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컬트 좀 아는 흔남에 “생각보다”입니다. 제가 글을 너무 듬성듬성 써서 애독해 주시는 분들이 있을까 싶기는 한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기에 이번 글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겪거나 조사해놓은 자료들을 풀자하니 솔직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현장조사를 하다보면 정말 이건 기괴하다, 공포스럽다 하는 이야기보다도 신기한 이야기, 어처구니없는 이야기 등이 대다수거든요. 마구잡이로 지어낸 이야기라든지, 아니면 사실적이고, 있을 법하다 싶은데 무섭진 않다든지. 네, 그래서 솔직히 제 글은 무섭다기보다는 마치 옛날이야기를 전해주는 할아버지 혹은 아저씨처럼 소소하고, 신기한 이야기들일지도 모릅니다. 무서운 이야기를 기대하셨다면 조금은 실망스러우실지도..ㄷㄷㄷ
뭐 어쨌든, 지난 #3에서 “다음 이야기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하고 언급하였기에 이번 이야기도 진행시켜보고자 합니다. 전 어디까지나 무속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저 남들과 달리 약간의 신기가 있고, 기가 조금 더 쎈 것일 뿐입니다.
그럼 네 번째 이야기, 음슴체로 시작합니다.
음슴음슴, 음슴음슴, 음슴음슴음슴
지난 이야기를 잠시 끌어오고자 함.
지난 이야기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느냐 하면,
이때 들은 것들 중,
가장 신빙성 있는 이야기는 바로 그곳에 전쟁 중에 죽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음.
의외로도 옛날 조상 때부터 살아온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은 대체적으로 어렸을 때, 도깨비불과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밤에 고기를 사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함.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화에 하겠음.
바로 요것. 요것임. 밤에 고기를 사면 안 된다. 왜 안 되는 것일까?에 대한 이야기인 것임.
옛날에는 오히려 교통도 불편하고,
산길을 걸어야했으므로 지금처럼 낮에 가서 후딱 장보고 귀가하는 게 힘들었음. ㅇㅇ
군대 갔다 온 남자분들은 알겠지만, 산타서 걷는 것. 지옥임.
행군은 곧 오픈 더 헬게이트임. ㅇㅇ
이러한 금기가 꿋꿋하게 지켜졌던 것은 바로 이렇게 산길을 타던 시절임.
절대 현대의 이야기가 아님.
요즘에 밤에 고기 구워먹겠다고 고기 사간다고 해서 큰일 안나잖음?
하지만, 요즘 이러한 현대에도 주의해야 할 곳들도 있고,
금기는 괜히 금기가 아님.
그거슨 진리.
이 금기와 관련된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은 지역에서 들을 수 있음.
경상도든, 전라도든, 충청도든, 강원도든.
전국 각지 어디에서나 나잇살 자신 어르신께서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꼭 알고,
“밤에는 하면 안 되는 행동이 뭐예요?” 하고 물으면,
이것저것 알려주심.
물론 “밤에는 고기를 사면 안 된다.” 이것 역시 마찬가지임.
전국 각지에 떠도는 금기인만큼, 특정 지역을 언급하진 않겠음.
그냥 약간의 각색으로 전국 공통 이야기 형식으로 만들 테니
대충 이런 이야기가 있구나 싶으면 됨.
6.25 전쟁이 끝나고 한창 새마을 운동이니 뭐니 하며 바쁠 때임.
이전에는 이런 것이 없었겠느냐만은 이때 이야기가 가장 리얼함.ㅇㅇ
나름 통일벼도 나왔겠다, 당장 굶어죽진 않겠다 싶고,
또 그런 시대에 농사지을 땅 있고, 소까지 여러 마리 키우면
“우왕ㅋ굳ㅋ, 너님 부자임. ㅇㅇ”
하던 시절.
하루는 아저씨가 마침 우시장이 열려 소를 팔려고 나갔다고 함.
우시장은 소가 매매되는 시장으로, 5일장이나 7일장 등 장터가 들어서기 전에,
아침녘에 장터의 위치에서 보통 열림.
그래서 새벽같이 소를 끌고 소를 팔러 가신 아저씨.
아저씨가 마침 소 판 값도 제대로 받고, 주머니도 두둑해져서 기분이 좋으셨다고 함.
마침 장날이라 아는 아저씨, 아주머니들도 많고, 또 살 것들도 제법 있었던 터라,
장보기를 하셨다고 함.
장보기도 하고, 화투도 치고, 그러다보니 돈 좀 꼴으니까(잃으니까)
홧김에 막걸리도 마시고, 국밥도 먹고 하셨다고 함.
신나게 먹다보니 금세 장은 슬슬 닫기 시작하고, 떨이들을 넘길 시기가 되었다고 함.
아저씨는 주섬주섬 가지고 갈 물건들을 챙기고, 돈도 잘 챙겼나 확인하고,
이제 집으로 슬슬 가볼까 하며
설렁설렁 걸어가는데, 마침 돼지고기가 남아서 떨이를 하고 있었다고 함.
그래서 마침 술도 마신 김에 기분도 좋고 해서, 가족들과 고기나 한 점 해야겠다 싶어
돼지고기 댓근을 사서 줄에 매달고
달랑~ 달랑~
들고 가셨다고 함.
가뜩이나 짐도 많고, 술기운도 올라오고 하니 걸음은 점점 느려지고,
지치기도 하고, 그러면서 정말 천천히 집으로 가셨다고 함.
소싯적에 씨름해서 소도 타 본 양반이라고 겁대가리가 없었다나 뭐라나.
그렇게 얼마 즈음 걸으니 주변이 점점 어두워졌다고 함.
특히나 산은 이미 남색을 띠어 들어가면 고생 좀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셨다고 함.
그래도 집에 가려면 가장 가까운 길은 산을 넘는 거고,
그 산만 넘으면 집에 금방 도착하는데 차마 포기할 수 없어 산을 넘기로 결심하셨다고 함.
산을 넘으려고 산길을 타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달빛도 밝고 해서,
길을 잃지 않고 집으로 가는 길을 곧잘 찾으셨다함.
전봇대도 없지, 랜턴은 꿈도 못 꾸지, 하다못해 횃불이나 호롱불도 없지,
오로지 달빛에만 그렇게 의존해서 이 길 저 길 찾아가는데,
늘 다니던 길도, 밤이라서 그런지, 술기운이라 그런지 자꾸 헷갈렸다고 함.
그래서 더 조심해서 걷는데, 주변에서도 자신과 같은 사람이 있는지
바스락, 바스락 하는 발자국 소리도 들리고, 말소린지 한숨소린지 모를
그런 소리도 가끔씩 들려왔다고 함.
그래서 위험하겠다 하는 생각도 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위급할 때는
도움도 받을 수 있겠다 싶어 안심이기도 했다고 하셨음.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고개만이 남았었다고 함.
그 고개만 넘으면 마을이고,
마을에 도착하면 집까지는 금방이니 이젠 다 왔다고 생각했다고 함.
그래서 “어이구, 이제 다 왔구나” 하는 소리가 절로 입 밖으로 나왔다고 함.
신나서 걷는데, 막 고개를 넘어서려는데 뒤에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었다고 함.
“이보, 형씨. 고기 사가나 보오?”
그래서 누군가 하고 돌아보려 하는데 고갯길에서 고개를 함부로 돌리면 안 된다고,
어렸을 때 들었던 게 기억나 돌아보진 못하고 말했다함.
“장에 가서 고기 댓근이나 떼오는 길이오.”
“형씨, 내가 사정이 있어서 장에를 못 갔는데 고기를 정말 먹고 싶소.
돈은 지불할 테니, 고기를 조금만 나눠주소.“
가족들과 먹으려고 얼마 안 떼어 왔다고 하면서 안주려 했지만,
상대방이 너무 간절하게 말하니까 조금 난처했다고 함.
고갯길을 막 넘어서려는 차라서 돌아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얼마나 떼 갈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하시오.” 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옥신각신 하다가 결국에는 아저씨가
“아, 알았소. 뒤에 달려있으니까 대충 알아서 떼 가시오.”
“고맙소. 잘 먹겠소. 돈은 챙겨줄 테니 걱정 마소.”
하고 말하기에 ‘에이, 고기 댓근가지고 쪼잔하게 굴면 쓰나.’ 하면서 쓰린 속을 달랬다함.
그러면서 달빛에 그림자가 비치길래 힐끔 보는데 자신 이외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 함.
순간 긴장타서 ‘어어???’하고 있는데, 그림자에도 비치지 않은 것이
고기를 획하고 낚아채어 갔다고 함.
분명 고기가 사라져 등짐이 가벼워진 느낌은 나는데,
가지고 간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으니 당혹스럽기도 하고,
귀신에게 꼭 홀린 기분이었다고 함.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빨리 해서 집에 도착했다고 하는데,
그 날 밤 내내 긴장되고 걱정되어 잠을 못 이루었다고 함.
날이 밝자마자 당골집(당골에 대해서는 전편 참고. ㅇㅇ)을 찾아가서
어젯밤에 겪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당골이 자신과 함께 거기로 가보자했다고 함.
그래서 당골과 함께 그 고개로 갔는데
새끼줄에 매달린 고깃덩이가 시퍼렇게 상해있었다고 함.
그리고 그 주변에서 낡고 오래된 몇 천환을 발견했다 함.
당골이 그걸 보더니
“쯔쯔. 어젯밤에 재수 없었으면 골로 갈 뻔 했네요.”
이라며,
“하필이면 굶어죽은 놈에게 걸려가지고,
그러게 뭐하러 밤에 고기를 사서 싸돌아다니십니까?”
하며 매우 호통질을 했다고 함.
그러면서
밤에는 온갖 잡귀가 돌아다니는데,
특히나 그곳은 6.25 때의 진한 사념들이 많아서
함부로 고기를 사들고 돌아다니면 안 된다.
고 했다함.
왜냐하면,
아귀도 있고, 수라도 있고,
이들 모두가 생육을 보면 탐할뿐더러,
뺏기지 않으려고 용쓰면 사람을 해치고,
거저 줘도 봉인가 싶어 들어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