1

인생의 반 이상동안 나의 친구로 있어준 재용이에게

 

 

재용아, 우리가 처음 만났던게 벌써 15년이 넘었어. 우리 항상 애들이랑 술을 마시면 하는 얘기가 처음 만났을때부터 얘기하잖냐. 근데 너는

 

항상 처음 만난 날을 잘 기억 못해서 매번 되풀이되는 그 이야기를 나는 다그치고 너는 기억 안난다고 익살스럽게 받아치고

 

뭐가 얼마나 재밌는 얘기라고 우리는 여전히 정해진 수순마냥 항상 그 얘기를 하고 회상하고 웃지.

 

근데 난 지금도 그 때만 생각하면 너한테 여전히 고마워. 처음으로 7살에 이사온 날, 옛동네에서도 그랬지만

 

천성이 그런건지 너무 내성적이어서 친구가 거의 없었어. 동네 자체도 사람이 별로 없었고 내 또래도 정말 없었으니까.

 

그렇다보니 7살 짜리가 뭐 안다고 이사온 곳에서 낯선 애들이 많은 학원에 가게 되는게

 

얼마나 싫었던지 전날 할머니한테 매달려서 울 정도 였으니까.

 

근데 그 어색하고 가기 싫던 학원을 진짜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니가 바꿔버렸어.

 

그날도 나는 여전히 소심해서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고 너는 언제나처럼 애들 사이에서 웃으며 놀고 있었지.

 

솔직히 말해서 진짜 얼마나 너희들 노는게 재밌어 보였는지 몰라. 그런걸 멍하니 보고 있던 나에게 니가 진짜 말 그대로

 

일면식도 없는 나에게 달려와서 나에게 장난을 걸면서 스스럼없이 날 무리속에 넣어준 덕분에 나도 애들과 즐겁게 장난도 치면서

 

학원을 다닐 수 있었어. 

 

너는 언제나 여기저기 잘 끼어다니던 성격이었으니 잘 기억이 나지 않겠지.

 

그런데 나는 매번 너한테 하는 얘기지만 지금도 니가 나에게 갑자기 달려와서는 장난을 치던

 

너의 모습도 그 순간도 그 장소마저도 잊혀지지가 않아. 사람들에게 물으면 모두 첫번째 친구가 누구냐고 물으면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생각을 좀 해봐야 할지도 몰라. 그런데 나는 언제 어디서든 첫번째든 뭐든 친구와 관련된 얘기나 단어만 들어도 무조건 니가 생각나.

 

내 첫 번째 친구이자 최고의 친구인 널 생각하면서 썼어. 

 

우리가 고등학교때 언젠가 그랬듯, 우리 사이에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친하게 지내자는 말은 필요없지.

 

 

우린 지금보다 더 친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으니까.

 

휴가 나오면 또 한잔 하자.

 

그때까지 몸 건강하길 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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