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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남편이 없으면 무기력해져요. 이게 보통인가요;;;

글쓴이 |2012.09.07 12:46
조회 148,739 |추천 106

 

이게 고민이냐고 하실수도 있지만..

저희는 좀.. 걱정도 되고, 저희만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혹시 저희만 그런 거면 좀 심각하게 멘탈 훈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저희는 결혼한 지 2년 된 30대 초반 부부입니다.

(아이는 없습니다.)

원래 원거리 연애를 오래 했고, 그래서 결혼해서 같이 살면 좀 질리지 않을까 걱정도 했었어요.

1주일에 한 번 만나서 놀면 너무너무 좋은데, 종일 같이 있으면 서로 짜증 날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결혼해서 살아봤더니, 더 재미있는 겁니다.

같이 밥 해먹는 것도 재밌고, 청소하는 것도 재밌고, 장보는 것도 재밌고..

 

그러다 남편이 며칠 해외출장을 갔어요.

그랬더니 그게... 이상하게 급 무기력한 거예요.

저 원래 혼자서도 잘 놀거든요.

책도 음악도 좋아하고, 혼자 여행 가는 것도 좋아하고, 성격도 무척 외향적인 편이구요.

그런데,

제가 일이 없는 전업주부도 아닌데, 집에만 들어오면 축 늘어지는 거예요.

빨래도 청소도, 심지어는 밥도 챙겨먹기 귀찮고,

티비나 이리 저리 보다가 그냥 자고 일어나서 나가고...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그게 2년째입니다.

 

아, 집 밖에 나가서 일하고 그러면 또 보통의 제가 돼요.

전업주부였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그런데 저희 남편도 증세가 같대요.

저희 남편은 일주일 내외로 가는 해외출장이 1년에 4-5번은 있는 일이고,

저는 집 비울 일이 잘 없는 일을 하고 있어서 저희 남편은 잘 자각을 못하다가..

제가 친구들이랑 여행도 갔다 오고, 또 일 때문에 집을 좀 비우고 그랬더니,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매일 읽던 책도 읽기 싫고, 좋아하는 만화책도 재미가 없어서 멍하니 있었대요.

 

우리 서로 진지하게, 이건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우리 이런 정신 상태에는 뭔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걸로 정신과에 상담을 하러 가기엔 좀 이른 것 같고..

인생선배님들의 조언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결혼한 언니들이 주변에 잘 없어요.

멀리 있는 엄마한테 말하면, 혹시 딸이 타지에서 외롭나 걱정하실까봐

얘기하기 좀 그렇네요 ㅠㅠㅠㅠㅠㅠㅠ

아, 아기는 저희 계획엔 없어요. 아기 낳으면 좋아질 거,,라는 말씀은 저희가 들어도 실현할 수 없으니..^^;;;

 

여튼,

저희 둘 다 다 자란 성인인데,

서로가 없다고 급 우울해 지는 건, 정말 이상하잖아요.

연애할 때는 안 그랬는데...

주변에서 다들 원거리 연애하면 힘들지 않냐고 그래도,

저는 내 시간 활용하기도 좋고, 만나면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아서 또 좋다며

장거리연애 예찬을 했거든요.

 

저희 정말 자립적이었는데... 결혼하고 나서 좀 이상해 진 것 같아요.

저희만 이런 건가요?

언니들, 이런 경험 있으시다면, 저희 좀 도와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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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톡이 되었군요.
저는 별로 자극적인 이야기도 아니고 해서.. 이렇게 댓글 많이 남겨 주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ㅠㅠ
많은 충고, 격려, 동감의 말씀 들으니 안심이 되기도 하고, 힘도 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일일이 댓글을 달까 하다가,

한번에 추가글을 다는 것이 되려 보기 편하실 것 같아 추가합니다.

 

많은 분들이 부러워 해 주시니...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결시친에 무서운 글들을 보면서 결혼 한 저도 참 깜짝깜짝 놀라는데..

미혼이신 분들은 많이 걱정되시죠?

그렇지만, 결혼은 행복하려고 하는거잖아요.

그러면 아무래도 행복한 사람이 적어도 반은 되지 않겠어요?^^;;

 

그렇게 무섭기만 한 거면

어떻게 인류가 이렇게 오랫동안 결혼제도를 유지할 수 있었겠습니까.

분명 혼자보다 힘이 나고, 행복하니까 결혼을 하는 거랍니다.^^;

병원에 가면 아픈 사람들만 보이잖아요. 그래도 세상엔 안 아픈 사람들이 더 많아요.

결시친은 주로 고민을 올리는 게시판이다보니, 고민있는 사람들만 저희 눈에 보이는 것 같아요.

행복한 분들은 고민이 없으시니까 보이지 않는거겠지요.

그래서 무시무시한 시월드나 어이없는 결혼생활 이야기만 올라오게 되는 거구나.. 하고

알아서 걸러 들으세요.

결혼 초에 서로의 생활 습관만 잘 맞춰 간다면,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들이니, 많은 분들이 행복하게 살고 계시겠지요.

 

또,

이런 분리불안, 신혼 때는 다들 그런 거였군요?
이거 뭐, ‘신혼병’이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ㅋㅋㅋㅋㅋㅋ
시간이 해결 해 준다니 다행이네요^^;

 

사실 저희는 나름 극복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기는 해요.
남편이 주말에 집을 비우는 경우에는 저도 종일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약속을 빽빽하게 잡는달지,
제가 집을 비우는 주말엔, 남편은 집 밖의 커피숍에 나가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저희끼리는 ‘된장남 놀이’(;;;;)라고 부르는 여유를 부린달지..
예전에 읽고 넣어둔 반야심경을 꺼내서 다시 읽는 달지;;;;
(저희 남편은.. 불교가 마음을 다스리는데 좋다며;;;; 반야심경을 맹신하고 있답니다;;;;
 그렇다고 저희 둘 다 불교도는 또 아니예요;;;; 경전을.. 그냥 이용중이랄까;;;;;)

 

그냥, 이게 우리만 겪는 일은 아니구나. 자연스러운 거구나. 생각하니까
반야심경만큼이나 마음이 편해지네요.
이렇게 서로 힐링하면서, 무기력증을 이겨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제 부처님이시네요.^^;

 

 

그리고, 반려동물은...
저희가 여행을 좋아해서,
주말엔 거의 매주 나다니고,
일 년에 두 세 번은.. 5일-일주일 정도 집을 비워요.
그런데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그 애들이 저희랑 살기 힘들 것 같아요.
저희가 필요하다고 무턱대고 동물을 입양 하는 건, 생명한테 할 짓이 아닌 것 같아서...
저희 남편은 며칠 씩 집 비울 때 죽을 거라면서 식물도 키우고 싶지 않아 하거든요.
그래서 반려동물은 키우지 않을 생각입니다.

 

또 딩크에 대해 물으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 분께는 따로 댓글을 달았습니다.

 

여튼 도움 감사합니다.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이 또 있으시다면,
도움 받을 수 있도록 글은 남겨두겠습니다.

 

많은 분들 말씀 대로,

오래 오래 사랑하며 잘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수106
반대수14
베플T|2012.09.08 09:55
천생연분이라고 자랑하는 건가
베플|2012.09.07 13:45
서로만 너무 의지하는거아님? 둘다 친구가 별로없다거나 다른 가족들이랑 멀리산다거나 그럼??
베플짝짝짝|2012.09.08 10:01
반려동물을 한 번 키워보시는게 어떨까요? 확실히 효과 있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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