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리듯,
따스한 봄햇살과 산들산들 봄 바람에 내심 기분좋은 월요일이였는데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까만 먹구름에 바람도 살짝 매서운 하루다.
날씨따라 기분도 달라지고, 기분에 따라 하루가 달라진다고..
통신사쪽 업종을 운영 하고있어, 어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지나가는 손님에게 살가운 미소와 함께 "좋은 하루 입니다!"란 홍보성 멘트를 날리고 있던 찰나에
한껏 일일직으로 고된 작업을 마치신 듯, 하얀 모자에 뿌~연 먼지를 페인팅 하고
청색 작업복에 황토색 안전화를 신으신 어르신이 뚜벅 뚜벅 걸어오신다.
자연스레, 손님맞이용 인사를 드리고 무엇을 도와드릴까하며 여쭤보려는데
뚜벅뚜벅 걸어오신 어르신께서 주머니에 꼬깃한 종이를 펼치며 말을 건낸다.
"하..한 푼만.. 도와줍쇼" 귀를 쫑긋 세우지 않는 이상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발음과
꼬깃꼬깃 구겨진 종이안의 메시지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도와주세요."
나도, 고등학교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6개월동안 병원신세를 진 적이 있어
보험처리해서도, 개인적으로 나가는 의료비용과 시간적 손해에 대해선 익히 잘 알고 있지만
현재 너무 딱한 상황인 우리 가게의 상황
이런 딱한 상황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 여린 글쓴이로써는,
결국 지갑을 열었다. 전재산 7천원.......
내심 남에게 내 돈 주는거라 아깝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취지인 만큼
웃으며 건내드린 5천원
받으면 고마워 하실 어르신 생각에 나름 흐뭇함도 있었다.
허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반응
"조.. 조금만, 더 .. 도와주십쇼"
내 사정도 딱한 상황이라, 그정도 밖에 도움드리지 못해 연신 죄송하다며 꾸벅였지만
계속 도와달라며 사정하시는 어르신
조금은 화도 났지만 일단 어르신이고, 가게 이미지를 생각하여 공손함을 잃지않고
꾸벅 거렸다. 그렇게 몇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르신께서 5천원을 던지며 버럭 화를 내신다.
아까와는 달리 너무나 현란한 발음으로 욕을 하시기 시작한다.
"좀 도와달라니까, 그깟 5천원 주고 뭘하라는거여 시x"
꽤 길고 긴~ 욕설을 하며 화를 내셨지만, 내 손이 아프니 간단히 요약해 썼다.
욕이 끝나고, 던졌던 5천원 주우며 갈 길 가시는 어르신
멍하니 앉아있다 뒷통수를 맞은 것처럼 한동한 "띠잉~" 한 상태로,
멀어져가는 어르신을 바라봤다.
.
오늘 겪은 일로, 사회의 삭막함을 보다 더 느끼게 되었고
내 형편도 변변치 않지만, 주변에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조금이나마 도와주려 하는 편인데
이번 계기로, 선행에 대한 인식이 좀 바뀌게 된 것 같다.
사람의 선심을 악용하여 구걸을 하는 요행을 벌이는 상황까지 오게 된
요즘 세상살이가 하루 빨리 나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