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타지로 떠나는 아는 동생을 데려다주려
자가용에 태우고 터미널에 가는중이었습니다.
터미널근처면 교통체증이 유독 심하죠.
동생을 터미널에 내려주고 집에 오는데 그만
갑자기 끼어드는 시내버스가 제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칠뻔한 광경이 펼쳐진겁니다.
원래 큰트럭이나 버스엔 양보를 잘 해주는 편입니다..
근데 이번상황은 진짜 울컥......
몇초간 서있다가......
큰소리도 낼법 했지만..
사고 안난 자체가 다행이고
버스안 승객들은 뭔 죄인가 싶어
조용히 빠져나왔습니다.
운전하시는 분들이 전부 저렇게 험하게 하는건 아닐꺼라며
스스로 위안하는 순간
2년전 크리스마스때 뵈었던 어느 고속버스 승무원님이 생각나 몇 자 적어봅니다.
(버스기사님을 버스승무원이라고 부르는게 맞다고 하더라구요)
날짜도 정확히 기억이 나네요.
때는 2010년12월25일 성탄절입니다.
서울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집인 대전으로 향하려
서울->대전 22:00출발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젊은 검표원의 검표가 끝나고 버스 출입문이 닫기더니
갑자기 승무원님이 일어나 뒤 쪽 승객을 향해 배꼽인사를 하십니다.
"아무것도 해놓은게 없는데 벌써 2010년 한 해가 저물어 가네요.
승객 여러분을 대전까지 모실 ㅇㅇ고속 승무원ㅇㅇㅇ입니다.
저는 며칠 뒤인 2010년 12월31일자로 정년퇴직을 합니다.
이번 운행이 퇴직전 저의 마지막 운행입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시원섭섭함은 물론이며
현역시절 왜 더 친철히 모시지 못했나 후회도 합니다.
그래도 이 고속버스 운행하며 자식 셋 전부 대학졸업에 시집장가도 보냈습니다.
승객 여러분을 제 마지막 고객으로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목적지 대전까지 편안하게 모시겠사오니
돌아오는 2011년 한 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인사가 끝나자마자 승무원은 또한번 배꼽인사를 하셨고
저를 포함 불특정 다수의 무뚝뚝하기만 했던 고속버스 안 승객들은
승무원에게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대전에 도착해서는 승객보다 승무원님이 먼저 내리셔서
승객 하나하나에 인사를 하는 훈훈한 모습마저 선사했습니다.
지난2010년 크리스마스에
서울->대전 22:00출발 운행하셨던 승무원님,
몸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