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글을 써야할지 두서가 없을듯 싶지만
이것은 과연 어찌 해야할 노릇인지 얼굴 창피해서 누구한테 말도 못하겠네요.
저는 30대 초반이구요 남편과 나이차가 꽤 있습니다.
말그대로 제 남편이란 사람은 착합니다.
저도 일부분 인정하고 주변사람들에게도 그 칭송은 자자하구요.
하지만 결혼하고 보니, 이것은 지옥이 따로 없네요.
누가 알아볼까봐 살은 발라내고 뼈대만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저의집안은 살만합니다.
누구한테 아쉬운소리하거나 돈때문에 머리아파본적 없습니다.
아, 딱 한번 있네요. IMF때 아빠사업이 휘청거렸던 시간이 잠시 있었지요.
다행스럽게도 엄마쪽 지원과 아빠 거래처 사장님들의 도움으로 딱 반년 고생하고 다시 일어선 나름 그시절 사업가들에 비하자면 고생안한 케이스입니다.
IMF당시 저는 유학중이었는데 저에게는 일언반구 아무말씀 없으셨기에 그때 당시 아빠 사업이 무너질뻔했다는 소식은 나중에야 무용담 이야기하듯 하시기에 전혀 몰랐었죠.
그때 당시가 제가 고등학생때였고, 남편과는 그때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남편은 유학시절 그곳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고 저에게는 동양화 레슨을해주었습니다.
그러던중 남편의 집안이 완전히 주저앉아 학업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면서 그렇게 연락이 끊겼구요.
시간이 흘러흘러 제가 한국으로 귀국한후 한참이 지난 어느날 정말 우연히 공항 라운지에서 마주쳤습니다.
남편은 출장을 가는 중이었고 저는 친구들과 세부여행을 가는중, 라운지에서 그사람을 보게된거죠.
제가 먼저 알아보고 '선생님 아니세요?' 한마디로 다시 연락을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남편이 키도 저보다 작고 퉁퉁하고 나이차이도 많이 나서 처음엔 전혀 남자로 호감이 느껴지진 않았었는데 몇번 통화하고 차마시면서 눈에 콩깍지가 씌인 모양입니다.
IMF때 아버지께서 사업에 실패하고 고혈압과 합병증으로 아직까지도 투병중이시고
어머니께서 그 뒷바라지를 다 했다네요.
본인도 학업 중단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8년째 원단쪽일을 하고 있다는 그 말에 왠지모르게 가슴이 아프고 연민을 느낀건지 뭔지...그랬더랬어요.
그림그리는걸 무척 좋아했던 사람인데 기업 들어가서 경기도쪽 이리저리 공장들 관리하고 있더라구요.
저를 처음 만난 그날도 원단쪽 사고가 생겨서 급히 출장가는 중이었고 뭐 결국 손실을 몇억을 봐서 엄청 깨졌다며 우울해하고, 저는 또 그걸 위로해주며 정이 트여버렸습니다.
그렇게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저희 엄마 엄청 결사반대를 하시다가 결국 두손두발 드시고 어찌어찌 결혼하여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어른들이 반대할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건가봅니다.
결혼 생활 2년.
너무 하루가 지옥같네요.
저는 쇼핑 좋아합니다. 여행도 마찬가지구요.
명품 좋아했습니다.
과도하게 분수에 맞지 않게 미련하게 주구장창 사모은것은 아니었지만
기분 전환겸 소장하고 싶은 아이템은 그닥 고민하지 않고 구입하는 정도로 쇼핑을 즐겼습니다.
결혼하고 나니 남편이 슬슬 저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혼할때 집도 제가 해왔고, 혼수도 거의 다 제가 했습니다.
우리 엄마 아빠, 있는 사람이 아무나 준비하면 어떠냐고 바리바리 챙겨 주셨습니다.
시댁에서 받은건 도마세트 칼세트 뿐입니다.
그래도 저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무언가 더 받지 않아도 제 스스로의 능력으로 갖고싶은건 얼마든지 살수 있으니까요.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 시댁 어른들께 부담드리지 않아도 되니 남편도 고마워했는데...실수였나봅니다.
이때부터 틀어진것 같습니다.
저는 인간적인 양심이 있다면 십원한장 보태주지 못해 그렇게 미안하다면,
감히 주구장창 바라지도 못할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저라면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세상사람들이 모두 저같은 마음은 아니더군요.
남편은 월수입이 세금 제하고나면 300정도 됩니다.
저는 엄마쪽 회사 해외쇼핑몰 운영하며 남편과 똑같이 300정도 받고 엄마가 따로 적금들어주십니다.
일부러 남편과 같은 금액만 달라고 헀습니다.
남편과 상의하에 돈관리는 제가 하기로 헀습니다 맨처음에는요.
600만원에서 양쪽 보험료 100정도
저축 200만원
생활비 100만원 (공과금 포함)
나머지 200으로 각자 용돈합니다.
저 솔직히 쇼핑만 하지 않는다면 돈쓸일이 별로 없어서 100만원 용돈이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거래처 만나서 식사하거나 기름값, 출장비등은 회사 카드 사용하니까요.
하지만 남편은 샐러리맨임에도 불구하고 100만원이 늘 모자랍니다.
늘 더달라고 합니다.
알고보면 자기집에 100만원중 70만원 드리고 옵니다.
저는 더 주지 않습니다.
모자라든 남든, 뭐라하지 않을테니 알아서 생활하고 더 달라고 하지 말라고 딱 잘라버립니다.
그러면 저보고 못됬다고 합니다. 인색할수가 있느냐며..
그게 매달 그렇게 되니까 저도 화를 좀 넀습니다.
시댁에 자식이 오빠 하나인것도 아니고 셋이나 되는데 왜 혼자 다 떠안고 나까지 힘들게 하려하느냐.
이제 돈관리 각자하자.
니돈 300만원 모두 니가 알아서 관리하고 알아서 써라.
그러면서 그동안 한달에 200씩 저축한것도 찾아다가 반절 딱 나눠 줘버렸습니다.
솔직히 안받을줄 알았는데 다 받더니 자기가 좋다고 관리하더군요.
냅둬버렸습니다.
그렇게 살면 최소한 저한테 돈달란 소리는 안할줄 알았는데 또 하더군요.
어머니 어디가 아프시대, 누나가 좀 빌려달래, 등등
적게는 50만원부터 많게는 3천만원까지 빌려달라더군요.
처음 50만원은 어머니 아프시다니까 드렸지만, 그 이후로는 딱 잘라 거절했습니다.
니 월급으로 알아서 생존하라고.
저보고 악마같답니다.
저 일년에 시댁가는 날이 명절, 제사, 생신때 뿐입니다.
저도 바쁩니다.
두세달에 한번은 무조건 해외 지사로 출장가는데 그 좋아하는 여행한번 제대로 못가보고 살고있는데
그 출장이 여행이랑 진배없지 않냐고 합니다..
처음에는 미안해하고 무안해하기도 하더니 이제는 남편도 시댁도 저더러 냉정하다네요.
지난 출장때 면세점에서 가방하나 샀습니다. 물론 제돈으로요!
그렇게 사치할 돈은 있고 시부모님 병원비는 없냐고 핀잔줍니다.
저번 어버이날때 본인부모님 발리여행보내드리느라, 하나투어 400만원 넘게 긁은거 아는데
모르는척 하니까 내가 바보로 보이는지
아니면 내 돈 보고 결혼한건지
그놈의 돈 돈 돈 돈소리 듣는것도 스트레스받네요.
저는 성격이 직선적이고 주관이 뚜렷한편이라 나름 고집이 있습니다.
반면 남편은 어디가서도 우유부단하게굴고 말투도 선한편인데,
주변사람들은 이런 면만 보고 다들 와이프가 성격이 냉정해서 남편잡고 살곘다고 합니다.
그런소리 듣는것도 얼마나 스트레슨지
남한테 피해준것도 없는데 남편은 착한남편, 저는 못된아내가 되어가고 있네요.
시댁에 달라는만큼 돈주면 착한 와이프고 안주면 나쁜와이픕니까.
무작정 안주는게 아니라, 가만히 보면 답이 없어서입니다.
시누란 사람은 맨날 압입는 옷좀달라 , 가방 안쓰는것좀 달라.
시부모님도 예전 넉넉하게 살때 쓰던 씀씀이가 있어서 뭘하든 그저 제일 비싼거, 좋은거 ,,,
같은성능인데 회사가 달라서 조금 저렴한 가격인걸 사다드리면 보는앞에서 바로 다른사람에게 이거 가져가서 댁네나 쓰라며 대놓고 동네 이웃분 주시는 걸 몇변 보고나니 정나미가 뚝 떨어져버린지 오래입니다.
저는 버릇없을수 있겠으나,
아무리 시댁식구라도 경우가 아닌걸 그냥 지나치지는 못해서 '어머님 저 서운해요' 비슷한 말 몇번했더니
되바라지고 이기적이고 못된 아내가 되었네요.
남편이랑도 사이도 소원해졌고 아직 아이도 없는데 아이낳고 싶은 마음도 없어졌을 뿐더러,
같이 밥먹기도, 자기도 싫어서 미치겠네요.
이사람, 아직도 안들어오고 있습니다. 새벽 두신데...
정말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씌워서 누구 원망도 못하고 내발등 찧고 있네요.
점점 남편에게 실망스럽고 미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