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그냥 패스해 주세요.
저는 결혼한지 2년 되는 33살 아줌마 입니다.
돌 지난 딸하나 키우며 신랑이랑 남들처럼 지지고 볶고 사는 평범한 아줌마에요.
시친결을 자주 보는데 몇몇 여성분들 고민을 보고 몇글자 적습니다.
저희집은 가난했습니다.
유치원때 월세방을 11번이나 이사다녔으면 설명이 좀 될까요?
마지막 이사를 마치고 저는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 짝꿍이랑 쿵짝이 잘 맞아 2학년때 같은반이 안됐다고 울고불고 했어요. 서로 ㅋㅋ
그러다 2학년 여름방학 끝나고 저희 가족은 지금 이 곳 광명시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전에 살던 곳은 의정부였으니 .. 한참 멀리도 왔죠.
월세방 전전하던 부모님은 대출을 많이 끼고 전세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뭐 평범한 학생으로 왕따나 일진 이런것도 아니고 그냥 너무 평범하게 학교 잘 다녔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갔다가 방팅(이라고 아실지 ㅋㅋ 노래방에서 옆방애들 꼬셔서 같이 노는거에요 ㅋㅋ)해서 한 남자를 알게 되었어요.
같은 학교는 아니였지만 동네가 같은지라 거의 매일 보다시피 했네요.
도서관에 가서 함께 공부도 하고~ 가끔 노래방도 가고.. 잘못된건 알지만 함께 술도 처음 마셔봤구요;;
세월이 흘러 그 남자는 군대에 갔고, 저는 너무 당연하게 고무신한번 거꾸로 안신고 기다렸어요.
제대하고 몇번 싸우긴 했지만 그래도 저희는 계속 관계를 이어나갔고, 부모님께도 인사드리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27살때까지 만났으니 꽤 오랜시간을 교제했네요.
양가 집안에서 27살이나 되었고, 교제한 시간이 기니 결혼을 부추기셨습니다.
저나 그 남자나 사회생활을 꽤 한터라 모아놓은 돈도 조금 있었고, 또 양가 부모님들께서 도와주신다 하셔서 결혼이 추진되었어요.
행복했습니다. 10대와 20대를 함께한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것.
내 평생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그 남자가 바람을 피기 전까지는요.
결혼준비로 분주하던 어느날 부턴가 핸드폰을 놓지 않는 습관.
심지어 식사할때 까지도 핸드폰을 쥐고 있길래 누구냐 물어보면 더듬대며 회사라고 하던 눈빛.
(저는 식사할때 티비 보는 것도 싫어합니다. 그리고 사생활 터치도 하지 않습니다.)
잦아드는 회식, 몇번의 거짓말.
청첩장이 나오고 나서 왠지 모르게 이 사람, 자꾸 들떠있길래 핸드폰을 훔쳐봤습니다.
정말 엄청나더군요....
평소 핸드폰을 감시한다거나 그런일이 전혀 없었기에 고스란히 다 볼 수가 있었습니다.
회사 여직원인듯한 뉘앙스, 아주 여보자기 신났더군요. 잠자리도 가진듯이 보였구요.
그 여자는 저와 결혼 추진중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문자 내용에 있었어요.)
또 한가지, 그 남자의 몰랐던 사생활.
단란주점, 노래방, 안마방 아주 신명나게 돌아다니고 있었더라구요.
아무말도 안하고 쿨하게 돌아서고 싶었는데, 제 맘이 그게 안됐나봅니다.
그때 당시 예비시댁에 가서 한판 뒤집어 엎었습니다.
예비시댁 부모님들은 정말 아들내미 잘못 키우셨다며 그 남자에게 쌍욕을 퍼부으셨고, 아버님은 때리기까지 하셨어요.
변명해보라고 했습니다. 지금 너희 부모님 계신곳에서 변명하라고.
그 여자와는 오래된 사이는 아니고, 유흥업소 출입도 그리 오래 다니지 않았다 합니다.
10대때부터 사귀어온 저와 결혼하는것. 한여자만 알고 결혼하는 것이 조금 억울했다고 하네요.
결혼전에 신나게 놀고 싶었다 합니다.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제가 있었대요.
결혼하고 나서는 정말 모든 걸 다 접고 행복하게 살려고 했다고 울며불며 빌더군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그냥 나왔습니다.
뭐 예상대로 따라나와 너 없음 죽는다 한번만 용서해달라 하는 그 남자.. 더 있으면 용서할 것 같아서 뿌리치고 나왔습니다.
몇날 며칠을 생각해도 결혼해서 그의 행동들이 잊혀질 것 같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과감히 저희 부모님께 알리고 파혼했습니다. 결혼 한달쯤 앞두고서요.
아무것도 하기가 싫더군요. 사람들 만나기도 꺼려졌습니다.
보다못한 부모님은 여행이라도 가자고 등떠미셨고, 부모님과 여행길이 순탄치 않아 제일 친한 친구와 일본으로 일주일동안 여행을 갔습니다.
그때 당시 아무말도 안하고 옆에 있어준 친구 지금도 너무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몇달동안은 패닉상태로 보낸 것 같네요. 회사도 다니질 못하고 심지어 화장실 가는것도 부모님 눈치를 봤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 정말 명언인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정신을 차리게 되더니, 다시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저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29살때, 일본에 같이 여행갔던 그 친구가 퇴근 후 술자리에 불러서 나가게 됐는데
거기서 지금의 신랑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파혼 후 여자들 만나는 것 조차 조금 꺼리던 저에게 물처럼 스며든 우리 신랑.
첫눈에 반하거나 한 건 아니였고, 자주 만나게 되어 자연스레 친해진 경우였습니다.
친구가 입이 좀 무거워서 제가 파혼했단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구요.
그 사실은 사귀기 전에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조금 친해졌을 당시 다 말했습니다.
이혼도 아니고 파혼인데 그런건 상관없다고 성격대로 호탕하게 웃어 넘겨주는 신랑의 모습이 듬직했어요.
그렇게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고, 결혼을 했습니다. 지금의 딸도 낳았구요.
칼로 물베기라는 싸움도 많이 하고, 우리 딸내미 재롱도 보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 판에 남자친구가 혹은 예비신랑이 바람을 핀다거나, 유흥업소 출입을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글들을 많이 봤는데요.
그 사람이랑 사는건 자유겠지만 내 머릿속에 그런 일들을 깨끗이 지운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평생 싸움과 의심이 동반되겠지요.
늦은 나이에도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습니다. 제 친구는 이제 행복한 연애를 시작했는걸요.
두려워 하지 마세요. 세상에는 나만 사랑해 주는 남자도 많습니다.
나쁜남자와의 헤어짐을 두려워 한다면 더 좋은 남자를 만날 기회를 놓쳐버리는 거에요.
모든 예비 신부님들, 이쁜 연애하고 계시는 분들 또 아픈사랑에 흔들리는 분들 힘내시길 바래요.
그냥 신랑이랑 맥주한잔하고 센치해 진 기분이 몇글자 남깁니다.
은영아.
너도 맨날 판 본다고 했지? 솔직히 그래서 썼다.
내 인생에 너란 친구를 만난건 제일 큰 행운일꺼다.
우리 일본갔을때 했던 말 기억하지? 서로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해서 여행이나 한번 다녀오자며.
그렇게 좋은 우리 신랑 만나게 해줘서 고맙다.
너도 이제 좋은 남자 만나 이쁜 연애 시작하니, 너 결혼하고 나서는 여행한번 가자.
이제는 우리 둘이 아니라 가족여행이 되겠군 ㅋㅋ
사랑한다 친구야.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