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23살 학생이고,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은 27살 직장인이에요.
제목 그대로 현재 사귀는걸 전제로 조심스럽게 세달째 만나고 있답니다.
며칠동안 답답하고 속상해서 넋두리 좀 풀어볼게요.
1.
서로 알아가던 초반에, 길에서 전여자친구를 우연히 봤나봐요.
그런데 그 얘기를 굳이 저한테 안해도 되는데 마주친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심지어 아는형 페이스북에 관련한 글도(뭐 오늘 충격이었다 그런식.) 남기더라구요.
많이 좋아했으면 그럴수도 있으니까 넘어갔어요.
2.
전여자친구도 저랑 같은 지역 사람이었나봐요.
근무시간엔 보통 전화를 잘 하지 않는데, 하루는 전화가 오더니 김XX을 어떻게 아녜요.
같은 지역에 그냥 아는 오빠라고 말했더니 진짜 세상 좁다느니 그런 얘기를 하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왜? 오빠야는 어떻게 아는데?" 라고 물어봤더니
"전여자친구도 알던 사람이다." 이러는거에요.
아니...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게왜?
"끊어라 ㅡㅡ "
고작 그거 확인하려고 근무시간에 전화를.
진짜 아직도 생각하니 얼탱이가 없네요.
3.
하루는 둘다 일 마치고 외식을 하러 가서 어떤 주제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알바생이 음식을 갖다주고 대화를 이어가려는데.
"전 여자친구가 저런 스타일이었다." 라고 하는거에요.
ㅡㅡ
입맛 뚝.
에효...
4.
제가 일반화 시키는걸 엄청 싫어해요.
그런데 다투면 하는 말이
부산 여자들은 왜 그래?
너도 똑같아
하루는 저도 너무 화가나서
"똑같은데 왜 연락하는데? 연락 하지말자 그럼."
"너는 다를거라고 생각하니까."
흡... 사르르...
에라이 찌발.
5.
제가 원래 집이 지방이라 집안일로 지금 내려와 있는데 아무래도 못보니 더욱 자주 다투더라구요.
서울에 지내면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 만나서 늦게까지 놀고 들어가는게 좀 거슬렸나봐요.
그러다 엊그제 터져서 전화로 좀 크게 다투었어요.
제가 "오빠의 이런점 떄문에 상대가 지쳐갈거다." 라고 말했어요.
그 후에는 좋게 풀고 끝났지만.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페이스북 글보니 가관.
나와의 다툼에서 내가 받았을 상처가 아닌
똑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전여자친구가 입었을 상처를 걱정하고 있는거에요.
진짜 그 글을 보는순간,
이 사람은 내가 좋아서가 아니라 나랑 그 사람이 너무 비슷해서 만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이도 똑같고, 부산 출신에, (들어보면)비슷한 성격에, 다투게 되는 원인까지.
아무렇지 않게 전여자친구를 떠올리는 행동에서 입는 제 상처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나봐요.
물론 관심사도 비슷하고, 통하는 것도 많고, 저한테 도움도 많이주고 좋은 사람인데,
제가 미운 점만 부각되게 써서 완전 개놈처럼 보일 수도 있을거에요. 지금 제 심정도 그렇고요...
그리고 왜 그때그때 안 따졌냐고 생각하실수도 있는데,
제가 마음이 넓은건 아니지만 보통 그냥 넘어가는 편이에요.
상대를 좋아하면 그 정도는 포용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근데 이번엔 제가 포용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한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저로 인해 그 사람을 잊을수 있게끔 만들 자신도 없고,
저를 만날수록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질까봐 만나고 싶지도 않네요.
이런 질문을 하는 제가 병신호구 같겠지만,
저를 위해서라도 제대로 시작해보기전에 이 사람을 떠나는게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