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초반 여자사람입니다.
틈틈히 판을 읽으며 많은 사람들의 재미와 사는 얘기를 보며,
걱정도, 감동도 하고 웃기도 했고, 많은 위로도 받았어요~
글쓰는건 이번이 2번째인데..
하필, 제가 쓴 글 2개가 전부 이곳이네요ㅎㅎ
방제 이탈 같지만.. 남친 주려고 준비했는데, 헤어진 후에 만들었으니, 완전한 이탈은 아니라는... ㅡㅡ;
나이가 있긴 하지만, 진지하면 재미없을테니 음슴체 할게요..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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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쯤 판에서 '에그쉘 브라우니'를 망친 글을 봤음.
비록 망치신분은 망친 사진을 올리셨지만, 원래의 제대로 된 조리법을 남겨주고 가셨음~
내가 비록 손재주는 없지만, 요리에 관심은 많아 나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샘솟음.
망치신분처럼 혹여 실패할까봐 마니마니 만들기로 함.
하지만 그렇다고 계란을 죄다 뚫어서 내용물을 버리자니 너무 아까움. 먹을 사람도 없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대략 2~3개월쯤 후에, 당시 만나던 남친과의 기념일이 있었음.
그래서 기념일에 남친 선물로 만들기로 하고, 그때부터 계란껍질을 모았음.
계란껍질을 한쪽만 구멍을 뚫어야 해서 노른자가 터질수밖에 없기에 모으는 동안 계란지단이나
계란찜만 주구장창 먹었음.
계란껍질을 모은지 한달쯤. 식구수가 적고, 가족들이 계란을 안먹어서 겨우 15개정도 모음.
그 무렵 남친과 전화통화로 다퉜음.
평소 남친과 난 싸우면, 열에 아홉은 내가 먼저 연락했었고, 난 그게 너무 서운했음.
난 아쉬운 사람이 먼저 연락한다고 생각했지만, 남친은 내가 급한거라며, 자기시간을 방해말고
기다리라고, 기다리면 자기가 먼저 연락한다고 함. -_-
아니, 거의 매일 만나고 집도 코앞인데, 싸우고 일주일쯤 지나서 연락하는 내가 급한거임? ㅡㅡ
(한번은 버텨보니 2주일넘게 연락 안온적도 있음 ㅠㅠ 결국 내가 못참아서 전화하니
자긴 헤어진줄 알았다고 함-_- 어린 나이가 아닌지라, 홧김에 헤어지는건 아니라고 그토록
내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했거늘.. 어찌어찌 다시 화해하고 잘 만났음)
암턴 억울했지만, 남친 생각도 존중해주기 위해.. 이번 싸움에서는 내가 꾹 참고 기다림.
그래도 난 열씨미 그 와중에 계란껍질을 모음. 연락한다고 하니까, 모 화해하고 기념일은
맞아야 하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난 참 빙구같았음 ㅡㅡ)
나 발렌타인데이 챙겨줬는데, 화이트데이 전에 싸움.
화이트데이에도 연락 안오고 결국 한달여만에 연락와서는.... 나 차임 ㅡㅡ; 진심 억울하고 서러웠음.
기다리랄때는 언제고, 기다리니까 차네 ㅡㅡ;;;;
예상도 못했기에 놀래서, 한번도 해본적 없던 '자존심 버리고 매달리기'도 했지만,
정말 냉정히 차임ㅡㅡ
하..
내 잘못은 없고, 혼자 지친다고 하는데.. 이유도 모르겠고 엄청나게 슬프고 ㅠㅠ
그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름.
눈물이 어느정도 가실때쯤, 잊고 있던 계란껍질이 생각남.
계란껍질을 버릴까 생각했지만, 꾸역꾸역 안좋아하는 계란찜을 먹어온 내가 불쌍해서 결국 만들기로 함.
때마침, 우리 기념일도 다가옴 ㅠㅠ
그때 만들면 만들다가 서러워서 울듯 해서 기념일이 한참 지나고서야 만듦.
아무튼.. 잡설은 그만하고..
밥통으로 에그쉘 브라우니 만들어보기 시작~
일단 재료.. 원래의 에그쉘 브라우니에 나오는 용량은 너무 세세했음.
난 복잡한건 싫어해서, 간략하게 함. 저렇게 해도, 맛은 완전 좋으니 안심하길 바람.
계란2개, 설탕 100g, 밀가루 100g, 초콜릿 150g, 버터 80g.. (브라우니 믹스도 가능하다고 함)
그리고 계란껍질이 필요한데.. 양을 몰라서 무조건 많이 준비한 내가 바보임 -_-;;
저 레시피로는 계란이 10~12개정도면 충분함.
멍청하게 그동안 모아온 계란껍질 ㅡㅡ;;; 한번 만들고 그냥 나머지는, 화분에 버림ㅋ
계란껍질을.. 소금물에 20분 정도 담가주고 물로 깨끗이 씻음. 소독을 하는거라고 함..
그 다음에 저렇게 말려줌.
이게 중요한데, 계란껍질 안에 식용유를 3~4방울 떨어뜨려서 껍질을 왔다갔다 해서, 껍질 안쪽을
기름칠을 해줘야 함.. 꼼꼼하게 하기 귀찮지만, 저렇게 해줘야 나중에 껍질 깔때 빵이 안붙음~
적힌대로의 재료. 지퍼백도 필요함돠. 그래야 계란안쪽에 짜넣을 수 있으니까.
내가 생각이 심~히 짧았던게.. 밥통에 구워야 하니까, 계란을 세울게 필요하지 않음??
그래서 종이 계란틀을 이용해서 구웠는데.. 문제는 저러면 안됬다는거.. ㅡㅡ;;;
절대 하지 마시길!
왜냐하면, 종이라 열 전도율이 굉장히 낮은거임.. 그걸 미처 생각 못했음..
그래서 원래는 40~50분이면 굽는걸.. 그 2배의 시간을 걸려서 구웠음..
그러니 이걸 보고 따라하시는분들 계시면,
저 틀 위를 쿠킹호일로 덮거나, 아니면 아예 쿠킹호일로
지지대를 만들어, 열전도율이 높게 만들어주시길 바람.
일단 계란에 설탕을 섞고,
잘 풀어줌.
그다음엔 초코와 버터를 녹여야 하는데, 중탕으로 해야함.. 그래서 열전도가 잘되게 스뎅그릇에
버터와 초코를 얹고,
후라이팬이나 냄비에 물을 담고, 그 위에 스뎅을 올려줌. 그리고 불을 켜서, 물을 끓여줌.
저 주걱은 실리콘 주걱이라 뜨거워도 안녹음. 일반 고무주걱은 안되니, 나무주걱 사용바람.
그리고 저 스뎅 뜨거우니 손조심하기 바람.
안녹는거 같아도 계속 저어줌.
색이 이상해도 계속 저어줌.
한참 녹이면 저렇게 깔끔하게 다 녹고, 색도 이쁘게 나옴.
뜨거울때 부으면 안됨. 계란이 익어버림.
그러니 어느정도 식으면, 녹은 버터와 초코를, 설탕 푼 계란에 넣고 잘 섞어줌.
그다음 밀가루를 체쳐넣고, 주걱으로 조심조심 섞어줌.
주걱을 세워서 살살 섞어야지, 마구 섞으면 케이크가 질겨진다고 함.
어느정도 섞은 후 모습. 딸기쨈 같네 ㅡㅡ; 그릇을 바닥에 탁탁 치면 기포가 터지면서 저렇게
밀가루가 뭉치는게 줄어듦.
길고 옴폭한 그릇에 지퍼백을 잘 씌움.
반죽을 조심조심 잘 부음.
다 부었으면, 지퍼백을 잠그고..
저렇게 한쪽을 손으로 눌러서 반죽을 밀고, 가위로 자른 후에. 계란안에 넣어줌.
반죽은 계란높이의 1/2~ 3/4 사이의 양이 가장 딱인거 같음.
너무 적어도 계란끝까지 차지 않고, 많으면 계란 깨지고 내용물 넘침.
혹시 실패할까봐 조금씩 다 달리해서 부었음.
보시면 알겠지만, 30개 준비한 것중.. 계란 껍질 사용한거 고작 11개 ㅡㅡ;
헛짓거리 했음 ㅠㅠ
그대로 밥통에 넣어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절대 종이틀 안됨! 저기에 쿠킹호일 2~3장 깔아주시길.
그리고 전기압력밥솥의 '만능찜' 기능으로 50분 가량 구워줌.
소심해서 30분으로 했다가, 택도 없어서 저렇게 4번 구움 ㅡㅡ;; 종이틀 때문에..ㅜㅜ
한 1시간 40분은 구운거 같음 ㅡㅡ;
밥통으로 케익류를 구울땐, 만능찜으로 40~50분 구움. 오븐은 없어서 모르겠음
일반 밥솥으로는 취사를 2번 정도 하면 된다고 하지만 해본적 없음.
다 굽고선, 이쑤시개같은걸로 찔러봐서 '아무것도 안묻어나오면' 다 된거임.
만약 묻어나오면 10분 정도 더 구우면 됨. 또 묻어나옴? 그럼 10분 더 구우셈.
다 구워진 모습. 좀 많이 채운건, 밖으로 삐져나오고, 또 워낙 오래 구워서 계란이 갈라짐 ㅠㅠ
삐져나온 부분은 칼로 잘라주고, 식히는중~
껍질을 까보았음. 맛은 정말 맛있었음. 진한 초코 브라우니, 우유랑 먹으면 딱.
보시면 알겠지만, 계란 안에 기름칠을 잘해주면 저렇게 잘 까짐. 안그러면
브라우니가 다 붙어서 나옴 ㅠㅠ
귀여우라고, 접시도 치우고 찍어봄..
암턴.. 완성..
첨 계획은 남친 줄려다가, 헤어져서.. 결국 가족이랑 친구들과 나눠먹었지만.. ㅜㅜ
맛은 정말 정말 괜찮았음.. 근데.. 진짜 귀찮고 번거로움 -_-;; 먹을때도 까기 불편함..
한번정도 귀여우니까, 선물용으로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다시 만들고 싶은 생각은 별로.. ㅡㅡ;;
암턴...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