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동생은 겉보기엔 너무나 건실한 청년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너무 너무 게을러요.
그야말로 집에선 손하나 까딱 안하는 스타일..
누워서 리모컨 가져와라, 과일 깍아와라...
멀리 있는 사람 급하게 불러서 가보면, 자기 바로 옆에 있는 스위치 꺼달라합니다.
밥은 차려줘야만 먹고, 반찬도 꼭 메인 요리가 있어야만 한숟갈 떠요.
찌개 반찬 잔뜩해놔도, 차려먹으라고 하면 중국요리 시킵니다.
냉장고에서 뭘 꺼내먹으면 남은건 다시 넣어야하는데 그냥 식탁에 방치해서 다 쉬어서 버리게하구요..
책상위엔 보름전 먹은 아이스크림 껍질, 과자 봉지, 휴지.. 벌레 꼬이고 곰팡이가 필 정도에요.
이 문제로 수도없이 싸웠는데, 본인은 더러워도 괜찮답니다 안불편하대요.
군대갔다오면 나아질줄 알았는데, 현역 제대하고도 정리정돈 안하는건 여전하네요..
남자치곤 옷이 많은데, 한번 꺼내 입어본 옷도 절대 제자리에 거는적이 없어요.
자기방이면 상관없는데, 거실 쇼파, 식탁 의자위에 여백이 없을때까지 그냥 던져놉니다.
속옷은 찾기도 힘들게 몇개씩 침대밑에 쑤셔두는건 기본이고,
당연히 모든 옷과 양말은 뒤집어서 벗어놉니다. 것두 이방 저방에 뱀 허물 벗듯 하나씩요.
빨랫감을 숨겨두니까 항상 빠트린게 한두개 생기면 세탁기를 매일 돌릴수도 없는데
왜 이 옷 안빨아놨냐 저 옷 다림질 안해놨냐 난리에요.
그 난리피고 향수까지 뿌리고 말끔하게 여자 만나러 나가는 모습보면 기가차요.
그래도 지금껏 이해해왔습니다.
동생이 예체능계라 명절, 휴가도 없이 고생도 많이 했거든요....
학창시절에도 책가방 준비물 챙겨주는건 기본이고 숙제도 대신 해줘야 했어요.
제 시간표는 못외워도 동생 시간표는 외울정도였으니까요.
중1때부터 저는 학교끝나면 동생밥 차려주러 집에 뛰어가곤 했어요.
바쁜 엄마는 전화해서 항상 체크하시구요.
이 부분은 저희 엄마 잘못도 크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자립심 운운할때마다
너는 니동생 불쌍하지도 않냐며 누나가 좀 해주라고 불같이 화내셨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동생도 나이먹고 평범한 회사원이 되었는데 예전과 달라진게 없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가족들은 제가 오버한다고 해요.
착한 동생 작은 단점 가지도 구박한다구요..
물론 사소하고 별것아닌 부분일수도 있죠.
그래도 전 걱정되네요. 평생 뒤치닥거리한 엄마는 늙고 저는 시집갈텐데 어떡하나요.....
엄마는 늘 동생 단점 다 받아줄 여자가 며느리로 들어와야한다 강조하시고...
답답합니다... 내딸 귀하면 남의딸 귀한것도 알아야하는거 아닌가요..
하긴 딸인 저도 이렇게 자랐는데 며느리에 대한 의식이 다를리 있나요..
이래서 집안 분위기와 가정교육이 중요한가 봅니다..
전 잘 모르겠어요 요즘 아가씨들은 어떤지.. 동생의 단점도 다 이해해줄 여자분 있을런지..
어떤 현명한 아가씨를 만나면 고칠 수 있을까요?
요즘 소위말하는 스펙이 평균 이상이란 걸로 커버가 될런지요..
동생 외모, 키, 학벌, 연봉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거든요..
이와중에 동생 따라다니는 여자들은 많아요...
그 아가씨들 보면 걱정스럽습니다.. 이런 부분은 전혀 모를테니까요.. 연애할땐 모르죠..
문제는 동생이 좋아하는 여자스타일도 성격이나 현명함보단 외모 우선입니다.
저번에는 명품백 사달라고 징징대는 어린 아가씨 만나더니 (제가 면세점 갈때 부탁해서 알게됨)
요즘 만나는 연상 아가씨는 한동네 살면서도 차없으면 얼굴보러도 안나온다고 하네요.
저희집 서울서 중상층이라 생각되는데.. 기름값 아낀다고 출퇴근시 대중교통 이용해왔는데요..
동생은 이 아가씨 만난후론 기사노릇 하고 있네요...
과연 이런 아가씨들이 제 동생하고 알콩달콩 잘 살아줄까요?...
지금 내년에 장가간다고 난리인데........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