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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아는게 많으셔서 저한테 먹고 싶으신것도 많겠어요

잘배워갑니다 |2012.04.30 13:10
조회 21,350 |추천 77

어머니는 아는 거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어요.

욕.. 많이 드세요.

 

그냥 소아과 의사나 어린이집 교사나 하시지, 뭐하러 전업주부를 하시는 걸까?

 

누가보면 의대 전문의 졸업하시고 아동심리 교육 받고 박사 학위 받은 줄 알겠어요.

그런데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왜 그렇게 못하시나요...

어머님이 하란대로 했더니 애기가 더 아프네요. 호호호호호

왜 소아과에서는 어머니랑 반대로만 말할까요?

전국의 소아과 의사들은 여의사가 없나봐요.

자기 자식 낳아서 키운적이 없어서 그냥 책대로만 할줄 안다나...

이거이거 큰일 났네요

우리나라 소아과 의사들 중에는 여자가 단! 한! 명! 도! 없고 결혼해서 애 낳은 사람도 없다니..

이래서야 우리나라 출산률은 그렇다 치고 남녀차별이 엄청나네요 그렇죠?

그런데 희한하죠?

우리 집 앞에 우리 애기 자주 가는 소아과에는 여의사님이 계신데..

야매일까요? 신고 할까요?

 

물어보니 우리 시엄니는 의사한테 가서 따져야겠다네요.

뭣도 성기도 모르는 년이 어디서 돌팔이 짓을 하느냐고~ ^^

차라리 자기가 의사를 하겠다며~

성기도 모르는 년한테 뭔 시덥잖은 걸 듣고 와서 너같은 엄마자격도 없는 여자들이 애를 말려 죽인다면서요.

그래서 병원 같이 같이 갔답니다.

 

어머나~

 

집에서는 무슨 대학병원 원장님 포스로 일장 연설을 랩하듯이 다다다다다! 말하시던 분이

병원가서는 갑자기 달라지셨네요.

상냥 그 자체. 무슨 테레사 수녀님인줄 알았어요.

 

의사선생님이 요목조목 설명해주시는데

고개만 주억주억, 미소를 띄우시며 그렇군요~ 아하~ 그랬군요~ 이러고 자빠졌네요 ^^

그냥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아쉽기도 하고 제 속이 너무 고소해서 한마디 일침을 넣었죠.

 

선생님,

저희 어머니가 그러시는데 아이 이유식에 소금간을 어른 밥처럼 팍팍쳐도 이상없대요.

예전에도 다 그렇게 키웠다면서요.

그런데 우리애는 어머니가 주신 음식만 먹으면 설사하거나 변비가 와요.

우리 애가 저 닮아서 까탈스럽고 위장이 너무너무 예민한가봐요. 그렇죠?

그리고 감기 걸렸는데 꽁꽁 싸매고 있어야한데요.

두꺼운 옷에 이불 둘둘감아서 열이 팍팍 올라서 땀이 쏟아져야한데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우리애는 탈수 증세처럼 오히려 픽픽 쓰러지고 열이 더 오르더라구요.

이것도 우리애가 이상한거죠?

남들다 그렇게 하는데, 우리 애가 좀 이상하죠?

우리 애가 이제 한돌 반 나이인데, 말 못하는게 이상한거라던데...

원래 한돌 반 되면 가나다라마바사~ 하면서 막 말하고 그런건가요?

우리 애가 너무너무 늦은건가요? 어머니 말씀대로 어디 지능에 문제가 있는거겠죠?

다른 애들은 다 그렇다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제대로 못가르쳐서 그렇다던데...

정신과 가서 아기 진찰 받아야할까요?

아, 그리고 병원에서 주는 약은 제대로 안먹어도 된데요.

어머님이 주시라는 대로만 주래요.

하루에 세번 먹는 약은 하루에 한번만 먹어야 애기가 낫는데요.

정량이니 뭐니 안지켜도 된데요.

의사들이 원래 사기꾼이 많아서 약 많이 팔아먹으려구 그냥 거짓말하는 거라구요.

그럼 애기 빨리 낫겠죠 ^^?

호호호~

 

하고 일침 좀 팍팍 넣으니 의사선생님의 인상 팍팍~

우리 잘나신 어머님은 얼굴이 정색~

의사선생님이 어머님 붙잡고 일장 연설 해주셨어요.

차마 독하고 못된 말은 안해주셨지만, 착하게 잘 말씀해주셨답니다.

 

길어서 짧게 설명드리자면

" 할머님처럼 했다가는 애 잡습니다 "

 

집에 오는 내내 어머니 얼굴 정색하시고 한말씀도 안하시네요.

입만 삐죽 내밀구.

" 그년이 지가 언제 애를 키워봤다구.. 중얼중얼... 애도 안낳아본게 뭘 안다구... 중얼중얼~"

 

어머님~

의사분 책상 위에 가족 사진 있던데요?

애를 셋이나 낳았대요 ^^

그러고보니 그분 여자 의사셨죠?

이상하네요

어머님이 우리나라에 여의사가 어딧냐고 하셨잖아요? 그러고보니 이상하네?

 

하고 톡 쏴붙였더니 조~용하네요.

다시 입만 쭈~우우욱 내밀구요.^^

 

집에 오니 어머님 눈빛이 너 어디 한번만 걸려봐라... 죽여버린다.. 하는 눈빛이네요.

자존심이 많이 상하셨나봐요.

원래 자존심이 하늘과 같아서 가슴에 스크래치나는거 용서 못하시는 분이거든요.

 

밖에 나가서는 고상한척, 우아한척 사시는거 좋아하시는 분이시라

병원에서는 고상한 척, 우아한 척 하셨나봐요.

어쩜 저렇게 한결 같으신지...

 

그러다가 우리 애가 기저귀에 응가를 했지요.

응가를 했는데 기저귀를 자기 손으로 마구 잡아당겨서 기저귀가 뜯어졌네요.

그래서 그것 가지고 제가 한소리 했죠.

 

이놈~~~~ 기저귀를 뜯으면 어떻게해!^^ 이러면 엄마가 혼낸다고 했지! 이리와! 기저귀 갈아줄게~!

 

음..

제가 말이 너무 심했나봐요 ㅜㅜ

아이에게 이놈~ 이란 말은 너무 심했죠?

아휴 참나...

 

우리 어머니 느닷없이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욕을 퍼부으시네용.

 

사람 노릇도 못하는 등신같은게 배운것도 없어서 자기 밖에 모른다!

어디서 굴러들어와서 애를 잡는다!

미친년도 아니고 아주 지랄도 정도것 해라!

니가 하는게 뭐가있냐!

나 스트레스 줘서 말려죽이려고 작정했냐!

애 하나 못 보는게 쌩쇼를 한다!

니가 일을 하냐, 집안일을 하냐 애를 보냐! 니가 하는게 도대체 뭐냐!

나 너 같은거랑 못 산다!

애 책을 읽어주기를 하냐, 밥을 제대로 챙겨주기를 하냐!

에이 신발!!

 

어쩜...

저 몰랐어요

이놈~ 이 한마디가 저렇게 욕을 바가지, 아니 대형 생수통만큼 먹어야 할 일일 줄이야...

제가 너무 너무 나빴나봐요...

 

그래서 아이 안고 조~용히 방에 들어갔더니

거실에서 고래고래 못하단 욕을 얼굴에 핏대 세우시며 하고 계시네요.

허공에.

 

아까 당하신 일이 못내 속상하신가봐요.

핑계 찾은김에 냅다 퍼부으시네요.

그냥 속 시원해지시라고 가만히 있었어요.

 

사람 노릇도 못하는 등신이 배운 것도 없으니 가만~히 있어야죠.

등신이니까 웃는 얼굴로 가만히 있었어요^^

 

어머니, 이놈~ 한마디 한게 애를 잡을 줄은 몰랐네요, 죄송해요~

제가 미치지는 않았는데 지랄이 좀 심했나요?

제가 하는 일도 없죠?

제가 하는 일도 없어서 어머니 스트레스 주는 일도 없을줄 알았는데..

죄송해요.

앞으로는 뭐든 할게요...^^

애 하나 못봐서 죄송해요~

배운것도 없어서 애 볼 줄도 모르나봐요.

등신이라 그렇죠 뭐...

어머니가 그래도 저 이해해주세요...

그래서 저 일하려고 학원 다니잖아요.

그래서 집안일은 간간히, 짬짬히 하는데 별로 티도 안나고 마음에도 안드셨죠?

학원 때려치고 취업이고 뭐고 그냥 집안일이나 할까요?

어머니는 요가 다니시고, 싸우나 다니시고 친구분들이랑 여행 다니셔서 애 봐주기 힘드시잖아요.

어쩌다 하루 한시간만 봐주셔도 너무너무 힘들어하시니...

하루종일 학원 갔다가 애만 보는 저는 너무 편한거죠...

저는 애를 너무 안보는건가봐요 그렇죠?

제가 너무 하는 일이 없나봐요.

제가 빨리 취업해서 돈을 벌어야 분가를 해야 어머니 편한대로 사실텐데.

취업 때려쳐야할까요?

어머니가 저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걸 원하시는 것같아서요.

애기 책도 우는 애기 밥도 안주고 재우시도 않고 하루종일 책만 읽어줘야겠어요.

제가 책 읽어줄때는 어머니가 못보시는 것같아서요.

어머니가 매일 밖에서만 계시니... 볼 틈이 없는건가?

직접 보셔야 어머니가 마음이 편하시겠죠?

지금 애기 자는데 깨워 올까요? 그럴까요? 그럼 어머니 지금 보실 시간 되시죠?

자는 애라도 깨워서 밥도 먹여야겠어요~^^

 

방긋방긋 웃으면서 방에서 꽥!꽥 소리높여 외쳤어요

너무너무 죄송해서 ^^

 

저희 어머니 방문 깨부수고 들어와 제 머리채라도 잡으시려나. 했는데

갑자기 잠잠~하다가 우당탕 소리가 들리는거 있죠.

뭐하는건가 싶어서 빼꼼 보니 어머니 가방싸들고

친구들 만나서 온천 좀 다녀오신다네요.

자기 스트레스 받아서 안되겠다고. 입만 살은 너는 집에 쳐박혀 있으라구.

 

우리 어머니 참 대인배에요 그렇죠?

자기의 스트레는 자신이 풀고 온다고 온천을 가신데요.

잘 다녀오시라, 인사했더니 얼굴이 무슨 개똥씹었네요...^^

 

뭐 그럼 잘 다녀오시다가 사고라도 나셔서 돌아가시라고 해야 맞는건가요?

잘 다녀오시랬더니

현관 부술듯이 닫고 나가십니다.

 

흠...

 

저희 어머니는 아는 것도 많으셔서 먹고 싶으신 것도 많으신가봐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어쩌겠어요?

 

배운것 없고, 등신이고 모자란 제가 늘 당하고 살아야죠~*^^*

그런데 어머님!

등신도 뭔가를 배우면 사람이 된답니다.

참기만 하고 혼자 속만 앓는 등신이 아니라 머리써가며 할말하는 사람이요~

 

제가 누구한테 배웠겠어요.

어머님한테 차곡차곡 하나하나 배웠지요.

 

제 마음 좀 알아주세요~

당신 늙으시고 힘 없고 아플때에 잘난 아들이 당신 챙겨줄것 같으신가요.

잘난 아들이라 못난 어미 안봐요...

몇십년을 키워놓고도 자기 아들을 모르세요?

전 바로 알겠던데??????

 

저한테 잘 해주세요.

말로만 딸, 딸 하지마시구요. 차별을 하지마세요.

딸자식처럼 지내 내 어미처럼 보살핌 받고 싶으시다면, 제 마음에 상처 좀 그만 주세요.

어머님 때문에 제 마음이 제 마음처럼 안되네요.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도 말랬잖아요.

어머니는 곧 머리 흰 짐승이 되겠지만, 저는 잘 모르겠네요.

 

머리 검은 짐승도 거두지 말랬는데, 흰 짐승도 뭐가 다를까요?

 

저 그만 배우게 해주세요.

그대로 어머니에게 가르쳐드릴지도 모르니...

추천수77
반대수3
베플|2012.04.30 13:19
지가 비련의 며느리인양 착한병에 걸려서 아무말도 못하는 여자분들 보다 백배 천배 낫네요!! 하루빨리 분가를 기원합니다....
베플ㅋㅋㅋㅋ|2012.04.30 13:15
시모들은 정말 지혼자만 잘난줄 알지 뭘 그리 가르치려고 하는지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예전엔 다 이렇게 키웠어?? ㅋㅋㅋㅋ 님글 읽으면서 나 왜이렇게 속쉬원하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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