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생각만 하면 사지가 부들부들 떨립니다...
제 나이 21살..대구에서 살다가 대전으로 이사온지 3개월 정도 됐는데
아직도 버스노선이나 지리를 헷갈립니다 ㅠㅠ
이늠의 길치 길치 ㅠㅠ
때는 지난주 일요일이었어요
시간은 새벽2시경 이었구요..
저희 원룸촌이 좀 구석에 자리잡고 있거든요..
이날은 저희 회사 언니들끼리 회식 아닌 회식..
(팀장님(사석에선 걍 언니라고 함)생일이어서 술한잔 먹고 집에 들어가던 때였죠)
은행동에서 택시를 타서 집으로 오는 내내 친구랑 통화하며 왔구요...
(기사님이 좀 변태같이 생겼다랄까 좀 수상한 스멜을 풍기기에..커피와 껌을 건내길래 안먹었죠)
집앞에 거의 다다랐을때 베터리가 완전 나가버렸어요 ㅠㅠ
예비 베터리를 못챙긴게 그렇게 한이 될수 없더군요 ㅠㅠ
택시가 정차했고 미터기를 보니 8천원..만원권 한장을 내밀었죠
그럼 보통 기사님들은 차에 불을 켜고 만원권이 맞는지 확인하고 잔돈 거슬러주는데
이 아저씨 불도 안켜고 돈을 받더니 꾸물꾸물 거리더라구요
속도 별로 안좋았고 빨리 씻고 자고픈 마음에 잔돈을 요구했는데
이 아저씨 계속 꾸물대길래 뭐 하냐고 운전석쪽으로 머리를 들이대는데
...지퍼를 내리고 이상한짓을..ㅠㅠ
아 진짜 머리가 쭈볏서고 아무생각도 안들고 잔돈 받을 생각없이 바로 내리려는데
앞좌석에서 뭘 했는지 문이 안열리더라구요
창문도 안열리고 ㅠㅠ
소리를 질렀지만 소용도 없고
원룸 주변에 24시 편의점이나 그런거 하나도 없고 붉은 전등 그거 3-4개 깔린게 전부거든요
그리고 이 아저씨 뒤를 돌아보며 품에서 커터칼을 꺼내들며 자기랑 좋은시간좀 가지자고 ㅠㅠ
진짜 미치는줄 알았어요
이렇게 죽는구나 싶기도 해서 지갑에 있던 돈을 전부 털어서 그 놈한테 주면서 살려달라고했죠
이 아저씨 갑자기 의자를 뒤로 젖히더니 조수석으로 넘어오라고 ㅠㅠ
반항하면 칼에 찔릴수도 있어서 일단 넘어갔습니다
아 진짜 어떻게 하냐 머리가 하얘졌는데
그때였습니다
똑똑~~조수석 유리창을 두들기는 소리
옆을 보니 저희 집 옆에 사는 남자분과 그 여자친구분이 서있더라구요
가끔 오가다 인사하는 사이라..
그때 문득 살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옆집 남자분 여자친구가 BAR에서 일하는 분이라 보통 이시간에 퇴근해서 들어온다는걸 생각해냈죠
보통땐 이 커플 민폐였어요
솔직히 방음이 잘 안되는 집이라 옆집에서 조금만 소리를 질러도 다 들리는 구조였거든요
매일 두분의 뜨거운 사랑(?)나눔 때문에 짜증나도 넘어가는 일이 있었는데
이때 만큼은 이 분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더군요
기사가 일단 제 옆구리에 칼을 들이대고 창문을 내렸죠
이 남자분이 그 새끼한테
"다행이다 마침 택시가 딱 서있어서 아저씨 저희가 급해서 그런데 이만원드릴테니 대전역까지 가주세요"
그러면서 저한테 빨리 내리라고 하더라구요 급하다고
이 아저씨 손님 안받는다고 말은 못하더라구요
그렇게 되버리면 이상하다 생각할테니..그리고 이만원이면 엄청 수지맞는 거니까요
가까스로 내렸습니다
그때 이 남자분이 택시문을 닫더니 본네트 위에 앉아버리더라구요
여자친구분은 경찰에 신고를 했구요
결국 경찰들이 이 새끼 잡아갔습니다
정말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습니다
같이 경찰서에 가서 진술하는데
어떻게 알고 도와주신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차에 조명등 안키고 헤드라이트만 켠 택시가 좀 의심스러웠고
더욱 그 의심을 가중 시킨게 '아,바,사,자'택시가 아니었다고
그리고 왠 여자가 뒷자리에서 조수석으로 넘어오는걸 봤다며
이상해서 일단 무식하게 행동했다고
다친곳 없냐고 하시던데...
그때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주저앉아버렸습니다
여자친구님 등에 업혀 집에 들어갈수 있었을 정도였어요...
난 아니겠지..생각했는데 ㅠㅠ
아 정말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20분이었어요 ㅠㅠ
새벽에 택시 타는분들 모두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