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3개월 앞둔 예신입니다.
이젠 예신도 아니네요.
제 나이 29살에 만난 그 사람은 저랑 2살차이 나는 착실하고 모범적인 남자였습니다.
1년간의 연애끝에 1월에 결혼날짜를 잡았습니다.
1년간 만나면서 단 한번도 속썩인적 없었고
항상 모범적인 모습과 성실함을 보여줘서 결혼을 결심했지요
저희집에서도 오빨 아주아주 맘에 들어하시고
제 주변 사람들도 물론 예비시댁에서도 절 많이 예뻐해주신답니다.
다른 예신들처럼 혼수나 집때문에 속상한일도 없이
결혼준비도 척척 잘만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은 9월 중순에 일어났네요.
1년간 연애하면서 제 주변인과 제 직장동료들에게도
결혼할 사람인걸 다 알렸고, 얼굴도 물론 다 압니다.
9월말..추석을 앞두고
제 친구가 자기 친구에게 들었다면서
어느 네이버 까페 주소를 알려주더라구요.
거기에 니 남친 사진이 있다며..
그 사람이 아이디 검색해서 글쓴거나 댓글단거 한번 보라구요.
전 뭐.. 그 사람이 얼굴도 훈남에 키도 크고 해서
무슨 얼짱까페나 그런건줄 알았습니다.
정말루요.
그러면서도 왠지 모를 찝찝함과
그 말을 해준 친구의 표정이 생각이 났습니다.
친구를 먼저보내고 커피숍에서 저는
핸드폰으로 가르쳐준 까페를 검색해보고는
그자리에서 어떻게 일어나 집에까지 왔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
그 까페는
소위말해 불륜까페? S 목적을 둔 사람들의 모임같은거였습니다.
파트너를 모집한다고 하고
그룹을 만들어 집단 행위도 하는...말그래도 불법까페였던거지요.
입에 담을수 없는 단어로 대화명을 만들어
까페활동도 하고 거기서는 아는사람도많은거같고
꽤나 그 영역(?)에서는 유명한 사람같아 보이더라구요.
상반신을 탈의한채 얼굴까지 찍어서 올린 사진에
댓글들도 참.. 가관이였습니다.
버젓히 결혼을 앞두고 있다며
그전에 다 즐기자는 내용의 글도 올라와있고
파트너로 만나는 여자도 몇 있는듯했습니다.
음담패설을 아무렇지 않게 나누고
그런 만남을 서스럼없이 하는 걸 보니
그 1년간 절 지켜준다는 명목하에 수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혼자 일주일간 연락도 없이 생각에만 젖어있었네요.
추석 연휴에 인사를 가기로 되어있었고 물론 그쪽도 인사를 오기로 했었네요
더이상 결혼을 진행시켜서는 안되고
날 기만했다는 사실에 용서라는건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추석 연휴 전날.
만나자고 했습니다.
일주일간 잠수를 탔었거든요
몸이 안좋다.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일주일만에 만난 그 남자는
무척이나 날 걱정했다는듯이 여전히 따뜻하게 대하더군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난 결혼을 못할꺼같다. 여기서 그만하자
이유는 묻지말아라..그랬더니
방방 뛰더라구요.
자기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거냐고
이유라도 알자고..
내가 이유를알면 양가 부모님들 다 쓰러지실꺼라고
그냥 여기서 그만하자고 했더니
끝까지 이유를 묻더라구요.
그래서 아무말도 안하고
그 까페에 그남자가 상반신 탈의하고 있었던 사진 캡쳐해놓은걸
보여줬습니다.
순간 남자가 아무런 말을 못하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자
그냥 저는 그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네요
뒤따라와서 말도 안되는 변명을 대길래
덕분에 모르던 남자들의 세계..아니..당신에 대해서 알게됐다.
핼게이트 입구에서 알게되서 다행이다.
오빠는 그냥 오빠와 같은 부류의 사람 만나서
평생 즐기면서 살아라.
나는 그러지못할꺼같다.
더는 연락하지말고
어른들끼리 예물이며 혼수..정리하도록 하자
집에는 알아서 말해라
나도 집에 알아서 둘러댈테니..
어떻게 걸어왔는지도 모르겠네요
추석에는 몸이 안좋다는 핑계로 방안에서만 있었고
출근을 해야하는데 직원들얼굴 보기 민망해서
현재까지 연차를 냈습니다.
다음주에는 출근을 해야겠네요
어제는 청첩장 나왔다고 찾으러 오라는 전화가 왔던데..
이제 슬슬 하나씩 수습할일만 남았네요.
엄마한테는 대충 싸웠다고 했고..
두분께 뭐라고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으나
맘이 복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