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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처랑 연애하다가 부처님이 될 지경입니다.

WB |2012.06.14 14:56
조회 13,639 |추천 7

안녕하세요. 음.. 눈팅만 하다가 정말 고민되고 답답한 부분이 있어서

저같이 돌부처 남친 두신분이 있는지..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건지

답답해 하는 제가 잘못된건지.. 어따 물어볼데도 없고...

결국 톡쓰기 버튼을 눌러버렸습니다.

 

저는 올해 20대후반 여자입니다.

제 남자친구는 올해 계란한판입니다.

사귄지는 일년 반정도 되었구요.

 

저랑 제 남친은 성격이 정말 정 반대입니다.

저는 엄청 활달하고 기분파에;; 잘 웃는 스타일이고..말 완전 많고...

제 남친은 사회성이 없는건 아니지만 말도 굉장히 없고..

조용하고 숫기가 없어보이는 편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 남친이 6개월 정도 뒤에 입사해서 1년정도 직장동료도 지내다가

워낙 남친이 말이 없어서 늦게 친해졌어요.

착하고 성실하고 저에게 한결같이 잘해주고 있는 이 사람이 갑자기 눈에 띄었어요.

너무 잘해주니 날 좋아하나 의심이 들어 실컷 떠보다가  이사람이 저한테 마음이 있다는걸 알아냈고

결국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죠.

 

가볍지 않고 성실하고 묵묵히 힘든일 다 해내는 그 사람이 너무 좋았어요.

지금도 그런 부분은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성실합니다.

일도 엄청 힘든데 묵묵히 다 견뎌내고 야근 밥먹듯이 해도 힘드네 어쩌네 투정 한번 안합니다.

야근하고 피곤할텐데도 제가 요즘 무심하다며 투정부리는거 다 이해해주고 받아주고 사과합니다.

아프다고 하면 집에 가는길에 들려서 약도 사다주고 가고요.

저랑 둘이 있을땐 애교도 꽤 있는 편이구요. 장난기 가득 어린 얼굴은 저만 볼수 있는 특혜입니다.

 

오빠가 하는 장난기 가득한 행동이나 애교를 같이 일했던 후배와 제 친구들에게 말해주면

읭?? 진짜? 오빠가 그런걸 한다고? 이런 반응입니다....그정도로 말이 없고 말주변이 없습니다.

 

근데 이런 성격이 좋은 면도 있지만 답답한 면도 있네요.

제가 사랑했던 면이 이런식으로 저를 힘들게 할줄 몰랐어요 ㅜ

진지한 얘기할때 굉장히 문제가 되더라구요.

결정적으로 제가 힘들게 된 사연이 있었어요.

 

 

이번에 저희가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둘은 진작에 하고 싶었지만

저는 부모님한테 도움 안받고 혼자 독립해서 살다보니 모은돈이 얼마 되지 않았고.

남친도 취직한지 얼마 안되서 모아둔돈이 별로 없다보니 미루고 있었는데

남친 어머님께서 나이도 찼는데 결혼하라고 그러셔서 급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며칠전 저희 엄마께 결혼 허락을 받으려고 음식점도 예약해놓고 그랬습니다.

음식점에서 밥먹으면서 우리엄마께 "OO랑 결혼 하겠습니다!!" 이렇게 한마디를 했는데

저희엄마가 너네 둘다 돈도 마니 못벌고 어쩌구 저쩌구

결혼은 더 있다가 해라 어쩌구 저쩌구 막 그런식으로 반대 아닌 반대를 하셨어요.

엄마가 너무 두다다다 말씀하시니 말도 없고 그런사람이 끼어들 틈이 없었던건지...

 

오빠가 "OO랑 결혼 하겠습니다!!" 이 말 한마디만 하고.. 그뒤로 어떠한 말씀도 못드리고..

그냥 나왔어요....네네 만 하다가요...

못미더워 하시면... 보통 제가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노력하겠습니다..

뭐 이런 말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그냥 한마디도 못하더라구요..

 

(참고로 저는 부모님이 어릴때 이혼하셔서 학창시절엔 아빠와 지냈고

 다커서는 독립해서 살다가 최근에 엄마와 합쳤습니다. 그래서 오빠가 아빠랑 엄마를 따로 뵈었어요;;)

 

 

아빠한테도 인사드리러 갔는데...

아빠는 응 그래~ 말 많은거보단 없는게 나아~

이런식으로 다독여주시긴 했는데.... 아빠가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끝...

저희 아빠 계속 저한테 전화해서 진짜 걔 너 좋아하는거 맞냐고.

통화할때마다 물으십니다.

제가 상대적으로 엄청 밝다보니 저 혼자 좋아서 환장한거 같이 보이나봐요 ㅜ

 

 

저는 오빠를 쭉 봤으니까..

오빠가 좋은 사람이라는것도 알고...오빠가 저 많이 사랑한다는 것도 아는데요..

저희 부모님들은 아니시잖아요.

표면적인 부분만 보실 수밖에 없는데..

 

 

제 남친 되게 마르고 키도 많이 안크고 회사도 중소기업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걱정되실 수 있잖아요.

게다가 제가 여자치고 키도 있고 덩치도 있는 편이라서 오빠가 더 말라보이고 그렇거든요 ㅜ

씩씩하게 저한테 맡겨만 주시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저희 부모님한테 이런 믿음직한 말을 하는 오빠를 보고 싶었어요 저는..

 

 

중요할때 씩씩하게 말해주지 않는 남친..

문제가 생겼을때 늘 미안하다 고치겠다 노력하겠다고만 하는 남친..대화할때 전달력도 없고요...

선천적인걸 고칠수 없다는 생각에 포기하려고는 했지만 막상 이런일이 생기니 서글퍼요.

 

 

저는 오빠 성격을 알기 때문에 엄청 엄청 눌렀다가 좋게 얘기하는 편이거든요.

화내면 저만 완전 오빠 잡아먹는 것처럼 보일거 같더라구요;;

사실 눈치를 보는것도 있습니다.

오빠가 워낙 기분 나쁘다 좋다는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무슨 불만 제기를 할 때 오빠 기분을 살피게 되고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게 됩니다.

근데 처음엔 좋게 얘기를 시작했다가도...통화로 얘기하거나 만나서 얘기하면 저 혼자 멘붕옵니다.

처음에 섭섭했던건 기억도 안나요.. 점점 화나게 해서요;;

저 혼자 계속 떠들게 만들어요... 저는 대화하고 싶어서 말건건데..

뭘 물어봐도 음....+30초 있다가 대답하고 그 대답도 응.. 아니..이런 대답들;;;

오빠가 말을 안하니까 오빠가 어떻게든 말하게 만들려고 계속 설득하니까

또 저만 계속 떠들고... 실컷 설득하다가 고작 한마디 돌아오고.. 미안해.. 노력할게..

나중엔 막말 할 수도 없고 열은 열대로 받고 저 혼자 열받아서 울어버리네요;;

 

 

 

화내고 저 혼자 후회하구요;; 오빠 힘든데 괜히 내가 뭐라고 했나.. 하면서요..

이런일이 반복되니 저도 모르게 잘 참다가 오빠가 말 안하는게 거슬리고 시비걸고

싶을때가 생기더라구요.

울컥합니다;; 꼭 제가 정신병자가 되는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휴.... 제가 너무 예민한걸까요? 스피치 학원이라도 다녀보라고 권유해봤지만

일이 너무 바빠서 실천하지 못하고 있네요;;

저는 오빠네 집에가서 온갖 여우짓을 다하고 와서 그런지...

오빠가 너무 조용하고 적극적이지 못한 거 같아서 섭섭하고 답답합니다.

 

요즘엔 하도 신경을 많이 쓰니 생판 있지도 않던 소화불량이 다 생겼어요;;

 

뭐가 문제일까요;; 둘다 문제겠죠?ㅜ

저와 같은 분들이 계신가요 ㅜㅜ

추천수7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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