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겪은 황당하고 충격적인 일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9월 15일.저와 남편은 결혼 1주년 기념으로 제주도 여행을 갔습니다.위미리라는 곳에 숙소를 마련하고, 낮에는 차를 렌트해 여기저기 다니다 밤8~9시쯤 요리를 해먹기 위해 장을 보고 다시 숙소로 가고있던중 요리 재료 하나를 깜박하고 사지 못한걸 알아차렸죠.그래서 숙소가는길에 있는 편의점에 들리려 여기저기 찾고있었습니다.
위미초등학교 근처에 GS편의점이 있더라구요.편의점앞에 거의 다 왔을때운전하던 남편이 " 어 ! 개다.. 길위에 개" 라고 하더군요.그래서 어차피 편의점도 다 왔겠다, 제 자리에선 아무것도 안보이고 도대체 개가 뭐 어쨌다는거지? 하면서 차에서 바로 내렸습니다.
그곳은 아주작은 삼거리였는데,아마 차가 우회전이나 자회전 하면서 나오다가 개를 친거 같아요. 위치상...남편은 저상태면 운전하다가 개를 친줄 모르고 그냥 갔을수도 있을거라 말하더라구요.
마침 편의점 앞에는 아저씨 4~5명이 파라솔에서 술을 마시고있었어요.저는 개가 죽은건가? 하며 가까이 가보니 개가 가만히 누워있다가 순간 순간 끙 하면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더라구요. 다리에서 조금 피가 보이고 있었구요,그래서 편의점 앞에 있던 아저씨들을 향해 " 이 개 왜이래요? 사고난거에요? 여기좀 도와주세요" 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러자 한분이" 그개 물어요 가까이 가지 마요" 하더라구요.그래서 전 아저씨들도 도와주려고 했는데 개가 사나워서 어쩌지 못하고있나? 싶어서 저도 잠시 어쩌지.. 하는데 또 개가 끙끙거리며 몸을 확움직이더라구요.전 패닉상태가 되어서 " 그래도 개를 이렇게 나두면 어떻게해요. '하며 소리지르고 울고하니그때 한 아저씨가 다가왔습니다.그리고 도로옆으로 개를 옮겨줬어요 ; 개요? 안물더군요개가 사나워서 그냥 뒀다는 말은 거짓말이였죠.제가 길가에서 울며불며 소리소리 지르고 119에 신고하고 있으니 다들 겁이 난건지 뭔지하나둘 사라졌습니다.
남편은 119에 전화를 하고있었는데, 또 다른 아저씨는 소주병을 든채로 남편한테 와서술정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한테도 와서 '참 사람들이 너무해. 내가 봐도 사람들이 너무한거같아'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아저씨. 그냥 드시던 술이나 마져드세요!" 하고 쏘아붙였습니다. 그아저씨는 '응 알았어' 하면서 또 옆으로 가버리더군요.
저는 마땅한 처치법을 몰라 그저 계속 개를 주무르고있었습니다. 구조대가 올거라 생각하구요.남편이 전화한 119에서는 동물구조는 안하니, 120 인가에다가 전화를 하라고 하더라구요다시 120에 전화해서 위치를 말하고 빨리좀 와달라고 하고있는데, 결국 개가 죽었습니다.가만히 있다가 발작하듯 움직이고 있던 아이여서 정말 죽은게 맞나 코로 숨을 쉬는지 확인했는데 ㅠ 죽었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 해서 심장 압박도 해보고 흔들어도 보고 했는데 ㅠ 안깨어나더라구요 눈을 뜬채ㅜ너무 속상했습니다. 목걸이를 한걸로 봐서는 주인이 있는개인데, 길에서 주인도 모르게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 한다는게 너무 속상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그 때 한 아주머니께서 오셨습니다.여태 옆에 계속 있던분이었는데, 그 전까진 정신없던 제눈엔 보이지도 않았죠. 그분이 지금까지의 상황을 말씀해주셨어요.
개가 차에 치였는데 아까 그 편의점앞에서 술먹던 사람들이 개가 죽으면 잡아 먹겠다고 개가 죽을때까지 그냥 지켜보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걸 듣는 순간 머리가 어질어질 하더라구요.그 아주머니도 제주분이 아니시고 여자 혼자서 어쩌지는 못하고 그냥 개옆에만 있었나봐요. 자기가 떠나면 아저씨들이 개를 데려갈까봐 계속 보고있었다고 하셨어요. 그때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했습니다. 태풍오기 전날밤이었거든요.그 아주머니는 본인 차에 있던 큰 비닐을 꺼내서 비라도 피하게 해주자며 함께 개에게 비닐을 덮어주었습니다.
정말 열받지 않나요?. 너무 끔찍했습니다.그래요. 개 먹는거까진 이해하겠습니다. 거지인가요? 정먹고 싶음 돈주고 사먹던가, 아님 최소한 보살펴주다가 죽으면 어쩔수 없이 처리했다.고 하면 그나마 그런 변명이라도 들어줄 수 있습니다.근데 하하호호 웃으며 그렇게 신음하며 죽어가던 생명을 그냥 가만두고 있을수가 있는지요?
담당자를 알아보고 전화를 주겠다던 120에서 연락이 없자다시 남편이 전화를 걸었습니다. 개가 이제 죽었다구요.그쪽에서는 우리보고 그냥 가라고 했나봐요. 전 전화를 뺏어서 '전화한지가 언젠데 왜 답을 안주냐. ' 했더니 담장자가 연락이 안된다. 그냥 두고 가면 내일 아침에 담당자나 환경관리인이 치울거다.' 하더군요,전' 지금 얘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린다는거에요? 난 도저히 이 자리를 뜰수 없다. 저 앞에 이 개가 죽기만을 기다렸다가 먹겠다는 사람들이 기다리고있다. 당장 처리해 주지 않으면 안가겠다' 고 했습니다. 당신들이 안오면 내가 이 개 데리고 직접 가겠다고 했죠그랬더니 결국엔 남원읍사무소로 개를 데려오라더군요. 같이 계시던 아주머니도 제주도 사는 지인에게 전화걸어 물어보니 읍사무소로 데려가야한다고 알려주셨어요.
그제서야 아까 소주병을 들고 어슬렁 거리던 아저씨( 일행들 다 먼저 떠나도 미련못버리고 혼자 못가고있었음)가 택시를 잡아타고 가더군요
그렇게 아주머니와 헤어지고저는 개를 넣을 박스를 구하려 그 아저씨들이 술마시던 편의점으로 들어갔습니다.편의점엔 주인인지 아줌마와 아저씨가 있었는데, 이분들도 지금 상황을 다 알겠죠.아줌마는 그 술먹던 일행을 잘 아는 사람일 수도 있구요.
울어서 눈 퉁퉁부운 얼굴로 '박스좀 주세요' 하니까아주머니가 귀찮다는듯이 아저씨한테 눈짓으로 박스위치를 알려주더라구요.그때 아주머니의 표정은 ' 어디서 굴러온 여자가 동네 시끄럽게 일만든다'라는 식의 표정이시더라구요;저도 고맙다는 말없이 그냥 박스만 받아들고 나왔습니다.
박스에 개를 넣으려고 하는데 입쪽에서 피가 흥건하게 나왔습니다.분명 아까는 다리에 상처뿐이었는데 ㅜ 개를 들어올리니 피가 너무 많이 흘렀어요 .
차가 우리차가 아니기도 하고 트렁크가 작아서 박스는 들어가지도 않았고 뒷자리도 없는 차를 렌트했던터라할수없이 개 얼굴쪽을 비닐로 싸고 박스에 넣은후 그 박스를 제가 안고 갔습니다.남원읍사무소까지 가는동안 피비린내가 나기 시작하더라구요. ㅠ죽었는데 .. 그 따듯한 온기가 아직 있더라구요 ㅜ 더 눈물났습니다. 정말 죽은게 맞나 싶기도 하구요.
남원읍사무소에 도착해 그날 당직이시던 분에게 개를 드렸어요.그리고 그냥 쓰레기통으로 보내지 마시고 제발 묻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기분좋게 떠났던 결혼기념일 여행첫날 엄청난 일을 겪고 머리가 아팠습니다.너무나도 잔인한 사람들.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이 사람의 생명이라고 귀하게 여길까요?그런사람들이 나중에 교통사고 나서 쓰러진 사람을 보고 '뭐 돈되는거 가져갈건 없나?' 하고 있을지도 모를일입니다. 늘 제주도를 동경하면서 언젠간 제주도에서 살아야겠다는 꿈까지 꾸었던 저인데, 이번일로 제주도에 대한 좋은 감정이 확 사라졌습니다. 나름 국제도시라 홍보하던 제주가 이정도라니... 개를 먹고 안먹고를 떠나서 죽어가는 생명을 그냥 지켜만 보고있었다는게 정말 끔찍하게 여겨집니다.예전 전래동화를 보면 다친 제비다리도 고쳐준다고 하는데, 참.. 생명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에 할말을 잃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