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오거리에서 D대학교로 가는 큰길.
남자친구와 싸우고 씩씩대면서
전 앞서 걸어가고 있는 상황이였고
저멀리서 남자친구는 제 이름을 부르면서
어디가냐고 따라 걸어오고 있는 상황이였습니다.
왜 싸웠는지는 중간생략하고,
둘다 술을 좀 마신 상태였습니다.
걸어가는 도중에 뒤에서 남자친구가 소변이 마려워
근처에 있던 피시방 화장실을 갔다온다해서 가고,
전 너무 화가난 상태여서
그말을 셍까고 계속 혼자 걸어 가다가
갑자기 소변이 너무 마려운 겁니다.
D대학교 올라가는 샛길 바로 오른쪽 옆에
C아파트 올라가는 샛길 하나가 더 있습니다.
경사가 심한 길인데,
밑에서 위를 보면 경비실이 바로 보이기 때문에,
화장실 좀 썼다가 바로 내려올 생각이였습니다.
경비아저씨가 경비실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다고 해서
들어가서 소변을 보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철컥철컥하는 문 손잡이를 만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전 너무 놀래서 빽 소리를 지르며 옷을 급하게 입고 바로
뛰쳐나왔습니다. 근데 주변에 아무도 없길레
'아 손잡이에 뭐가 풀려서 소리가 낫나? 바람소린가?'
하며 대수롭지 않게 경비실 안에 있던
경비아저씨한테 잘썻다고 말을 했는데
절 계속 이상하게 계속 쳐다보는 겁니다.
그러더니 여기 사는거 아니냐고
이상하게 쳐다보며 물어보길레 아니라고 하고
다시 그 경사진 길을 내려가는 도중에
뒤를 돌아봤는데 그 아저씨가 절 힐끔힐끔 보고 있는 겁니다.
그러려니 하고 경사진 길을 반쯤 내려왔을때 쯤,
밑에서 오토바이 한대가 급하게 올라오더니 뒷자석에 앉아있던
남자가 내리자마자 절 보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을 하는 겁니다.
제 남자친구였습니다
소리지르고 화내면서 절 아래로 끌어내리는데 전 아무 영문도 몰랐죠
일단 여기 위험하니까 내려가자고 소리지르길레
내려와서 모든 얘기를 들었습니다.
자기가 피시방 화장실 갔다가 내려왔는데
제가 없어져서 내이름 부르면서
한참 찾아다니고 있는데
왠 오토바이 탄 남자가 역주행하면서 자기에게 급하게 와서
처음에는 핸드폰좀 빌려달랩니다.
제 남자친구는 그럴기분 아니라고 꺼지랬더니 그 남자가 갑자기
앞에 가던 머리길고 키크신분 여자친구 맞냐고.
그얘기 듣자마자 제 남친은 화가났더랍니다.
혹시나 해코지 했을까봐요
그 오토바이 탄 남자가 갑자기 헬멧을 바닥에 내던지더니
그 여자분 지금 상황 안좋다고, 위험하다고,
아까 둘이 저기서 싸우는거 봤는데 그쪽 건물 올라가고 나서
갑자기 여자분 뒤에 어떤 아저씨 따라 붙었다고.
그아저씨 몰래몰래 숨어가며 절 쫓아가는거 보고
처음에는 무슨 스토커나 부모님인지 알았다고.
그러다가 옆에 왠 그레이스 봉고차가,
제가 가는 방향을 따라오면서 계속 빙빙 돌더랍니다.
그걸 보고 좀 위험하다 생각해서 자신도 뒤에 따라 붙었답니다.
그 아저씨는 C아파트 입구까지
숨어가며 절 쫓아오고 있다가
왠 오토바이가 뒤에서 따라오는걸 보더니
C아파트 구석에 숨었답니다.
그 순간 계속 길을 헤매고 있던 남자분이 생각나서
바로 지금 역주행해서 온거라고..
그 오토바이를 타고 저쪽으로 바로 온거랍니다
그말을 듣고나서
온몸에 힘이 다 풀리고 눈물부터 나더라구요
그제서야 머리속에서 아까 상황이 정리가 되더라구요
화장실에서 철컥철컥하던 소리가 그 아저씨였고,
관리실 아저씨는 뒤에서 어떤 사람이 따라오더니 없어져서
절 이상하게 가는거 계속 쳐다봤던 겁니다.
더 소름돋는게 뭐냐면 경사진 길에서
제가 남자친구랑 다시 만나서
밑으로 내려가는 그 타이밍에
위에서 봉고차 한대가 내려와서
저희 바로 밑 큰길에 차를 대는 겁니다.
제 남자친구나 그 오토바이 아니였으면
지금 저 여기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 동네는 제가 작년에 이사오기 전
23년동안 살던 동네이고,
대학가여서 새벽에도
위험한 일 한번도 일어난 적 없었고,
밤에도 운동이나 산책을 나갈 정도로
수상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아저씨나 봉고차가 처음에 절 쫓아오던 길.
새벽에도 차 엄청 다니는 큰길입니다.
새벽에도 길에 곳곳에 대학생들도 있구요.
23년동안 제가 안심하고 걸어 다니던 길도 이제 믿을 수 없네요.
맨날 이런거 글 올라오는 것만 봤는데
제가 사는 동네에서 이런일이 일어났고, 제가 겪었습니다.
여러분 새벽에 혼자서 잠시라도 절대 돌아다니지 마세요.
그 혼자인 잠깐의 순간을 노리는 미친놈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