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수능이 스무 날 정도 밖에 안남았네요. 시간이 정말 LTE, 제 새내기 생활도 막바지ㅜㅜ
야식먹으면서 인터넷하다가 수능골든벨이라는 게시판에 글까지 올려봅니다.
이 게시판에 많은 수험생들과 예비수험생들이 예전 저의 모습과 비슷하더라고요.
이래저래 여러사람 말들 들으면서 이게 맞긴맞나 답답하고
그러다가 그래도 왠지 나는 붙을 것 같다 왠지 나는 수능 대박일 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도 불타고
대학은 어딜가야되나 과는 뭘 해야 하나 성적에 맞춰야 하나
나열해보자면 끝이 없죠.
아마 지금 대학교 입학하신 분들은 공감하실 텐데
지금은 너무나 명백한 것들이 그 당시(수험기간)에는 보이지 않았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고민하는 수험생들 보니까 예전 기억도 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러네요.
각설하고, 도움이 되고자 몇줄 더 적겠습니다.
1. 나는 수능 대박을 낼 수 있을까?
- 먼저 대박에 대한 정의를 하고 들어갈께요. 제가 말하는 대박은 '자신의 평소 성적대로 나오는것'입니다. 시시하죠? 그래도 두번의 수능을 치룬 결과 이것이 진정한 수능대박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자기 성적보다 엄청 잘 나오는 경우도 간혹가다가 있지만 로또 당첨의 확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하고(제가 아는 한 저의 주변에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결론, 수능 대박은 가능합니다. 단 여기서 수능대박은 평소의 실력을 그대로 보여주는것. 뿌린대로 거두게 되는 것 같습니다.
2. 남은 스무날 남짓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
(1) 건강관리 : 이 시기 쯤 되서는 각자의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을꺼라 믿어요. 제발ㅜㅜ, 밤새거나 하지마요 절대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잠잘자고 관리!!!! 매우중요
(2) 마인드 : 자신감, 자신감 또 자신감. 나는 편하게 치고 올꺼다. 나는 긴장안하고 친다. 저는 본디가 긴장을 안하는데다 할 수 있다고 자기암시 했던게 수능에서 한몫했던 것 같아요. 평소보다 수능성적 낮은 사람들의 8~9할(적어도 제 친구들 사이에서는)은 긴장감으로 흐려진 자신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지마세요.
(3)외국어 영역 팁 : 다른과목들은 원래 페이스 유지하시고 외국어는 EBS 지문 많이보세요. 이제 시간 많이 안남았으니까 말그대로 '주구장창'읽으시면 됩니다. 언어나 수리는 결국 내가 아느냐 모르느냐가 중요하지만 외국어는 지문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아는 지문이 나오면 곧바로 문제를 풀 수가 있어요. 저만해도 작년 수능 때 반절 넘게 이미 읽어본 지문들이라 시간이 20분넘게 남았었습니다.
위에 까지 너무 일반상식적인 얘기만 늘어놓았나요? 제가 고3때 위에 글 봤으면 결국 다 똑같은 소리네 이랬을것같아요, 써놓고 다시 읽어보니까. 그래도 이왕쓰기 시작한거 좀 더 쓸께요. 지금부터는 덜 진부할 것 같습니다.
3. 남 욕해봐야 남는 것 하나도 없다. 특히 연예인 특례!
- 제가 고3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 1위입니다. 수험생활기간에 욕하고 싶은 사람 끝도 없이 나옵니다. 나보다 공부못하면서 어째어째 꽤 괜찮은 대학교 붙은 친구, 자기 붙었다고 대놓고 탱자탱자 하는 애들. 여기서 최고봉은 TV좀 나오고 유명세 좀 얻었다고 특례로 입학하는 연예인들.
연예인들 특례입학, 분하고 억울하고 나는 뭔가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직시해야 할 것은 연예인 한두명 때문에 나의 입시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 입니다. 화나는 만큼 남은 날들 입시준비에 올인하세요. 그리고 당당하게 대학생 되서 특례 문화 변화시키세요. 결국 비합리적이고 불평등한 제도(여기서는 연예인 '특례'입학)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그 공동체(여기서는 대학)의 구성원 뿐입니다. 지금 수험생들은 해당 공동체의 구성원이 아니니 욕할 시간을 추려내 공부하는게 가장 최선의 방법인거죠.
연예인 뿐만이 아니라 나를 배아프게 하는 친구들까지 모두에 대해서 눈닫고 귀닫고 남은 시간 잘 활용하세요. 다른 사람 욕한다고 버린 시간들 후회할 수도 있어요.
4. 대학의 서열, 그리고 이것의 영향력
- 주제가 광범위하긴 한데 일단 대학서열이란 것이 존재한다에는 대부분 동의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대학의 서열이란 것이 존재합니다. 속칭' 네임벨류'라고 하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이것이 나에게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인가인데 저는 3가지 면에서 '상당한 정도의' 영향을 끼치고, 끼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의 사회경험이 짧고, 제 경험만을 토대로 삼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영향력은 대학의 네임벨류로 인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입니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사람들인데 대학이라는 색채가 입혀지는 순간 각기 다른 상황을 접하게 됩니다. 가령 평범해 보이는 A가 알고봤더니 명문대로 손꼽히는 00대 학생이다, 이 경우 A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확연히 업그레이드 되는거죠. 그리고 이것이 싫던 좋던 꽤 긴 시간을 함께 하게 될 것입니다.
두번째는 대학의 서열에 의해 내가 사회 초창기에 만나게 될 사람들의 '분위기'가 정해진다는 점입니다. 물론 좋은대학을 다니는 사람들이 좋은 사람, 성공한 사람이고 그렇지않으면 나쁜사람, 실패한 사람이라는 비약적인 논리를 펼칠 생각은 없습니다. 대학 이름에 연연하지 않고 꿈이 있어 그 길을 소신있게 걸어가는 사람들은 그 자체로 좋은 아우라를 가집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지는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거죠. 중/고등학생 때 일진놀이에 빠져 정신못차리던 친구들은 어디에 많을까요? (지극히 확률적인 문제이므로 저를 학벌주의 신봉자로 오해하지 말아주셔요. 다만 시작은 단순한 확률이었던 것이 지금 제가 느끼기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므로 쓴 내용입니다.)
마지막, 결정적인 영향력은 대학서열로 말미암아 생긴 모든 상황들이 나의 내면 형성에 관여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20살 21살 친구들 사이에서 수능문제 몇개 더 맞췄느냐, 논술 문제 좀 더 잘 썼느냐 이 한 끗 차이로 대학이 갈렸을 거고, 갈리게 될 것입니다. 20대 초반에 입시 결과말고는 사람들간의 뚜렷한 차이가 없는 것이죠. 그러나 점차점차 달라집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다, 주변에 본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결국 자기 스스로의 성장에 관한 촉매제가 됩니다. 대학교 입학하고 초등학생때 친구들만 다시 만나더라도 느끼게 될겁니다. 나 자신에대한 스케일이나 기대치가 천차만별입니다. 이 천차만별은 인생전반에 있어서도 드러날 가능성이 많지 않을까요.
쓰다보니 두서가 없었지만 대학서열이라는 것이 능력을 결정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싶은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만드는데 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스스로가 나태하면 아무 의미도 없는 거지만)
엄청 길게 구구절절 늘어놓았네요. 남은 날들 정리잘하셔서 수능 잘 치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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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에 제 글 있어서 놀랐어요. 신기하네요
어제 새벽께에 글쓰다가 얼버무리듯이 마무리하고 잠들었는데 이왕 이런 기회 얻은거 나머지 더
써볼까 합니다.
5. 그래서 학교 이름일까, 학과일까
- 5번을 시작하기 전에 제 경험부터 써야 될 것 같네요. 현역 때 저는 제 성적에서 가장 높은 학교를 가보려고 사범대에 진학을 했었습니다. 학교이름만을 전적으로 봤던거죠. 그 결과 꽤 괜찮은 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한학기동안 제가 얻은 것은 더 넓은 세상과, 많은 사람들, 그리고 열등감이었습니다. 단 한번도 '교육'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고 흥미도 없던 제게 대학은 수험생활을 벗어난 자유와 유흥의 공간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른사람들에겐 대학이 자유와 유흥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학문과 꿈의 공간이더라구요. 이 점이 제 자신을 참 초라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이곳에 무엇을 하러 들어왔는가? 나는 교육을 내 업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다면 내 대학 4년은 무의미하지 않나?
그리고 결정한 것이 반수였습니다. 부모님과 주변친구들 모두 경악했지만 어쩌겠습니까, 제 뜻이 그런것을. 반수 결과 현재는 같은 대학교의 정경계열 12학번 학생이 되었습니다. 뭔가 이상하시죠? 반수까지 했는데 결국 같은 학교에 가나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지금 저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그때 만약 어영부영 있다가 2학년이 되고 3학년이 되었다면 스스로에게 확신없는 교육인이 됬을 수도 있으니까요. 저에게 배웠어야 할 학생들에게 죄인거죠, 그건.
길게 돌아서 왔지만 결론은 학교의 네임밸류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학과 또한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만약 제가 그런 꿈이나 열정을 가진 동기들 사이에 있지 않았다면 이런 대담한 결정이 가능했을까? 결국 그 점이 지금의 결단력있는 나를 만든게 아닐까 하는 딜레마가 남아 있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수험생분들이 실망하실 것 같습니다. 학교와 학과사이에 무엇이 우선인지 확답을 드리지 못하고 있으니까. 문과는 그래도 학교다, 이과는 과가 중요하다, 문과도 요즘엔 과가 중요하다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데 둘다 얻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전적으로 본인의 가치관 문제겠지요. 그냥 학교 맞춰 가놓고 반수까지 해서 과만 바꾸는 인간도 있을 수 있구나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 문과계열에서는 보통 경영학이 최상위 학과인데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진학하는 것은 말리고 싶습니다. 저도 고등학교때는 막연히 경영학과 가야지 했었는데 실제 대학에서의 경영학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 거리가 멀더라구요. 학과 선택하기 전에 실제 그 과에 진학한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꼭 가져보셨으면 해요.
6. 대학은 그래도 '학문의 전당'이다.
-대학이라는 곳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취업의 문이 얼어붙어있고, 대학은 취업을 위한 하나의 거대한 양성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대학생이 될 여러분들은 대학의 본질을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제가 아직 저학번이고 어려서, 현실을 잘 모르니 이런소리가 나온다고 하실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이 대학 4년을 취업준비공간이 아닌 성장의 공간으로 만들시길 바랍니다. 물론 저부터도 간절히 바라고 있구요. 책 많이 읽으시고, 대학에서 얻는 모든 다양한 기회들 잡으세요. 강의도 생각하면서 듣고 참여하면 내 속에 많은 것이 쌓입니다. 그러면서 당연스레 따라올 수도 있는 것이 학점과 소위 스펙인거지 학점과 스펙을 위해 달리는 것은 전형적인 목적전치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대학을 진학할 때 너무나 많은 분들이 취업에 유리한 학교, 취업에 유리한 학과만을 따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적어봤습니다. 아무리 취업에 유리해도 나와 맞지 않으면 불행할 것이고, 아무리 취업이 어려워 보인다 한들 내 뜻이 있다면 길이 있기 마련입니다.
중간고사 일찍 끝난사람들끼리 동동주 먹고 와서 알딸딸한게 글이 참 정신없게 느껴지네요.
경험도 짧으면서 이래저래 떠들어봤는데 너무 전적으로 믿지도 마시고, 그렇다고 너무 고깝게 넘기지도 마시고 적당할 만큼 넘겨 읽으세요. 수능 잘치시고, 대학은 생각 이상으로 즐거운 곳입니다.
모두들 얼마 멀지 않은 대학생활을 위하여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