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열풍과 함께 찾아온 열병 같았던 나의 19살 봄.. 아직도 그때가 생각납니다.
새로 동아리에 들어온 신입생을 소개시켜주는 자리.
선후배로서 처음 마주한 그 자리에 그 아이가 있었습니다.
유난히 하얗고 미소가 아름답던.. 눈웃음이 매력적인 그아이.
정말 소설책에서나 읽던 그 문구가 들어 맞는것 같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던..
그렇게 우리에 첫 만남은 시작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자꾸 운명인지 우연인지 모를 시간에 연속으로 우리는 함께 할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결국 그아이에게 '10년 후에 꼭 읽어봐야 한다'는 편지를 받았고..
저는 그아이에게 굳이 '10년 안기다려도 될꺼 같아'라고 답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마칠무렵부터 우리는 함께 일수 있었습니다.. ^^
명동에서 첫 데이트..영화도 보고, 분위기 좋은 카페, 늘 같은 우리만의 그자리에서 대화도 나누고..
그렇게 그아이에 생일이 지났고...제생일이 지나가고.. 기념일을 챙기게 되고.. 첫키스.. 그리고 사랑..
하지만 사랑이 달리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갈 무렵 우리가 잠시 주춤하게 되었을때 어김없이
이별이란 녀석이 등장해 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뚜렸한 이유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다만 이유라면 너무 싸우지 않아서 긴장감을 가지지 못해서 였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우리는 첫번째 이별을 맞이 했습니다.
그 후 저는 대학생활 그아이는 수능 준비를 한다는 소식을 간간히 들으며 얼마후 전 군입대를 했고
혼자만의 시간은 다시 바람처럼 흘러갔습니다.
군생활을 하던 도중 연락이 닿았는지 우리는 몇번의 통화를 나누었고..
무엇인가에 홀린듯.. 우리는 다시한번 사랑을 약속 했습니다..
그아이는 그날 전화기를 붙잡고 울엇고.. 저도 울었던거 같습니다.
그때 함께 휴가기간동안 이곳 저곳 놀러다니고 그애 학교도 가보고 여행도 함께 가고..
이은결씨 입대전 마지막 콘서트도 관람하고..
다시 잡은 행복을 놓지않으려고 아둥바둥 노력했던거 같습니다.
얼마후 전역을 6개월 앞둔 때 쯤이었나..그아이가 전공을 위해 유학을 결심했다 말합니다.
전 잘 되었다 했습니다. 그아이가 제 다음으로 좋아한다는 중국어 공부를 꼭 하고 싶다 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공항에 마중 나갈수 없는 상황 이었지만
제가 아끼던 반지를 그아이 손에 끼워주며 오랜 시간 아니니까 잘다녀오라했습니다.
자기가 다녀올때 쯤이면 나도 제대하니까 그때는..우리 정말 행복하자 약속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머나먼 나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유학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외롭고 타지에서 생활하다보니 힘들었나 봅니다..
몇달간에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자유로움 안에서 오는 새로운 경험과 모험.
그 새로운 세상에 난 나의 반쪽이라고 믿었던 그사람을 홀로 두었나 봅니다..
그사람에게 어느 날 연락을 받았습니다.. 나 흔들리고 있다고.. 한동안 혼자 있고 싶다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어느정도 직감이 왔지만 구차하지 않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비겁하게 내 반쪽을 잡지 않겠다고.. 놓아주겠다고 했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을 정도로 쿨하게..
마음속으로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돌아와 달라고 기도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눈물을 삼키며 그렇게 말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저는 제대를 했고.. 철없는 마음으로 무작정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담았습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그아이가 그토록 염원했던.. 나의 반쪽이길 포기하며 그토록 좋아했던 그곳을..
가서 먹고 자고 생활하며 공부하며 나또한 그곳에서 많은것을 배우며
그사람을 이해할수 있을만큼 즐거움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마음먹으며..
한국에 돌아와서 그아이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내가 떠날때 준 반지.. 만나서 돌려주고 싶다 합니다.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보아도 좋을거 같아.. 너무 설레였습니다..
30분쯤 미리가서 창가가 보이는 전망좋은 자리를 맡아 두었습니다..
그아이가 들어왔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안부를 묻고.. 마치 어제 만났던것 처럼..
그아이가 시계를 보는걸 보니 이제는 정말 안녕을 고해야 할거 같습니다..
먼저 일어섰습니다.. 남자답게 계산을 마치고.. 바빠서 먼저 가겠다며 나와서 모퉁이를 돌아섰습니다.
그리고..눈물이.. 나도모르게 쏟아져나왔습니다.. 심장이 정말..반쪽으로 갈라진 느낌이 이런걸까요..?
그게.. 우리에 마지막 만남이었습니다... 그렇게 다시는 그녀를 볼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또 흘러 갔습니다.. 그렇게 그아이를 잊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친구들과 길을 가는데 우연히 그아이와 마지막 이별을 나눈 카페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잊고 살았건만..가슴이 아련하더군요.. 그때 마침 예전에 '10년후에 읽어보라던 편지'가 생각났습니다.
집에가서 그 편지를 찾아 읽는데.. 10년뒤에도 함께 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편지..
혹시 하는 기대와 함께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났습니다..
그후 바로 동아리 친구들을 통해 조심스럽게 그아이 소식을 물어봅니다.
그런데.. 아무도 나에게 그아이소식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궁금했지만 그 이유를 아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아이는 제가 소식을 궁금해 했던 그후 일주일 뒤에 결혼한다고 했습니다.
하아..깊은 한숨과.. 이제 정말 끝이라는 미묘한 감정이 혼합되어 잠시 멍해졌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슬프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에 홈페이지에 마지막으로 남긴 문구를 보며.. 처음으로 펑펑 눈물이 났습니다...
'17살에 가졌던 꿈을 내려놓는다..'
지금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사는 그아이에게 부디 행복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근데 그거 알아? 내가 정말 아직까지 살면서 제일 잘한일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그건.. 네가 준 10년후에 보라던 편지를 사실은 미리 보았던 일이야..^^* 짧은 사랑..오랜기다림..비록 마지막에 엔딩에 나오는 주인공이 내가 아닌건 아쉽지만..그래도 한번만 마지막으로 말할께..정말..사랑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