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기억안나고 생긴건 마귀할멈으로 기억되는 담임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 갑자기 12년전 제 담임선생님이셨던 당신이 생각나서 글을 씁니다.
저한테 왜그러셨어요?
당신은 제 첫 담임선생님이었습니다. 나이 많은 여선생님이셨고 저는 몰랐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 당신이 공공연하게 나쁜 년으로 소문나 있었다고 했습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첫번째 아이였고, 우리 엄마에게도 당신은 첫 담임선생님이었습니다.
그 나이 또래의 공작숙제는 거의 엄마들이 도맡아 합니다.
우리 엄마도 날 위해서 열심히 무언가를 만들어 내 손에 쥐어 학교에 보냈습니다.
세번을 돌려보내셨고 세번을 다시 만들어갔지만 천둥같이 몰아치는 호통 앞에서 우리 엄마가
만들어준 숙제가 다른 엄마들이 만들어준 숙제들이랑 대체 뭐가 다른 건지
나는 알지 못했습니다. 초짜 엄마였던 우리 엄마는 그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행위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촌 집에 다녀오느라 결석을 했던 이틀, 엄마는 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해드렸고
다 괜찮을거라 안심시켜주었지만 그 이틀동안 나는 사시나무 떨듯 떨어야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돌아간 후 매서운 당신 눈이 무서워 쳐다보지 못하는 내게 결석했다
돌아온 애가 인사도 안한다고 그 많은 아이들 앞에서 싸가지 없는 아이라고 잔소리를
퍼부었습니다.
그전까지의 일들이 있었기에 걱정이 된 우리 엄마가 인삼과 반 아이들 줄 과자를
사들고 오기전까지 그 잔소리는 계속 돼었고 엄마가 우리 반에 들어온 뒤 맨 앞줄에
앉아 있는 아이가 담임선생님이 내게 싸가지 없는 아이라고 말했다 얘기해줬을때
우리 엄마는 속에서 울화통이 터졌다고 합니다.
결국 아버지 직장 특성상 이사를 가게 되었고, 나는 지옥에서 해방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책을 안가져간 사실을 알고 당신이 무서워 책상밑에서 한시간을 숨어 있던
여덟살 짜리 여자애의 심정을 당신이 알까 모르겠습니다.
이제와 이런 얘기 왜 하나 싶겠지요. 12년이 지난 지금 댁이 살아있는지도 궁금할정도로
할머니 선생님이셨던 선생님. 혹시 은퇴후 더이상 할짓거리가 없어 이것저것 하다 이거 보게 되면
내가 왜 그랬지 하고 후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왜그러셨어요.
12년이 지나 우스개소리로 엄마랑 하나하나 이야기했는데
빡치는건 똑같네요. 당신자녀의 대대손손 딱 당신같은 담임을 첫번째 담임으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