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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 자격지심, 그냥 몇자 끄적여봅니다

 

 

방탈일수도 있겠지만...... 공감대 형성이 잘 될 것 같은 이곳에다가

 

이 우울한 밤에 한자 적고 가요

 

 

 

오랜만에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중학교 친구들이라 해봤자 아직 안 지 10년이 좀 넘은, 타지로 나간 친구도 있고 해서 잘 모이질 못했던..

 

 

오랜만에 만나서 다들 신나게 떠든것 같은데

 

저만 괜히 가슴 한 쪽에 우울하고 씁쓸한 마음을 안고 온것 같네요

 

아마 이 빌어먹을 자격지심이란 것이 제 인생 처음으로 친구들 속에서 고개를 든것 같아요

 

 

 

학교 다닐때 전 공부를 못 하는 아이였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말은 기가 막히게 잘 한다고 머리로는 서울대도 가겠는데

 

공부 안한다고 주변에서 핀잔을 많이 들었던 그런 유형이였어요

공부보다는 늘 다른 것들에 더 관심이 많았고, 친구들이 공부를 잘한다고해서 부러워한적도 없었구요

 

그냥...... 그 시절에는 그랬고 어른이 되서도 그런것에 개의치 않는 사람이 나일거라 생각했어요

 

 

대학을 전문대로 갔고, 저를 제외한 친구들은 4년대를 가서 이제 졸업반입니다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그래도 이 나이 되도록 뭐하나 제대로 해놓은게 있나

 

저를 돌아보니, 아무것도 없네요

 

 

더욱이 계약직으로 반년 정도 다니고 있던 회사가 부도가 나서 정리해고 당해서

 

집에서 3주 정도 쉬고 있던 중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회사는 왜 잘렸니, 봉급은 얼마였니, 동생은 무슨일 하니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는 친구들 앞에 이상하게 고개가 숙여지고 마음이 울적해 지더랍니다....

 

 

마치 아직 결혼 못한 노처녀가 설때 친척들에게 둘러쌓여 집중 공격을 당하는 느낌이었달까요

 

나쁜 말투는 아니었고 순수하게 궁금하여 물어본 의도임을 아는데도

 

대답 하는 제 목소리는 점점 기어들어갔습니다

 

 

그 외에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다들 무슨 일을 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친구들 틈에서

 

저는 왜 몹쓸 자격지심을 느꼈을까요

 

 

돈은 얼마나 받는지, 그 애가 다니는 직장은 대기업인지

 

이런 이야기들이 언급되는것이 언짢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틈에 끼어서 도저히 한마디도 말이 안 튀어 나오더군요

 

왜였는지는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고 깊이 생각해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결국 어른이 되고 나서는

 

친구, 라는 존재도 성공을 했는지 혹은 어찌어찌 힘들게 살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통해 그 존재를 확인받는 것 같은.....기분에 휩싸였던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전 패배자였구요

 

 

친구들은 대단한 명문대 이런 정도는 아니더라도 다들 지역에서 알아주는 4년제 대학을 다니고

 

아직도 토익 공부라던지 그런 것들을 열심히 하는데

 

저는 공부에 뜻을 두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토익 공부 같은건 해본적이 없습니다

 

 

또 한가지, 친구들은 그럭저럭 중산층 집안에서 자랐고 제가보기엔 다들 여유도 있습니다

 

외국도 한 번씩 다녀오고.

 

 

저는 그런건 꿈도 못 꾸는 형편이였지요 아주 어렸을적 부터.

 

가난한 집에 동생들도 많았고, 단칸방에 그 많은 식구가 살부비며 살았던 적도 있어요.

 

 

다행히 지금은 적어도 화장실이 바깥에 있는 그런집이 아닌 멀쩡한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식구가 많은지라, 막내는 자기 방도 하나없이 늘 거실에서 자고.

 

그래도 이런 보금자리 하나 얻은것에 정말 행복해 하며 사는지라

 

저한테 그런 유학생활 이런것들은 꿈이에요

 

돈없이 본인이 똑똑하게 가시는분도 계시겠지만, 저에게는 모든 행해지는 일들이 다 돈으로 연결되서

 

아예 어릴적부터 꿈조차 꿔본적이 없었네요 ㅎ

 

 

이렇게 글을 써보니 제가 너무 한심할 따름이라서, 코끝이 찡해지네요 ㅎㅎ

 

 

하필 이 시기에 백수로........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노라니.

 

더 이런 기분을 느끼는거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더욱 비참한 건, 자꾸만 사랑하는 내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고

 

죄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는 거네요

 

 

남자친구는 위에 언급한 친구들보다 더 괜찮은 대학을 나왔고 지금 멀쩡히 직장생활 중이에요

 

회사도 안정적이고 괜찮은 봉급의 회사고,

 

취업 전에 만나 지금까지 결혼을 생각하며 잘 만나오고 있지만

 

 

친구들을 만나고나니.

 

오빠는 무슨 죄로 나를 만나고 있나.

 

나보다 능력있는, 자기와 비슷한 여자들을 만난다면 더 편하게 살수 있을텐데

 

 

안그래도 오빠가 가끔씩 결혼얘기 하면서 우리 앞날이 뻔히 보이니까

 

허리띠 졸라매면서 단칸방에서라도 시작하자고 그렇게 말해주는데..........

 

그냥 자꾸 미안한 생각밖에 안납니다

 

 

내가 과연 부족하게 모자라게 안일하게 이렇게 삶을 살았는데

 

돈을 많이 벌어서, 능력있는 그런 여성이 될 수 있을까

 

 

그냥, 어린 시절 공부 안하고 철없이 놀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덜컥 그 차이를 느끼고 겁내서 싸지른 글이네요

 

 

 

진작... 공부 할껄 그랬어요.....

 

그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거들떠도 안 봤을까요

 

 

지금 이렇게 글 쓴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앞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게 맞다는것도 아는데

 

 

도대체 어디를 향해 달려가야 할지

 

아직도 감을 잡지 못해.

 

 

더욱 갑갑한 가슴으로 잠을 못 이루네요

 

 

내 인생, 나라는 존재가 이렇게 볼품이 없었나

 

오늘 한번더 되돌아보며

 

나의 배우자, 반쪽이 될 내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에 통화를 하면서 웃음도 잘 안 나왔네요

 

 

한심하지만.... 그냥 지금은 그랬네요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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