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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는 아내

냥이 |2012.06.28 11:44
조회 6,036 |추천 6

 

 

 

오늘 아침, 회사에 출근한 아내에게서 이런 문자가 왔습니다. 오죽 힘들었으면 이런 문자를 보냈을까요? 아내는 현재 "OO학습" 학습지 회사에서 관리자를 하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밤 아홉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옵니다. 토요일날 출근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제 아내는 책임감 있고 성실한 여자입니다. 본인이 좋아서 선택한 회사였고 교사 시절에는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쳤던 사람입니다.


그런 제 아내가 관리자가 된 이후, 거의 폐인처럼 변했습니다. 살림을 그만 둔지 벌써 몇년째입니다. 늘 지쳐 있고 웃는 모습 보기가 힘들어 졌습니다.


제 아내와 저는 개신교 신자입니다. 아내에게 우리는 다른 몇몇 기독인들처럼 말만 번드르게 하고 행동은 개판인 삶을 살지 말자고 얘기했습니다. 우리가 머무는 곳, 그 곳이 어느 곳이든 그 곳을 사람 냄새나는 긍정적인 세상으로 바꾸어 보자고 서로 다짐했습니다. 세상을 견인하는 그런 삶을 살아보자고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내가 제 이야기를 전혀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제 얘기가 어떤 위로와 희망이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눈 뜨는 것 조차 고통이고, 지옥과 같은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먼 길을 나서는 아내의 몸부림이 처절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회사에 몇몇의 기독인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신앙이라는 이름을 걸어 희생을 요구하나 봅니다. 웃깁니다. 돈벌이를 하는 회사면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할 일이지, 돈을 버는 일에 신앙을 들먹이다니요.


신앙이란 돈 버는 데 사용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신앙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고결한 가치입니다.


교육사업을 하는 회사가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인간미는 사라지고 돈만 남아 지옥 같은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다면 과연 희망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못난 남편이라 아내를 그 지옥 같은 회사로 내 보냈습니다. 워낙 소심하고 겁이 많아 그만 둘 엄두도 내지 못하는 아내를 보며 불쌍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저라면 그 지옥 같은 곳을 천국으로 바꾸어 보기 위해 노력했겠지요.바꿀 힘이 없다면 지옥 문을 박차고 나왔겠지요.


그러나 제 아내는 제가 아닌 까닭에 그저 지켜보며 힘내라는 말 밖에는 힘이 되어 주지 못합니다. 제 아내가 하루를 멋지게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옥은 회사일 수도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회사는 지옥 같을지라도 마음 만큼은 천국이기를, 우울과 불안은 모두 걷어내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6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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