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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이 고마운 10가지이유

존 듀어든 |2012.08.10 01:10
조회 514 |추천 1



아직 동메달을 향한 도전이 남아 있고 이 역시 중요한 게임이다. 그러나 지금이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과 코칭스태프에게 ‘THANK YOU'라고 말해야 할 시간인 것 같다. 이들은 한국 축구를 위해 엄청난 경험과 자산을 제공했기에 스스로의 업적을 자랑스러워해도 괜찮다.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1. 축구를 모든 뉴스의 헤드라인으로 만들었다

아주 오랜만에 야구가 뉴스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축구가 모든 이들의 관심사가 됐다. 그것도 승부조작과 같은 암울한 소식이 아닌 국민에게 에너지와 희망을 주는 소식들로 말이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멋진 경기력과 성적으로 만들어낸 현상이기에 아주 만족스럽다.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되지는 않겠지만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고 싶다.

레바논 원정 이후 한국 축구의 암흑기가 시작됐었다. 망신스러운 패배가 있었고 대한축구협회는 좋지 못한 모습으로 조광래 감독을 해고했다. 그러나 월드컵 최종예선의 출발이 좋았고, 올림픽 대표팀이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한국 축구가 다시 빛나는 시기를 보내게 됐다. K리그로 관점을 옮기자면 이야기가 복잡해지지만, 적어도 대표팀과 국제축구의 관점에서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

2. 대형 방송사들의 위선을 드러냈다?

대형 방송사들은 K리그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뛰는 모습은 너무나도 기쁘게 중계하면서 그들이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방송국들이 축구의 진정한 동반자로 다가오기를 기대해본다. 지금처럼 상황에 맞춰 축구를 이용만 하는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

3. K리그 부흥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림픽 축구가 야구를 스포츠 페이지의 중심에서 밀어낸 것은 사실이지만 K리그도 비슷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에 어쩔 수 없다. 영국에서도 4년에 한 번씩 축구가 메인 뉴스에서 사라진다. 지금 한국에서는 축구가 가장 커다란 뉴스이기에 그래도 낫다는 생각이다.

K리그에서 뛰고 있거나 K리그 출신인 선수들이 이렇게 멋진 대회를 치렀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축구팬이 아닌 국민들도 K리그가 키워낸 선수들이 올림픽 4강까지 갔다는 사실을 깨달아 K리그를 향한 일반적인 인식이 더 나아지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될 수 있는 소중한 발판이 만들어졌다.

4. 끔찍한 무더위를 견디게 해줬다

나는 이번 올림픽이 영국의 날씨가 최악이라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주기를 바란다. 알고 보면 영국 날씨도 아주 나쁜 것이 아니다. 22도 정도의 기온에서 축구를 하면 정말 쾌적하고 좋다.

한국의 이번 여름은 정말 모든 것을 다 녹일 만큼 무덥다. 열대야에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올림픽 대표 선수들이 도와줬다 (다른 종목의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열대야와 수면부족으로 힘들어하면서도 올림픽 축구와 스포츠 이야기로 버티는 것 같다. 올림픽이 없으면 뉴스의 40분 이상이 날씨 이야기로 도배될지도 모른다!



5. 선수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올림픽은 한국의 젊은 유망주들이 세계 그 어떤 축구 선수들에 못지않은 경쟁력이 있음을 드러냈다. 다음에 어떤 선수가 유럽으로 떠나는데 목적지가 잠재력보다 혹은 현재보다도 못한 수준이라면 이러한 부분을 꼭 떠올려야 할 것이다 (꼭 김보경 때문에 하는 말은 아니다!) 한국은 챔피언십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들을 격파했다. 한국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에 어울리는 무대를 제대로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6. 축구의 국제적인 힘을 보여줬다

축구를 통해 한국과 세계가 하나로 엮이는 경험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우리가 가봉이라는 나라와 연결될 일은 없다. 한국이 가봉 뉴스의 첫 번째 소식으로 등장하는 일은 축구라는 진정한 글로벌 스포츠가 있기에 가능했다.

가봉과 브라질이 연결될 일도 축구가 아니면 없다. 브라질은 축구에서만큼은 세계 최강이고 커다란 국토를 가진 나라인데, 지난 이틀 동안 그들의 키워드는 '한국'이었다. ‘글로벌 스포츠’ 축구의 힘과 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7. 영국을 이겨줬다

아시아 축구를 위해 대단한 일을 했다. 영향력이 큰 스포츠 언론을 가진 축구 강국을 격파한 것은 의미 있는 사건이다. 게다가 경기 장소가 그들의 홈이었다.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 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한국이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졌다. 그날 새벽이 항상 기억날 것 같다.

8. 올바른 방식의 축구를 해줬다.

모든 순간 다 아름다운 축구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은 항상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했다. 공격의 기회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앞으로 나갔으며, 뛰어난 활동량으로 경기를 컨트롤했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이 70년대 최강 브라질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과 대등하게 맞부딪히며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하면서도 크게 위축되지 않았고,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스스로의 플레이를 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시간이 쌓여 언젠가는 브라질과 같은 강팀도 잡는 날이 올 것이다.

9. 용기를 보여줬다

브라질에 패하는 것은 결코 수치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은 패배를 염두에 두고 뛰기보다는 그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위한 올바른 축구를 펼쳤다. 나는 이 모습을 기억하고 싶다. 브라질을 상대하면서도 다른 팀과 경기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접근했다. 용기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축구 역사는 단순히 0-3의 스코어를 기록하겠지만, 브라질 선수들과 국민들은 한국과의 4강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잊지 않을 것 같다.

10. 축구 외교관의 역할을 했다

젊은 선수들이었지만 올바른 스포츠 정신으로 경기를 했고, 그라운드 밖에서도 모범적인 행동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올림픽 정신’인데 사람들은 그러한 것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올림픽 정신이 여전히 있다고 믿으며, 특히 한국 대표팀이 그러한 면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한국을 알리는 외교관 역할을 제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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