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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게임을 즐겨하는 17세 여고생입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글쎄요, 많이 답답해서 라고 할까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게임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액션게임보다는 롤플레잉게임 위주로 즐겨하고요.
요즘에는 초등학생들이 즐겨한다는 메이플에 빠져있습니다..ㅎㄷㄷ;
롤플레잉 즐겨 하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롤플레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여러 사람들과의 인맥이라는거...(특히 테일즈위버...)
제 게임 목표는 음...렙업이라기보다는 인맥위주로 게임을 했죠..
예를 들면, 인맥이 하나도 안 들어왔으면 게임을 꺼버린다던가.. <
아무튼, 그렇게 게임을 하다가 어떤 오빠를 알게되었습니다.
스물 한살인, 제게는 약간 나이많은 오빠였죠.
원래 처음 소개하고 나면 조금 어색어색하기 마련인데
그오빠와는 그런것도 없이 굉장히 친하게 잘 지냈습니다.
폰번도 주고받고, 문자, 전화까지 해보고...
새벽까지 같이 남아서 게임하고....
아니, 어쩌면 제가 그 오빠를 만나고싶어서 새벽까지 게임을
했던 걸지도 모르죠...(엄마의 눈초리도 감수한채..;;;)
그리고 저와 그 오빤 점점 더 친해져서, 한번 만나서 놀기로
약속을 하고, 뭐 하고 놀지 정했습니다.(날짜는 안 정하고...)
그런데....점점 그 오빠가 좋아지는겁니다.
오빠가 안 와있으면 왠지 허전하고, 텅 빈 듯한 느낌...
게임을 끄고 나서도 계속 문자하고...
왠지 오빠를 더 좋아하게 되면 안될것만 같아서,
어느날인가부터 저는 오빠에게 존댓말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존댓말을 쓰면서, 조금씩 마음을 정리하고 그냥 편한 오빠로
대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오빤 그게 무척 싫었던모양입니다. 멀어지는것 같다고,
거리감 생기게 하려는거 같다고....그러면서 한마디 딱 했습니다.
'내가 싫어?' ............그 순간 울컥해버렸습니다.
그 전까지는 아무것도 아니라고만 대답하다 그 한마디에 울컥해버려서,
마음정리 하려고 하는거라고, 오빠가 더 좋아지면 안돼니까, 오빠는
날 그냥 편한 동생으로 보는거니까 나도 그냥 편한 오빠로 대하기 위해서
마음 정리 하는거라고 속마음을 다 털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뻔한 대답......'그냥 친한 오빠동생으로 지내자.' 그 말에
어쩔수 없이 알았다고 대답을 해야만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정말
그 전의 일은 잊었던 것처럼, 편하게 대했습니다. 속으로는 눈물을
삼켜가면서 말입니다.
그 후로 예전처럼 친하게 지내다가 '고死'라는 영화가 보고싶어서
그 오빠에게 영화 보여달라고 졸랐습니다. 옛날에 했던 놀러가자는
약속을 빌미로...
착한 오빠는 알았다고 하면서 둘이서 열심히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약속날 당일. 정말 즐거웠습니다.
옮겨져버린 영화관 찾느라 한시간동안 둘이서 빙빙 돌다가
겨우 영화관을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표를 끊으려는데 고사는
너무 늦은 시간에 있어서 그냥 놈놈놈을 끊었습니다.(이미 본 거였지만
차마 본거라고 대답할수가 없어서...) 표를 끊고 기다리는데
사주랑 타로를 봐주는데가 있는겁니다. 서먹해서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더니 오빠가 심심한지 사주를 보러 가자고 저를 끌고갔습니다.
'뭐 보려고?' 라고 물었더니 '취업운!' 이라고 오빠가 대답했지요..
그런데 이게 웬걸. 오빠는 자리에 앉아서 취업운과 궁합을 물어보는겁니다...
저는 당황해서 제 사주를 쓰고 궁합점수가 70점 정도라는 말에도 그냥
아.......네...라고 대답하고는 멍하니 있을수밖에 없었습니다.
궁합에 당황해서 영화의 내용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본 후, 밥을 먹고 노래방을 갔습니다. 처음에 간 노래방은
술을 파는데라고 저더러 민증이 있냐고 물어보는겁니다.ㄱ=
그래서 그만 당황해서 오빠를 가리키며 '얘는 있는데요' 라고 대답해버렸습니다.
순간 뻥찐 아주머니와 오빠....음...네살차이에 반말은 그런가봅니다.<
제가 성인이 아닌 관계로 그 노래방에서는 쫓겨나고 그 노래방의 추천을 받은
다른 노래방으로 갔습니다. 입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뭔가 낚이는 기분...짜고치는 고스톱에 놀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방에 들어가자 찢어진 쇼파하며, 좁아터진 룸.....
결국 대충 노래부르다 나왔고, 그대로 헤어졌습니다.
사실 그때는 시간이 너무 늦어서 엄마의 분노에 벌벌 떠느라
오빠와 헤어진 후의 여운같은걸 느낄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한 5일쯤 후였을까요. 엄마와 동생이 시골에
내려간다는겁니다. 그래서 전 거의 사흘을 혼자 집에 있게 됐죠.
(집근처에 이모댁이 있긴 하지만 귀찮아서 안갑니다...)
그래서 기회다!! 늦게까지 놀수 있어!! 라는 생각에 그 오빠에게
연락을 했더랬죠.....'오빠, 나 집 비어!!' 그러니까 이말은,
'나 늦게까지 놀수있어, 놀자!'라는 의미였는데 오빠는
집으로의 초대로 알아들은 모양입니다.ㄱ=
결국 본의아니게 오빠를 초대한 꼴이 되어버렸고, 오면서 마트에
들려 술(!)을 사오기로 했습니다(오빠가...) 마트에서 장보고,
집에 와서 좀 요란스럽게 요리를 한 후, 밥을 먹었습니다. 마땅히
할 만한 일도 생각나지 않아서 둘이서 거실에서 뒹굴거리다가
이놈의 오빠가 또 노래방을 가자는겁니다....(노래방귀신...)
결국 또 끌려서 노래방을 갔다왔습니다. 이번에는 두번째라서
시원하게 생목으로 소리를 질러댔죠. 그리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또 할일이 없길래 술상을 차렸죠.ㅋㅋㅋ
술 한잔 두잔....오빠는 한 다섯잔 마셨는지.....저는 저 혼자서
홀짝홀짝 반병을 마시고 또 한병을 깠습니다.ㄱ= 오빤
머리울린다고 누워서 티비보더라구요. 아무튼 한병을 까서
반정도 마셨나.......술이 너무 쓰게 느껴져서 그만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혼자 헤실대다가 그대로 픽 쓰러져서 잤습니다..
잠깐만 누워있자...하고는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
그러고 새벽에 일어나서 다 게워내고, 오빠 이불 두터운거
꺼내주고(새벽에 추웠습니다...), 다시 자다가 일어나보니
여섯시 반이었습니다. 오빠 집에 보내야죠..ㅎㄷㄷ
술먹고 자서 속쓰릴까봐, 콩나물국을 끓이려구 콩나물을
사기 위해 오빠 몰래 집을 나섰습니다. 제가 나가는줄도
모르고 쿨쿨 자더군요...; 가까운 가게를 가보니 그날따라
가게에 콩나물이 다 떨어졌더라구요...그래서 할 수 없이
조금 먼 시장으로 가야했습니다. 그 시간에 시장엘 가보니
문을 연 가게가 거의 없었습니다...보이는 야채가게마다
콩나물을 찾았지만 없다고 하셔서....놀이터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시장에 갔습니다.
그리고 겨우 발견한 야채가게에서 콩나물을 사들고
집에 왔습니다. 그렇게 콩나물을 구해와서 콩나물국을
끓이고 상 차려서 밥 먹으로 깨웠더니 딱 한마디
하더군요...'나 아침 안먹어, 더 잘래.'.......
순간 허탈해졌지만 뭐....그러려니 하고 저 혼자 밥 먹고,
피곤해서 다시 잤습니다.
자다가 얼핏 깨어보니 열두시반정도 되어있더라구요.
오빠는 일어나서 씻고 게임하고 있다가 제가 나오자,
라면하고 아이스크림 사다놨다고 하며 점심을 라면으로
끓여먹었습니다. 그리고 뒹굴뒹굴하다가 부루마블게임
하는데 오빠한테 자꾸 전화가 오는거에요...
한두번은 오빠네 어머니.....그리구 한 네댓번은 오빠의 친구...
알고 보니까 여자 소개시켜준다고...놀자는 전화더라구요...
그러면서 '아, 나는 놀자는 부탁을 거절을 못하겠어...'라며
슬금슬금 준비를 하는가 싶더니 다시 방에 앉아서 놀고...
소개팅 안나간다 하면 저야 좋죠.....그래도, 아직까진 마음에
있으니까....그치만, 그 기다리는 여자분들께는 미안하잖아요...
그래서 차마 가지 말라고 할수도 없어서, 여자들 기다리니까
가라고......말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뭐....집을 나가려는데
마중 나가기가 싫었습니다. 역까지 바래다줄땐 둘이지만...
집에 갈땐 혼자 오게 되잖아요....그게 너무 싫어서....오빠가
놓고 간 물건 다시 갖다주러 집에 왔을땐 '나 안가면 안돼..?'
하고 물어봤지만.....그냥 역까지 바래다주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데.......아, 왜이렇게
춥던지요...긴팔을 입고 있는데도 추웠습니다. 그리고.....
문열고 집에 들어와서 목놓고 울어버렸습니다. 너무나도
허전해서......가슴이 텅 비어버린것만 같아서.....
정상 아닌거 알아요.....게임에서 만나서 좋아하는거,
폐인같은 짓이겠죠, 비정상적으로 보이겠죠.
그치만 진짜 좋은걸 어떡합니까........
지금도 충분히 힘들어요, 악플만은 달지 말아주세요....