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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SL 63 AMG] 말 537마리의 힘, 그 괴력에 올라타다

김주용 |2012.05.08 09:36
조회 16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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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고집에 현대감성 입혀 C·S·S+·M 4가지 주행모드


이전 모델보다 125㎏ 감량, 연료소비·배기가스 30% 줄여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생트로페의 한 항구에 SL63 AMG를 주차하고 이곳의 풍경에 빠져들었다. 

 

"히히힝~" "부르르릉". 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생트로페(Saint-Tropez)의 마굿간에서는 거친 남성 호르몬이 분출되고 있었다.

한 쪽에선 지금이라도 폴로 경기장으로 돌진할 것만 같은 아르헨티나산 종마들이 목청을 높인다.

이에 질세라 바로 옆에 비스듬히 주차된 벤츠 슈퍼카 'SL 63 AMG'는 537마력에 81.6㎏ㆍm의 무시무시한 토크를 뿜어낸다.

이들의 기싸움은 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 잘 길들여진 종마 'SL 63 AMG'는 생트로페의 폴로 경기장을 박차고 나간다.

종마의 시샘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이 차는 마치 "내 힘은 너희 537마리와 맞먹어"라고 자랑하는 듯하다.

국내 정식 출시를 한 달여 앞두고 프랑스에서 7년 만에 새 단장한 'SL 63 AMG'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었다. 시승은 1박2일 동안 폴로 경기장에서 세즈(Sezz)호텔에 이르는 230㎞ 길에서 이뤄졌다. 코발트빛 하늘 아래 완벽한 시승감 때문에 거리감은 느끼지 못했다.

이곳의 뜨거운 태양과 '샤토(Chateauㆍ포도주 만드는 양조장)'도 이 차의 위용을 가릴 수 없다.

운치 있는 시골길에 나서자마자 그 압도적 자태에 샤토의 인부들도 넋을 잃는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니 차가 쏜살같이 질주한다. 눈 깜짝할 사이다.

 

발진가속도(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4.3초라는데 실제로는 더 짧게 느껴진다.

이 차는 벤츠의 고집과 현대적 감성이 결합한 신개념의 '로드스터(뚜껑이 열리는 고성능 차)'다. 기다란 보닛과 콤팩트한 승객실, 넓은 근육질의 뒤태로 이어지는 비율이 완벽에 가깝다. 곧게 세워진 라디에이터 그릴에 이어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가 눈길을 잡는다. 헤드램프는 주행 상황과 날씨에 따라 5가지의 라이트 기능을 갖는 '만능 램프'다.

이 차에 쏟아지는 주변의 시선을 즐길 새도 없이 엔진음에 빠져든다. '두두두둥~' 하는 벤츠 AMG 특유의 바리톤 음색에 귀가 쫑긋 세워진다. 이 소리는 세단 느낌의 'C(컴포트)'에서 'S(스포츠)' 모드로 갈수록 더 격렬해진다. 수동 운전으로 가기 직전인 'S+(스포츠 플러스)'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이 차의 7단 스포츠 변속기는 속도의 뷔페로 운전자를 초대한다. 'C' 'S' 'S+' 외에도 'M(매뉴얼)' 등 4가지 주행모드가 있다. 'C'를 선택한 당신은 기름 절약까지 챙기는 실속파다. C모드에선 '에코 스타트&스톱' 기능 때문에 정지 중에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다시 시동이 걸린다.

 

이 외에도 극한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레이스 스타트' 기능이 제공된다.

모드를 전환함에 따라 동시에 딱딱해지는 마성의 서스펜션이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서스펜션이 무엇인가. 도로의 충격이 차체나 운전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 아닌가. 벤츠 AMG의 서스펜션은 그 이상의 무엇이다. 코너링을 좋게 해주면서 운전자를 빠르게 차에 몰입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 차에는 'ABC(Active Body Control)'에 기반한 AMG 스포츠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ABC 서스펜션'은 고압 유압장치와 고성능 컴퓨터, 센서를 이용해 차의 위치를 통제하는 영리한 녀석이다. 달리거나 서거나 코너를 돌 때 서스펜션의 높이를 지정해 충격을 완화하고 회전 운동도 완벽하게 조절한다.

실제 이날 주변 풍경을 즐기느라 한눈을 판 사이에 좁다란 언덕길에서 만난 아우디를 부드럽게 피해갈 수 있었다.

딱딱한 서스펜션 부드러운 핸들링. 힘 들이지 않고 스티어링 휠(핸들)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선 한국 여성 운전자들에게도 어필할 만하다. 프랑스 남부에서의 운전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중앙선도 구분이 안돼 있는 좁다란 길에 여기저기서 스포츠카들이 튀어나온다.

 

 

게다가 산악지대의 급코너에선 맞은편 차량의 모습을 알려줄 미러도 없다.

길은 불친절하지만 'SL 63 AMG'는 친절하다. 집중력이 떨어져 앞 차와 충돌할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지면 '삐삐' 소리로 다급함을 알린다.

이 기능은 '주의 어시스트'. 또 '어댑티브 브레이크(Adaptive Brake)'는 시속 50㎞ 이상으로 가다가 갑자기 설 때 진가를 발휘한다. 속도감에 안정성까지. 도대체 뭘 바라겠는가.

이 차는 전설적 클래식카 '300 SL'을 잇는 제6세대 모델이다. 1952년 레이싱카로 첫선을 보인 SL은 이후 60여 년간 스포티한 성능, 매력적인 디자인, 기술 혁신을 상징하는 차로 자리 잡았다. 특히 'Super Light(초경량)'의 이니셜을 딴 차답게 이번에도 이전 모델보다 무려 125㎏을 감량했다. 자연스레 연료 소비와 배기가스는 30%나 감소했다. 고가의 알루미늄을 많이 쓴 탓에 차값은 좀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신형 8기통 5.5ℓ AMG 엔진은 사실상 이 차의 전부라 할 만하다.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올 알루미늄 크랭크케이스, 트윈 터보 차저, 실린더당 4개의 밸브와 특유의 엔진 디자인은 이 차가 슈퍼카 중 최고봉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독일 다임러그룹에는 SL 등 슈퍼카를 만드는 메르세데스 벤츠 외에도 경차를 만드는 '스마트'라는 브랜드가 있다. 프랑스에 온 김에 스마트의 전기자전거를 탈 기회를 가까스로 얻었다. 늦게 일어나면 가질 수 없는 찬스. 이름하여 '스마트 e-바이크'다.

전기 모터와 423Wh 리튬이온전지가 바이크를 탄 순간 날개를 달아줬다.

 

페달을 밟을 때는 일반 자전거였는데 치고 나가는 힘이 보통이 아니다. 일반 차 엔진에 터보를 단 느낌이랄까. 내친김에 생트로페의 항구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자전거 손잡이에 달린 작은 디스플레이의 '+' 버튼을 누를수록 받는 힘이 커진다.

이 자전거는 USB 단자를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으며 브레이크 작동 때 발생하는 저항으로 배터리를 다시 충전한다. 차로 말하면 하이브리드카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배터리를 탑재하느라 페달과 엉덩이 지점까지의 거리가 꽤 멀다. 서양인 체형에 적합하다 보니 소위 '숏다리'는 자전거 타기가 쉽지 않다.

전기 모터가 도와주는 최고 속도는 시속 25㎞다. 이 수치의 탄생 기원을 봤더니 전기자전거가 보편화된 독일 등 유럽의 전기자전거 속도 제한이란다.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허벅지를 아무리 돌려봐도 시속 37㎞ 이상은 안 나온다.

사실 이 정도도 위험하다. 프랑스 골목골목에서 튀어나오는 고급차와 접촉 사고를 내지 않고 싶다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한참 속력을 낼 때 좁은 길에서 소형 트럭과 맞닥뜨렸는데 자전거를 놔버리며 옆으로 쓰러졌다. 자전거가 가벼우면서도 튼튼하다. 더 용기를 내서 전기 모터에 '+' 버튼을 최고치로 하고 달렸다. 정박해 있는 요트를 뛰어넘을 것 같은 기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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