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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인연을 끊게 될지도... 제가 잘못된 걸까요?

23 |2012.12.09 22:19
조회 3,848 |추천 12

먼저 방탈 사과드립니다. 늘 눈팅만 하다, 정말 어디다 털어놓을 곳은 없는데 더 많은 경험을 한 인생 선배분들의 진지한 조언 얻을 수 있는 곳이 이곳밖에 없어서 어렵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이 다소 길고 지루할 수 있어도 양해 부탁드릴게요.. 집안 사정 등 복합적인 이야기가 얽히다보니...ㅠ

 

일단 저는 23살의 대학교 휴학생입니다.

고등학교때부터 꿈꿔왔던 상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휴학한 상태이나, 집안 사정상 화~일요일까지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고 있습니다 ㅎㅎ 일주일 중 하루 쉬는 월요일은 그 간 밀린 공부나, 집안일, 데이트 등을 하고 있네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동생이 두 명 있답니다.

첫째 동생은 저와 두살 차이가 나고, 막내 동생은 8살 차이가 납니다. 나이차가 많이 나서인지 막내 동생과는 싸울 일이 없었지만, 바로 아래 동생과는 어릴때부터 온갖 자잘한 일로 싸우며 자라왔어요 ㅎㅎ

 

경제적인 배경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면, 사실 저희 집은 상황이 많이 안 좋답니다.

부모님은 성실하시고, 정말 남들에게 싫은소리 한번 안 하시는 착하고 바른 분들이시지만,

사업을 밥먹듯이 실패하던 이모의 보증을 서 준 일로 인해 저희 집은 제가 어릴 때 부터 상황이 좋진 않았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만, 초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 친구의 돈 1만원을 훔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변명같습니다만 단순히 집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음 해서였어요....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알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지만 여전히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초등학교때부터 용돈기입장을 썼습니다. 매 주 300원씩 용돈을 받았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는 매 주 1000원, 중학생이 되어서는 2000원 정도,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매 달 20000원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는 외모를 꾸밀 줄도 몰랐고, 매 달 받는 2만원을 마냥 꼬박꼬박 저금하는 재미에 살았어요 ㅎㅎ

그 돈은 고등학교 3년 동안 제 문제지를 사는데 썼고, 대학교에 지원할 때 수시 원서비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에는 100여만원 정도를 모았었네요.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생신 때 마다 모은 돈을 10만원, 20만원씩 드리고자 했지만 부모님이 거절하셨고, 저는 언젠간 크게 드릴 것을 다짐하고 부모님과 동생들을 데리고 해외 여행을 갈 것을 꿈으로 삼았습니다.

그 흔한 학원 한번 다녀본 적 없습니다. 중학교 때 수학이 매우 약했던 제게 부모님은 학원을 다니는게 어떻겠냐 권하셨지만, 당시 학원비 십여만원이 아까워서 차마 다니겠다 할 수가 없었어요...

단순히 제가 부모님을 생각했다, 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제게는 집안의 경제적 환경이 그만큼 큰 스트레스였고, 나름대로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일찍 철이 들어 버렸던 것 같습니다.

 

전국 10대 순위 내의 대학교에 들어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평일에는 학교,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했습니다. 부끄럽지만 대학 첫 1년 등록금은 부모님이 내 주셨습니다...  학점은 늘 4점을 훌쩍 상회했지만 장학금을 받지 못해 늘 죄송했습니다.

물론 대학교를 입학한 이후로 부모님께 용돈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그렇게 2학년 때 까지 모은 여유자금이 300만원, 그 중 100만원은 동남아로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생활비로 사용했고, 나머지 200만원은 부모님 여행을 보내드렸습니다.

어학연수를 5개월 다녀온 후 남은 휴학기간인 6개월 동안 회사에 취직해서 돈을 벌었고, 그 즈음 남자친구도 생기게 되었어요. 악착같이 돈을 모으려 했으나....

사실 씀씀이가 완전히 다른 남자친구와 맞추어 가다보니.... 월급여 200~230만원(기본급은 110만원, 나머지는 주말과 야간에 추가 근무를 해서 받은 인센티브입니다) 중 100만원씩은 부모님께 드리고(당시 둘째 동생이 대학에 입학했고, 성형수술을 한다고 지출이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나머지 금액을 데이트 하는데 써 버렸어요. 살면서 저에게 가장 지출이 헤펐던 시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ㅠ

아무튼, 이후 복학했던 저는 1학기 만을 남겨두고 시험 준비를 위해 휴학, 그러나 현재 살고 있는 집이 경매로 넘어갈 만큼 안 좋은 환경 속에서 알바만을 하고 있고,

제가 사교육 등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 해 최상위권의 대학에 들어가지 못 한 것이 아닐까 가슴 아파하셨던 부모님은 동생이라도 지원해 주고자 고 1때부터 개인 과외를 시켰으나,

현재 성적에 맞게 제가 찾아준 지방 대학에 들어가 1년을 마친 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을 이렇습니다.

 

제 동생은 휴일, 혹은 퇴근 후 시간이 날 때면 늘 인터넷 쇼핑을 합니다. 늘 의류 쇼핑몰에 들어가 옷을 봐요.

몸이 마르고 어떤 옷을 입어도 핏이 예뻐서 늘 동생을 부러워했었고, 쇼핑을 좋아하는 그런 동생의 성격도 이해합니다.

저는 지금도 돈이 생기면 집안 생필품을 사거나 가족들과 한 끼 맛난 식사를 하는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동생은 본인을 가꾸는데 모든 노력을 쏟습니다.

 

사실 굉장히 부러운 부분입니다. 본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거니까요:)

그러나 받는 월급의 90% 가량을 쇼핑하는데 쓰고 돈을 전혀 저축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몇 번 참견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동생이 가족이 아닌 본인의 미래를 위해서 저축을 했으면 좋겠어요..

게다가 동생 본인도 본인이 취업을 위해 갖추어진 것이 없다고 인지하고 있어서, 저에게 해외 어학연수나 유학등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고,

저렴하게 연수를 갈 수 있는 국가 장학생 제도나 여러가지 학원 등을 찾아봐 주었으나 실제 실행에 옮긴 것은 없었습니다. (대학 입학, 연수, 본인의 여행 등 모든 계획은 제가 확인해 줍니다. 엄마께서 부탁하시기도 하거니와, 동생은 잘 찾지도 못하고, 저도 제가 찾아주는게 맘이 편하거든요.)

 

얼마 전에는 해외 여행을 빈털털이가 되서라도 가고 싶다기에, 그럼 급여를 2~3달 모아서 자유 여행으로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찾아 주었습니다. 혼자 나가는 것이다 보니 치안이 좋은 유럽이 나을 것 같아서, 최대한 저렴하게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었어요.

 

동생은 나가겠다고 한동안 의기 충전해 있더니, 짧은 기간(1주일)동안 돈을 많이 쓰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짧은 기간이라도 보고 느끼는 것이 있을 것 같아 아쉬웠지만 본인의 결정이니 그러마 했습니다.

 

 

 

 

 

 

그런데 그제, 어딘가를 들렀다 온다던 동생이 성형외과를 다녀왔다며,

집에 들어오자마자 2주 후 쌍꺼풀 수술을 하기로 했다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제 표정이 좋지 않았을거에요..... 첫째로 들었던 생각은 왜 저렇게 외모에 연연할까 였습니다.

조금 더 건설적인 것에 신경 썼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운 맘도 들고....

위에도 언급했지만 늘 쇼핑을 하고, 제가 회사를 다니던 중간 성형 수술을 이미 했을 뿐만 아니라(금액은 제갸 부담했습니다 ㅠ) 늘 가슴수술, 치아교정 등 외적인 수술을 하겠다고 입에 달고 사는 동생인지라

 

사실은 조금 아니꼬운 마음도 있었네요.... 여행 안 가겠다고 한 것도 결국 성형 하기 위해서인가 싶기도 하고.

 

제 표정을 보더니 인상을 팍 쓰곤 방으로 들어가며 '왜 표정이 썩고 난리냐' 며 짜증을 내더라구요.

미안한 맘도 있었지만 저도 답답하고 짜증이 났기에 화가 나고 말았어요.

 

 

 

 

그리고는 어제, 주말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에 왔는데,

모처럼 친구분들과 송년 모임에 가신 부모님은 집에 계시지 않고,

동생은 남자친구(고3)을 데리고 와 놀고 있더라구요.

 

집에 들어가는데 동생의 남자친구는 제게 인사를 하고, 동생은 tv를 보며 인사를 하지 않기에

어제 그 일 때문에 그러나 살짝 기분이 상했습니다.

 

빈 도시락 통을 내놓기 위해 싱크대로 가니 무슨 음식을 해 먹었는지 온갖 고추장 자국이 사방에 범벅...(동생은 요리에 관심이 없어, 라면만 겨우 끓일 줄 알지만 남자친구가 오면 떡볶이 등을 해 먹는 듯 합니다)

먹고 설거지도 해 놓지 않은것을 보니 좀 화가 나서, '뭐 해먹었냐' 고 물었더니 '어' 하더라구요.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동생 특유의 사람을 아니꼽게 대하는 말투가 있어요 ㅎㅎ 어릴 때 부터 동생을 말로는 이겨보지 못했답니다..ㅜ

그 목소리를 들으니 저도 정말 기분이 나빠 '먹었으면 설거지좀 해 놓지' 라며 툭 말을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동생 왈, '좀있다 할거거든? 지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라더라구요...

 

 

'지' 라는 호칭에 잠시 멍 했네요.

너 지금 무슨 말이냐, 말버릇이 그게 뭐냐 했더니

'집에 오자마자 재수없다' 면서 tv만 보기에.... tv를 끄고 동생 남자친구에게 방으로 가 있으라 했습니다.

 

어른답지 못했단 것 압니다만...ㅠ 너무 화가 났네요..

저희 엄마는 제가 어렸을 때 부터 화가 나고 부딪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화로 풀곤 했기에, 어찌되었든 이야기를 해 보겠다는 태도가 먼저 나왔나봐요..

 

앉아보라고, 지금 말투가 그게 뭐냐 했더니 '어제 왔을 때 부터 표정 썩어서 더러웠다' 며,

제가 설거지 하지 않았냐고 묻는 목소리를 깔았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들어올 때 니가 인사도 하지 않아 기분이 나빴다고 했더니, 본인은 인사를 했는데 제가 듣지 않았답니다.

제가 못 들었다 하니, '그럼 전부 니 잘못이네' 라며....ㅎㅎㅎ

 

시종일관 비꼬고 웃으며, 제가 무슨말을 하면 '어쩌라고' '꺼져' '고맙다?' 등 비꼬는 대사를 날립니다. 어릴 때 부터 말 싸움에 이겨 본 적은 없었지만,

대화를 하려고조차 하지않고 저를 약 올리는 것이 전부인 듯한 태도.

저에게 '아무것도 아닌게 머리 꼭데기 위에 있으려 한다' 며, '재수없다'고 하는 동생을 보고 있으니

머리가 어지럽고.....

너무 화가 나 제 손이 먼저 올라가 서로 한두대 때리기까지 했네요.

 

방에 있던 동생 남자친구가 뛰어나와 저를 막으니 동생은 갑자기 주저앉아 울기 시작하고... 저보고 꺼지라는 둥, 그따위라는 둥... 당시 머리가 어지러워 기억은 정확히 안 나지만..

곧 울음을 그치더니 부엌으로 나와 화를 삭히던 제가 들으라는 둥 온갖 막말을 하더라구요 ㅎㅎ

 

 

 

너무 화가 나고

서럽고 하여 한참 울다 자려고 누웠습니다.

누군가에게 상처 준 것은 몇년이 지나도 계속 기억나 맘이 아프지만, 상처 입은 것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잊어버리고,

이 박박 갈다가도 말 한번 따스히 건네주면 미움받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져 다 잊고 마는 단순빵 저와는 다르게

제 동생은 제게 쌓인게 많았나봐요.

부모님이 집을 비우실 땐 항상 동생들 밥을 챙겨주려 집에 와 일했고

어릴 때 부터 동생들을 돌보는 것은 제 의무라 생각하며 살아왔고

그게 절대 희생이라 생각하지도 않았었는데... 갑자기 혼란이 옵니다.

 

2년이 넘게 사귀고, 집에 자주 와 부모님과도 친할 뿐 아니라 집안 경제 사정까지 낱낱히 알고 있는 남자친구는

저에 대한 동생의 일종의 열등감(학업적 부분이나 연하 남자친구에 대한 부모님의 초기 반대, 부모님이 집안 일에 대해 제게 의지하는 것=생필품 구입, 경매 문제에 대한 조치, 집안 여러 행정 일 등) 등이 저에 대한 미움으로 변한 것이 아닐까 하며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조심스레 저를 위로하지만,

저는 혹시나 제가 동생을 괴롭혔던 것이 아닐까 고민이 되기도 하네요..

 

동생의 생활 패턴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지적한 적도 없었고,

친구처럼 지내는 다른 자매들이 부러워 하루에 있었던 일 시시콜콜 얘기하려 하고,

저는 옷을 잘 안 사다 보니... 가끔 입을 옷이 없어 동생 옷을 빌려입을 때 정색하고 싫어하는 동생을 보고 화가 났다가도 다시 말 걸어주면 좋다고 풀곤 했는데..

이런 제 모습이 동생은 그렇게 싫었나봐요.

 

 

언니로서 대우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상대에 대한 대우도 받지 못했던 어젯 밤을 생각하니

집에서 마주치는 동생이 마냥 밉고 우리는 어디서부터 꼬였던 것인지 가슴이 답답합니다...

 

속상한 맘에 술 한잔 마시고 와 쓰다보니 쓸데없이 길기만 하고, 쓰고싶던 내용도 다 못 쓰고...

제가 느끼는 감정은 제대로 쓰지 못해 저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글이지만...ㅠ

혹시라도 이 길고 긴 지루한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이 계시다면,

제가 잘못 한 부분은 지적해 주시고... 조언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추천수1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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