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거의 매일 톡을 읽다시피 하는 스물여섯 처자 입니다.
여배우 사진 몸매를 보고 감탄사와 함께 부러움과 시기 질투도 하고
오글거리는 사랑 이야기에 내 연애초기를 떠올리며 미소짓기도 하고
가슴아픈 이별 이야기에 내게도 저런 상황이 오면 어떨까 잠깐 아픈 상상도 해보고
웃긴 이야기에 미친 사람처럼 혼자 노트북 앞에서 낄낄거리고 웃기도 하고
그저 퇴근하고 집에오면 노트북을 켜고 자연스레 접속해서 읽어내려가는 하나의 습관이었는데
이렇게 제가 글을 쓰게 될줄은 몰랐네요.
아니, 글을 쓰게 되더라도
요리를 배워 남들처럼 멋드러지는 5단 7단 도시락을 싸서 소풍간 사진이나
몇주년 이벤트를 받거나 해주거나 하는 러브 ing 를 올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답답한 마음을 글을 쓰며 풀어나갈 줄은 ... 정말 몰랐어요.
제게는 4년정도 만난 서른한살의 남자친구가 있어요.
아, 있었다고 해야하는 건가.. 잘 모르겠어요
다들 그렇듯이 처음엔 정말 서로가 전부인 것처럼 열렬히 사랑했고
제 직장 때문에 장거리 연애를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우려에도 저흰 예쁘게 만났어요.
오빠는 어린애처럼 철없고 버릇없고 제멋대로인 제게
늘 맞춰주고 이해해주고 져주고, 무엇보다 절 정말 많이 예뻐해줬어요.
처음엔 장거리 연애가 많이 힘들지 않았어요.
한달에 한번씩 만나도 그리워하다 만나는 그 짧은 시간이 너무 좋았고
자연스레 당연하게 우린 함께 우리의 미래를 얘기하며 상상했기에
언젠가 평생 함께할 날이 올것이니 조금만 떨어져서 고생하자 했었거든요
전 워낙 활발하고 잘 웃고 밝은 성격인데다
집에 있을 땐 늘 친구들과 어울리고 남자친구와 붙어 지내서 외로움 같은거 잘 모르고 살았는데
타지생활이 1년 2년 3년.. 시간이 갈수록 외로움이라는게 자리잡더라구요
이 지역엔 친구도 없고, 직장 친구와는 마음을 완전히 터놓을 수 없는 거리감이 있고
일 때문에 시간도 그렇고, 거리가 멀어서 집에 자주 갈 수도 없다보니
첨엔 직장생활 적응하느라 몰랐던 게 조금씩 조금씩 커지고 나니 그게 외로움인 걸 알았어요.
멀리 있다보니 점점 친구들과도 연락이 뜸해지고
남자친구도 일 때문에 바쁘고 저와 일하는 시간이 다르다보니 하루에 한통 전화 할까말까니
문득 집에 혼자 있다보면, 내가 이러다 혹시라도 잘못되면 누가 날 먼저 찾아줄까
혹시 오랜시간 버려지진 않을까 하는 흉흉한 상상까지 하게 되더라구요.
전 밤길이 위험하니 전화를 좀 해달라, 혹시라도 내가 무서운 일 일어날지 걱정도 안되냐,
투정이 늘었고, 짜증이 늘었고, 남자친구는 점점 지쳤겠죠
다섯살이나 많은 오빠니까 난 투정좀 부려도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오빠는 가족이랑 살고 난 혼자 사니까 당연히 오빠가 날 챙겨줘야 한다고 ..
사귀고 3년정도 까지는 사소한 싸움한 번 안할 정도로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커플이었는데
점점 삐그덕 삐그덕 하며 어긋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만나는 것도, 그렇다고 헤어진 것도 아닌 애매한 사이가 되었네요.
차라리 소리치며 싸우기라도 했으면 이렇게 답답하진 않을텐데
전날까지 통화까지 잘 했는데
갑자기 서로 연락을 안하게 되니 더 갑갑하고 ... 휴 ..
약속이나 한듯이 그렇게 서로 연락을 안하게 되었어요
싸운 것도 아니고 어느 한쪽이 화가 난 것도 아니고 ... 참 아이러니 하네요.
저는 제 나름대로 오빠에게 서운한게 쌓이다보니 그게 투정과 짜증으로 나타나고
오빠는 오빠대로 일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나까지 이러니 제게 화가 났겠죠
하루, 이틀, 삼일 ... 그게 벌써 한달이 넘었네요.
제가 먼저 전화해서 왜그러는 거냐고, 나와 헤어지고 싶은 거냐고,
아님 이미 혼자 정리한거냐고 묻고 싶은데
도저히 용기가 안나네요. 자존심도 상하고, 한달이나 지나서 물어보는 것도 우습고..
참 제자신이 이기적인게 뭐냐면요,
나는 자존심이 상해서 연락하기 싫은데
그사람이 연락하지 않는 건 화가나고, 자존심을 버릴만큼 날 사랑하지 않은건가, 생각이 드는거에요.
혼자서는 끙끙 앓으면서 이깟 자존심이 뭔지 ...
혼자 맥주를 사서 집앞 공원 벤치에서 노래들으며 마시면서 청승을 떨고
온갖 노래 가사가 내 것인 냥 감상에 젖어 하루를 보내고
어쩌다 친구들 만나면 일부러 더 신나게 놀고
생전 하지도 않던 헬스도 하고 요가도 하고 바쁘게 지내는데
결국 원점으로 돌아와서 답답한 가슴은 나아지지 않네요.
제 친한 친구들은
오빠만한 사람 어딨냐 형님만큼 너 예뻐해줄 사람 없다 니가 먼저 연락해봐라 그러고
한편으론
오빠가 나이가 있으니 니가 정말 오빠와 결혼을 할꺼면 만나고,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이참에 놔주라고 하네요.
그래서 더 쉽게 연락을 하기가 어려워요.
당연히 내 결혼생활은 이사람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결혼이 현실로 다가오니
정말 이사람과 결혼을 할 것이 아니라면, 더 늦기전에 놔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찌보면 첫 연애인 저,
만나는 동안 정말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뭔지 알게해줬고,
늘 내가 최고이고, 내게 맞춰주고, 날 사랑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네요.
이렇게 계속 연락이 없다면 이별이겠죠?
어쩌면 오빠는 이미 이별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정말 자존심 때문에 연락을 못하는건지,
혹시나 차가운 목소리와 차가운 얼굴로 절 대할까봐 겁이나서 못하는건지,
이제는 잘 모르겠어요.
요즘 듣는 노래 중에 2Step 에 '우리가 어떻게' 라는 곡이 가사가 참 좋더라구요.
우리가 어떻게 헤어져 우리가 어떻게 헤어져
그 많은 시간 함께 울고 웃던 우리가 어떻게
우리가 어떻게 단 몇 마디 말로
우리가 남이 돼 어떻게 ..
저처럼 이별하신 분이나, 저와 같은 답답함을 안고 계신 분들, 힘내세요.
이렇게 글로서나마 답답함이 조금이라도 가시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