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장 생활을 하는 건장한 29살 남자 입니다.
요즘 떠들썩한 사건 사고를 접하면서 괜시리 제가 겪었던 가정 교육이 생각나
심심하던 차에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쓰다 보면 좀 길어질것 같기도 한데 스크롤바를 체크 하시고 지루할것 같다 싶으시면
그냥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이하 글은 아직 애인이 없으므로 음슴체.
<가정 환경>
나는 위로 형이 한 명 있음. 고로 막내이자 차남임.
나이 차는 2살이지만 내가 생일이 빠르기 때문에 학년으로 따지면 1살 차이임.
20살까지 할머니,아버지,어머니,형,나 이렇게 다섯식구가 살았음.
지금은 형이 결혼을 해서 분가, 서울에 살고
나는 수원 원룸에. 부모님은 용인에서 알콩달콩 노후를 즐기고 계심.
할머니는 치매증상이 매우 심해지셔서 요양원에 계심.(어머니께서 직장 생활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할머니를 돌봐드릴 시간이 없음)
아버지는 매우 엄하신 성격. 어머니는 매우 부드러운 성격이심.
1. 형제간의 우애
나는 지금까지 형과 투닥거리며 싸운적이 한 번도 없음.
물론 의견 차이로 언쟁을 벌인적은 많이 있지만 결코 서로 손을 대거나 맞은적이 없음.
이는 부모님이 형제간의 우애에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계셔서 어릴때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았음.
예를 들면,
개인의 잘못은 하나도 없음. 내가 뭐 하나 잘못을 해서 혼날 일이 생기면 형도 같이 혼남.
형도 예외는 없음. 형이 누구와 싸우고 오거나, 집 안의 물건을 부숴도 무조건 나도 같이 혼이 났음.
이는 "얘가 이렇게 잘못 할 짓을 할 때 넌 뭐했냐?" 이심.
벌을 받을 때 회초리? 그런것 없음. 무조건 벌을 세우셨음.
바둑판 아심?
엄청 무거운 것 말고 중지 손가락 길이의 두께만큼의 바둑판이 집에 있었음. 앞은 바둑판, 뒤는 장기판.
대충 어떤 것인지 알거라 믿음.
양쪽 끝을 서로 무릎 꿇고 들고 있어야 함. 들고 있어야 하는 시간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느냐에
따라 다름. 약한 잘못은 10분~20분, 큰 잘못은 30분 이상임.
양쪽 끝을 서로 들고 있기 때문에 꾀를 부릴수도 없음. 무조건 둘이 힘을 합쳐서 그 시간을 채워야 함.
둘이 큰소리 내며 싸워도 무조건 벌을 받았음. 얼굴을 맞대고 바둑판을 들고 있기 때문에 웃긴
표정을 지으며 상대방이 힘들도록 유도 하는 사이에 서로의 화는 풀렸음.
연년생이라서 초,중,고를 다 형과 같은 학교에 다녔음. 같이 벌을 받지 않으려면 서로에게 신경을 써야
했음. 하교 시간엔 늘 기다렸다가 같이 집에 들어가고, 놀 때도 늘 같이였음.
고1때 잠시 삐뚤어질뻔한 적이 있었는데 형이 두고 보지 못해 아버지께 말씀드려 둘이 거실 벽에
물구나무를 약2시간동안 선 적이 있었음. 많이 컸기 때문에 바둑판으로는 안되겠는지 아버지께서
물구나무를 서게 하셨음. 둘이 나란히 물구나무를 서고, 서로의 다리를 끈으로 묶어 놔서 한명이 떨어지면
나머지 한명도 덩달아 떨어져 무조건 이 악물고 벽에 찰싹 붙어서 버텨야 했음. 떨어질수록 10분씩
늘어나기 때문임. 반항? 못함.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어머니는 밥을 안준다고 엄포를 놓으셨기 때문.
친구들과 노느라 정신이 팔려 늦은 시간에 귀가 한적이 있었음.
그 시절엔 휴대폰이 없던 때라(삐삐시절ㅋㅋ) 연락을 못하고 친구들과 노는데에만 정신 팔려 해가
지고 나서야 집에 들어갔는데, 형은 벽에 붙어 물구나무를 서고 있었음.
이유인즉슨 내가 안들어오기 때문에.
내가 들어오자마자 형과 바톤 터치를 하고, 입고 있는 교복도 못 갈아입고 바로 물구나무를 섰음.
그렇게 약 1시간을 혼자 물구나무 섰던걸로 기억함.
여담이지만, 어릴때부터 이런 벌서기에 내공이 쌓여 군생활 시절 얼차려는 엄청 잘 받았음.ㅋㅋ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이런 벌을 받진 않았지만, 잘못을 하면 항상 같이 벌을 서고, 서로의 행동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30살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우리 형제의 우애는 매우 돈독함.
2. 용돈
우유값, 참고서비, 학용품비용을 제외한 모든 용돈은 그냥 주신적이 없음.
각종 심부름, 집안일을 도와 드리면서 용돈을 획득 해야 함.
거실 한 쪽 벽에 전지(큰 종이)로 해당 퀘스트 달성시 얻게 되는 비용을 적어 놓고 그에 맞는 금액을
받았음. 구두닦기 = 얼마, 설거지 = 얼마, 거실 수건질 = 얼마 .... 이런 것들임.
피구왕 통키를 재연하기 위해 필요한 피구공이나,
달려라 부메랑을 재연하기 위해 필요한 미니카등을 구입하기 위해선 그 금액에 맞게끔 퀘스트를 적절하게
달성해야 했음.
물론 형과의 경쟁에서도 이겨야 함. 식사를 끝마칠때쯤, 마치 매점을 가기 위해 쉬는 시간 종 치기 5분
전 카운트다운. 책상 밖으로 한 쪽 다리를 꺼내 놓고 종치기 무섭게 우사인볼트를 방불케 하는 스피드
를 내는 것처럼 싱크대 앞을 사수하기 위한 형과의 경쟁은 끊임 없었음.
싱크대를 사수한 사람은 입이 찢어져라 웃고, 경쟁에 실패한 한 명은 조용히 현관으로 나가 아버지
구두를 닦았음.ㅋ 구두 닦는 것보다 설거지 금액이 더 크기 때문임.ㅋㅋ
물론 이렇게 소액을 모으는 것은 힘이 듦.
가격대가 높은 옷이나, 게임기등을 사기 위해선 또 다른 루트가 있었음.
그것은 부모님 설득하기.
부모님 설득하는 시간은 매주 토요일 8시경임.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약 1시간동안 부모님 앞에서
설득하는 시간이 마련돼 있었음.
그것이 필요한 이유, 그것을 얻고 나서 내가 달라지는 점, 그것이 없을 때 내가 손해 보는 것 등을
입에 침을 발라가며 사탕발림 + 애교를 떨면서 어필해야 했음.
부모님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음. 솔직히 옷이나 게임기 없어도 내가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음.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 입장이 상당히 유리하지만 가끔은 우리 형제가 불쌍해 보였는지 고집을 꺾으실
때가 있었음. 그렇게 설득에 설득을 거쳐 큰 금액의 물건을 획득하는 경우도 있었음.
그러나 이 경우는 상당한 싸움이 진행되고 (일주일에 1시간이기 때문에 약 1달정도 진행되는 경우도
있었음) 불리한 입장의 우리 형제는 매우 지칠때도 있었음. 에이씨~! 안가져~! 안 해~! 이런 경우가
다반사였음.ㅋ 그러고도 다음날 아침이면 형은 구두를 닦고, 나는 거실 수건질을 했음.
바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 노동의 대가를 치뤄야 하는 것이 이 세상의 법칙.
이것을 가르쳐 주셨음.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일주일에 얼마씩 용돈을 주시긴 했지만 용돈기입장을
따로 써서 항상 검사를 맡으며 과소비 항목에 대한 꾸중도 늘 들었음.
각자 저금통이 있어서 여유가 있을 때는 늘 저금을 했고, 크리스마스나 생일등 선물이 들어오는 기념일
날에는 그 저금통을 열어 모은 금액만큼의 2배 즉, 10만원을 모았으면 20만원어치의 선물을 해 주셨음.
그래서 모은 10만원은 따로 각자의 통장에 입금을 하고 0원부터 다시 시작.
10만원어치의 장난감을 얻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기념일 D-Day를 체크해서 과자,뽑기 안하고 차곡차곡
저금을 해 5만원을 모으면 됐음.
이렇게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교육을 받아 지금까지도 과소비 하는 습관은 많이 없음.
물론 나이가 들면서 스마트폰, 유행이 시작된 옷 등에 많은 관심이 쏠리지만 현재의 경제여건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배워 지금도 유용하게 적용 됨.
주저리 주저리 쓰다가 손가락이 아파 오네요.
그냥 생각나서 쓴 글이니 너무 담아두면서 읽지는 마시고.ㅋㅋ
나중에 다시 이어서 쓰도록 할게요.
오늘은 이만 써야 할 것 같네요. 반응 좋으면 더 쓰고, 아마 내일 이 글 쓴 것도 잊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