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금 여러분에게 굉장히 감사해요ㅎㅎ 엄마랑 한참 긴 대화를 나눠보고 그래도 많이 풀린것 같거든요.
저 혼자 고민했으면 아마 끝까지 말못하고 끙끙댔을꺼에요ㅠㅠ 여러분의 의견을 보고 생각도 정리하고
객관적으로 봐도 불공평한 상황이라는것도 알게되고...... 아무튼 도움 많이 받았어요!
전에도 언급했었던거 같은데 전 이게 사실 큰 문제라고 생각은 안했었어요.
하도 어렸을때부터 자기것은 자기가 챙기는게 맞다고 배워서 그런가......
용돈을 안 주는거에 대해 불만이고 돈 관리가 힘들다고 생각했지
'급식비는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한 돈이니까, 생리대는 내가 쓰는거니까 당연히 내가 내야지'
이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냥 엄마랑 싸우고 서러워서 하소연하고 싶은데 친구들한테 이런 얘기 해봤자 가족 욕되게 하는거라서
익명성을 빌어서 써본 글인데 많은 관심때문에 놀랐어요.
진심으로 안타까워 해주시고 위로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그럼 지루한 얘기 그만하고 본론 갈께요!
조르는거, 떼 쓰는거 등등은 저희 부모님에겐 전혀 먹히지도 않고 오히려 화만 돋우는 일이라 진지하게
대화로 풀기로 했어요.
일단 아빠한테 할얘기가 있다고 하고 밖에 공원에서 산책하면서 얘기를 나눴어요.
'아빠가 교육에 대한거는 엄마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는건 알지만 그 교육에 문제가 있을때는 어느정도
제지 혹은 중재를 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라고 하니 아빠가 화들짝 놀라서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어보시
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제가 일년에 받는 돈 명절이랑 가끔 아빠, 이모, 아빠 동료분들에게 받는 용돈 다 합해봤자
1년에 70만원정도 받는데 그돈으로 내 생계를 책임지기엔 턱없이 부족한것 같다, 라고 했어요.
그리고 설명을 좀 더 덧붙히자면, 중학교때는 학교가 바로 앞이라 교통비가 필요없었고, 급식비도 훨씬 더
싸고 (고등학교 급식비 진짜 너무 비싸요ㅠㅠㅠ) 그래서 돈이 훨씬 적게 들었었어요. 70만원 받아도 쪼들
리긴 했지만 지금처럼 당장 생리대 살 돈이 없을정도는 아니었고요. 근데 고등학교 들어와서 갑자기 지출
이 확 느니까 초등학교때 모아뒀던 돈 있는 통장에서 돈 꺼내다 썼는데 반년만에 그 돈들 다 써버리고....
초등학교때는 엄마가 급식비 내주고 그랬었거든요.
어쨌든 아빠에게 제가 미리 적어뒀던 한달 기준 필요한 돈을 나열한 종이를 보여주고 일년이면 약 130만원 가량 필요하다는걸 보여줬어요. 그러니까 아빠가 엄마는 정말 돈을 아무것도 안준다고 해서 제가 제 빈 통
장도 보여주고요. 아빠가 알았다고 하시면서 엄마한테 얘기해보시겠다고 했는데 제가 그러지말고 오늘 저
녁에 엄마 아빠 다 불러서 얘기를 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제 돈에 대해서 더 잘 알고 더 잘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아빠는 거기서 제 편을 은근슬쩍 들어달라고ㅋㅋㅋ
그리고 몇몇분들이 말하다셨다시피 엄마가 언어폭력.....이 좀 있으시거든요. 그래서 밖에 나가서 외식을
하면서 얘기를 하면 언어폭력은 쓰지 않으실것 같아서 외식 하기로 했고요.
밥 먹고 엄마한테 얘기 시작했어요. 대화체로 쓸께요.
'엄마, 엄마가 절 사랑하고 엄마만의 교육방침이 있다는건 알지만 어느정도 제 의견을 들어보고 조율하는
게 저한테 더 좋을 것같아요.'
'또 용돈 얘기야? 정말 왜 그러니? 요즘 애들 다 너같이 돈에 그렇게 집착한대?'
여기에서 말문이 순간 막혔는데 아빠가 옆에서 '당신 왜그래~ OO이 말 좀 들어줘. OO이도 힘든게 많으니
까 이렇게 말을 하는거잖아.' 이래주셔서 말을 이어갈수 있었어요.
엄마한테도 제가 쓰는 돈 내역을 보여주고, '받는 돈보다 지출이 더 많은데 이건 돈 관리 능력으로 어떻게
할수 있는게 아닌것 같아요.'
이러니까 엄마가 저 통장 있지 않냐고 거기에서 끌어다 쓰면 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빈 통장 (정확히는 1320원 남은 통장) 보여주면서 여기에서 보태서 지금까지 살수 있었던거라고 했어요.
엄마가 다시 제가 쓴 지출 내역을 보더니 급식비가 이렇게 비싸냐고 그러시더라고요.
엄마가 딸 급식비도 모르고 지금까지 이렇게 했던건가 싶어서 울컥하고 눈물 나려고 해서 좀 진정시키고
아빠는 '어휴, 돈 정말 많이 드네. 여보, 진짜 OO이 힘들겠다.' 이러시고요.
진정 좀 하고 '돈 관리 능력도 어느정도 들어오는 돈이 있어야기 그거에 따라서 계획하고 관리하는거지
솔직히 지금 저처럼 명절때 받는 돈으로 생활비 대는건 그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일 뿐이에요. 제 또래에
비해서 명절 돈 많이 받는거인지는 몰라도 1년 생활할 정도는 결코 아니에요. 심지어 이제는 제가 사랑 못
받는거라는 기분도 들고요.' 라고 얘기 했더니 엄마 잠깐 침묵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엄마는 제 공부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이런 경제적인 스트레스가 제 학업에도 지장 끼치고...... 이
건 아닌것 같아요.'
라고 하니까 '니가 원하는 건 그럼 뭔데. 말해봐.' 이러셨어요.
근데 교통비같은건 제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걸어갈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걸어서 30~40분 거리)
급식비, 생리대 값 이런건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야자 끝나고 밤 늦게 올땐 무서우니까
걸어오기도 그렇고......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에 대한거는 엄마가 돈을 좀 내주시고 용돈도 좀 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학교를 단지 지식을 배우기 위해 가는건 아니잖아요. 그러면 집에서 과외하고 홈스쿨링 해도 되지
왜 굳이 학교를 보내겠어요? 전 사회성을 기르는것도 학교를 다니는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 생각을 말하고 아무리 고등학생이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했고요.
'대체 바라는게 왜 그렇게 많아? 니 키우는데도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데.' 이러고 저한테 그때 싸가지
없게 말한거에 대해서도 사과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반말 한것까지 해서.
저도 심한 감이 있어서 사과했어요. 엄마가 굉장히 권위적이어서 지금까지 한번도 엄마한테 대든적이
없었고요.....
꼭 사과해야할만한거였나 싶기도 했는데 사과 안하면 계속 그걸로 트집잡으실 분이라.....
일단 급식비는 엄마가 내주시기로 하셨어요. 용돈도 한달에 2만원씩 주시고요. 더 이상은 딱 잘라서
안된다고 하시고요. 그래도 전에 비해선 진짜 엄청난 발전이에요. 생리대 값은 아무리 말해도 니가 쓰는거 내가 돈 대줄 필요는 없다, 라고 하시고요. 참고로 엄마는 이미 폐경.....
친구들이랑 노는거 한달에 최대 노는거 2번으로 제한하고 그중 한번은 놀때 1만원 주시겠대요.
그리고 아빠도 엄마 몰래 매달 3만원씩 주시기로 하셨어요. 들어보니까 제가 고생이 많았을거라면서.
일은 이렇게 풀렸어요. 어떤분들은 시시하고 시원찮아보이실줄도 모르겠지만 정말 제 입장에선 커다란
거에요.ㅎㅎ
그리고 엄마 아빠가 어느정도 이해가 가긴해요. 외가가 딸 넷에 아들하나여서 외삼촌을 굉장히 오냐오냐
키우셨대요. 외삼촌 갖고 싶은건 뭐든지 다 사주고 그러다보니까 버릇도 없고 경제관념도 전혀 없는 애가
되버렸대요.
아빠는 집이 정말 아무것도 없었고 고등학교때도 기술배우시다가 아빠 맨 몸으로 서울 올라와서 돈벌고
교과서 사서 공부해서 대학 좋은데 가고 그러셨대요.
그래서 엄마는 경제관념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아빠는 공부가 제일이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계세요. 엄마아빠 두분다 제 공부에 올인 하시는 분들이시고요.
아무튼 여러가지 섞여서 이렇게 된것 같아요.
글 재주도 없고 횡설수설한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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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엄마에게 심한 욕은 하지말아주세요ㅠㅠ 제 편 들어주시고 화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지만 그래도
저희 엄마인지라 상처받아요ㅠㅠㅠ 부탁드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